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12 19:33

깊어지는 불황에 해운3사 신용전망 강등

한신평, 한진해운 현대상선 SK해운 '부정적'으로 변경

STX팬오션의 법정관리 신청의 파장이 다른 해운기업들에게까지 확대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12일 정기평가 등을 통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SK해운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로 변경했다.

한신평은 시황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수익창출력이 약화되고 재무적 부담이 가중된 가운데, 올해 들어 전 선종의 운임이 예상보다 부진한 흐름을 보임에 따라, 영업성과 개선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점과 재무적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해운업계 전반의 자금조달 여건도 호전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한신평은 중기적으로 해운 업황 침체가 지속돼 수익성과 재무안정성 지표가 개선되지 못할 경우에는 신용등급의 하향압력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운임이 가시적 회복세를 보이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노력이 성과를 보여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개선될 경우에는 신용등급 전망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2008년 하반기 이후 해운업계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수익창출력은 크게 약화되고 호황기에 발주됐던 선박 인수가 가세하면서 재무안정성은 지속적으로 저하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신평은 운임 등 해운 시황과 사업구조, 재무안정성, 그룹의 지원가능성 등을 반영해 해운 3사의 신용등급을 차별적으로 조정해왔다. 이번에도 업황 침체로 수익창출력과 재무안정성이 저하된 가운데 예상보다 부진한 최근의 운임추이 등으로 시황 및 영업성과 개선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점, 자본시장 내 팽배한 해운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 등으로 인해 자본시장 접근성이 제한될 수 있는 점 등을 반영해 신용등급 전망을 변경했다.

한신평은 신용등급 전망 조정과 관련, 중기적 관점에서 모니터링 요인을 제시했다.

운임 등 해운 시황의 개선여부
운임의 회복여부는 해운 3사의 영업성과에 공통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외부 환경요인이며, 2013년 들어 전 선종의 운임이 예상보다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영업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가시적인 운임 상승이 필요한 상황이다.

자본확충 등 재무구조 개선 성과
시황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해운 3사 공히 재무적 여력이 위축된 상황이며, 불투명한 시황 전망을 감안할 때, 당분간 영업에서 창출되는 재원을 바탕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각 선사 별로 재무구조 개선과 자금소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한신평은 자본 확충 등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가시적 성과를 보여 재무적 여력이 보강되는 지를 계속 모니터링해 신용도에 반영할 계획이다.

중기적으로 해운 업황 침체가 지속돼 저하된 수익창출력과 자본시장 내 해운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개선되지 못하고 자본확충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 노력도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엔 신용등급의 하향압력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주력 선종의 운임이 가시적 회복세를 보이거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계획이 성과를 보여 전반적인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개선될 경우에는 신용등급 전망이 회복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한편 전반적인 해운 시황과 해운업에 대한 자본 시장 내 시각 등은 해운 3사에 공통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인 반면 주력 선종의 운임추이와 사업구조에 따른 영업실적 변동폭, 재무구조 개선의 가시적인 성과여부는 업체 간 리스크 프로파일의 차별화를 초래할 수도 있는 요인들이다.

한신평은 운임, 연료유 가격 등 영업성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외부 환경 요인과 자금조달 여건의 변화 등에 대해 계속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또 재무구조 개선과 자금소요에 대응하기 위해 수립한 자구 계획의 실행가능성과 적기에 계획이 실행돼 재무적 여력이 제고되고, 무리 없이 유동성이 관리되는 지 여부도 각 사의 신용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모니터링 대상이란 지적이다.

한신평은 해운 3사의 신용등급 전망 변경 사유로 영업성과 개선 불투명성과 재무부담의 가중, 호전되지 못하고 있는 자금조달 여건 등을 들었다.

영업성과 개선의 불투명성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호황기에 급증했던 선박발주로 선박 공급이 확대된 반면 해상물동량은 증가속도가 둔화되면서 선박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다. 선박 발주잔량은 점진적으로 감소되고 있으나, 올해에도 수요를 넘어서는 선박 공급으로 수급여건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컨테이너선 물동량/선복량 비율은 2008년 11.2배에서 지난해 2012년 9.6배로,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올해에도 물동량 증가 폭이 제한적인 수준(예상증가율 5.3%)에 머물 것으로 보여 수급 여건이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벌크선 수급도 2008년 7.9배에서 지난해 2012년 6배로 저하추세가 지속됐고, 올해에도 선박 공급속도의 둔화(6.9%)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성장세 둔화 등으로 수급상황이 호전되지 못하고 있다.

컨테이너선의 경우 수급불균형에도 불구하고 선사간 공조에 힘입어 지난해 운임이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 초 비수기 운임도 전년 동기대비 높게 유지됨에 따라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운임상승을 통한 시황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다. 또 벌크선 유조선 운임도 역사적으로 매우 낮은 상항에서 추가적인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2013년 들어 현재까지 전 선종에서 운임이 예상보다 부진한 흐름을 보임에 따라 시황 및 영업성과 개선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컨테이너선 운임은 지난해 일정 수준 반등에 성공했고 올해 초 비수기 운임도 지난해보다 양호하게 유지됐다. 중국발운임지수(CCFI)는 기준 2011년 평균 992포인트에서 지난해 1166포인트로 크게 호전됐다. 하지만 컨테이너 선사들의 운임 인상시도가 가지석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3월 이후에는 운임이 전년 동기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무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벌크선(BDI 기준), 유조선(WS 26만5천t 중동-한국 기준) 운임도 올해년 5월까지 누적 평균 운임이 전년