2013-06-27 14:50

환황해권 중심 항만으로 거듭나기 위해 정부지원 절실

인사800 ‘달리는 워크숍’ 항만견학 및 세미나 개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타항과 차별화 된 규정 개정이 필요합니다.”

정부 지원으로부터 소외된 인천항의 암울한 현실을 토로한 인사800 남흥우 회장의 말이다.

인천항을 사랑하는 800모임(이하 인사800)이 지난달 21일~22일, 이틀 간의 일정으로 2013년도 인사800 ‘달리는 워크숍’ 을 가졌다. 인사800 남흥우 회장을 필두로 한 이번 견학은 인천항만물류협회 손현규 이사장, 인천항 도선사회 조용화 이사, 대한목재협회 정명호 전무를 비롯해 인천항만공사, 인천항운노동조합, 인천시 담당 공무원, 항만업계 관계자 등 37명이 동행했다.

인사800은 동북아 액체물류중심항만으로 도약하고 있는 울산항과 제철산업 및 배후산업단지 발전을 지원하는 대북방 물류거점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포항 신항을 방문, 인천항의 앞날에 관해 논의했다.

특히 울산과 포항항만을 견학하며 인천항이 당면하고 있는 현안과 새로운 발전방향을 모색했다. 인사800 남흥우 회장은 워크숍 첫날 열린 세미나에서 “해수부는 부활했으나 여전히 정부의 투포트 정책으로 인천항이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며 “수도권 관문항으로서 환황해권의 중심항만으로서의 주도적인 역할과 발전에 저해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이 날 세미나에서는 항반배후단지 지원확대와 내항 재개발 등 여러 현안이 다뤄졌다.

내항 재개발, 해수부 몫 아니다

인천 내항 재개발은 항만하역업계와 시민단체 사이에서 항상 ‘갑론을박’이 될 만큼 뜨거운 감자였다. 세미나에서 인천항만물류협회 손현규 이사장의 의견은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다.

손 이사장은 최근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인천 내항 재개발 로드맵을 재검토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천 시민단체들이 주장한 마산항과 부산 북항의 친수 공간조성은 인천 내항의 상황과 다른 경우라며 반박했다.

손 이사장은 “마산항의 1, 2 중앙부두는 10년 동안 선박 입출항이 거의 없을 정도로 항만 기능을 상실한지가 오래됐고, 부산북항도 벌크화물이 거의 없어 친수 공간으로 조성됐지만 우리 인천항은 다르다”고 말하며 물동량 등 항만시설로서의 재기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손 이사장은 “친수공간을 조성하는 것은 인천 지자체 몫이지, 해수부의 몫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정부가 재개발에 대해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손 이사장은 1, 8부두 재개발 추진계획 재검토 방안으로 ▲재개발계획에 대한 전면적인 타당성 및 경제성 ▲내항 전체부두에 미치는 파급효과 ▲내항 배후지역의 공장운영 및 인천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천항 항만시설의 수급상태 파악이 필요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특히 8부두가 폐쇄되면 현재 6부두 및 7부두의 화물을 수송하기 위해 3문을 통해 경인 1,2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약 1500대의 화물자동차 처리대책 및 극심한 교통체증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5월28일 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은 인천항을 방문해 2015년 6월부터는 내항 8부두의 항만기능을 폐쇄하고 단계적으로 시민들에게 개방하겠다고 선언했다. 해양수산부는 지역주민 및 항만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 8부두 관련 현안에 대해 해결대안을 마련했다.

첫째, 8부두를 시민들의 친수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부두기능 폐쇄 및 재개발 사업 추진일정(로드맵)을 제시했다. 추진 로드맵에 의하면 2013년 12월까지 8부두에 대한 재개발사업계획(안)을 마련하고 2014년 5월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그리고 2014년 12월까지는 사업시행자 지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둘째, 8부두 기능폐쇄로 인해 인천항의 기능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고 항만관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인천항만청과 인천항만공사(IPA) 등이 함께 참여하는 TF(테스크포스)를 구성·운영하고 8부두 기능 및 항만근로자 이전, 배치 등과 관련한 전문용역도 실시할 계획을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손 이사장은 향후대책으로 인천 내항 1,8부두 재개발계획에 대한 문제점 등 전면적인 재검토 및 보완대책 수립을 위한 전문용역을 추진할 것과 재검토 결과, 문제점이 많고 정상적인 항만운영 필요시 재개발 계획 폐기, 철저한 공해방지대책이 수립, 시행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재정부담률 50%↑, 더 이상의 홀대는 안돼

배후부지 임대료와 항만시설사용료에 관한 문제도 세미나에서 쟁점으로 떠올랐다.

인천광역시 항만공항정책과 이건우 과장은 “인천의 해양항만활성화 방안과 비전”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현재 제2차 항만배후단지 종합계획에 따르면 부산신항은 50% 광양항은 100% 평택 당진항은 50%의 정부재정지원을 받고 있으나 인천항은 25%에 불과하다.

이에 이 과장은 “인천항 배후단지 조성사업 정부재정부담률을 50% 이상 지원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한 내항 재개발사업과 관련해 “시민, 단체, 업계, 항운 노조는 대립보다는 화합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인천항에서 징수하는 관세비율(4조원)이 타항만보다 높은 점을 강조하며 해양수산부가 인천항 항만재투자율을 확대하고 우선투자 할 것을 촉구했다. 무분별한 항만시설사용료 감면제도도 폐지할 것을 요청했다. 특히 평택항에 대한 감면정책(인천항의 30%)은 화주들의 인천항 기피 현상으로 이어진다며 항만간의 건전한 경쟁을 유도해줘야한다고 주장했다.

대한목재협회 정명호 전무도 북항 배후단지 목재산업현황에 대해 설명하며 비싼 임대료 문제를 지적했다. 정 전무는 항만배후단지의 조성을 위한 정부지원이 미비해 배후단지 조성원가 상승으로 인해 임대료 또한 상승해 배후단지 경쟁력이 저하된다고 지적했다.

인천항 배후단지의 2013년 공시지가는 35만원에서 67만원 사이다. 상대적으로 4~6배 이상 비싼 임대료는 인천항에 입주하는 기업들의 비용상승을 초래하며 경쟁력을 악화시키고 있다. 인천항에 입주한 기업들의 임대료가 저렴한 타 지역으로 이전하는 일이 늘면서 인천항의 물동량은 감소를 겪게됐다.

정 전무는 항만배후단지 개발비용 중 정부재정지원을 타 항만수준인 최소 50% 이상으로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며 정부와 동종 기관에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그리고 타 항만과 같이 기본, 우대 임대료 정책을 도입해 인천지역기업체의 경쟁력 강화에 일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를 아암물류 2단지와 신항배후부지 개발부터 즉각 적용할 것을 요청한다”며 “기존의 아암물류 1단지와 북항배후부지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것”을 정부와 기관에 요구했다.

마지막 세션에서 인사800 남흥우 회장은 인천항 물동량 감소원인을 ▲지가상승으로 인한 제조업체들의 지방 또는 해외 이전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른 항만배후단지 내 제조업 불허 ▲항만부지부족 - 신규화물 유치 애로 ▲항만배후부지 조성 시 재정지원 미흡 ▲세계경기 불안정 및 내수경기 부진 ▲야적지 부족으로 인한 수입화물 부두인근 보세장치장 이용 ▲내항인근 주거지역 주민 민원발생 - 소음, 분진 화물 타항 전이 ▲비싼 화물입출항료 ▲인천대교 건설로 외항묘지 감소 ▲벌크화물의 컨테이너화 ▲고객유치전략 미흡 등 총 11개를 꼽았다.

남 회장은 이에 따른 대책으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타항과 차별화 된 규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인천항(특히 내항)기타 항만으로 현실에 맞게 급지 조정하고 동시에 인천지역 시민, 항만종사자, 정치권 및 인천항 관련기관 모두 일치 단결해 친환경적이고 선진화 된 항만을 조성해야한다고 힘 줘 말했다.

한편 이번 국내항만 견학은 매년 인사800 모임에서 실시되는 프로그램으로 ‘달리는 워크숍’ 말 그대로 이동 시간과 식사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항만 관련, 도로와 배후단지, 관련 업종 네트워크 등 강연과 세미나로 진행된다. ‘공부하는 항만CEO가 되자’, ‘인천항에 1척의 배라도 더 입항하도록 최선을 다하자’라는 사업목적을 가진 인사800 모임은 매년 연초 용왕제·시산제를 지내고 전체모임 및 세미나, 정기이사회를 정기적으로 열며 인천항의 주요 이슈를 진단하고 있다.

이번 워크숍에 참석한 인천항만공사 기획조정실 정순용 부장은 “이번 항만 견학으로 울산, 포항 신항을 둘러보며 인천항도 울산, 포항 신항을 벤치마킹할 점이 있으면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인사800에서 같이 의견을 나눌 수 있어 좋았다”며 “IPA가 좋은 인천항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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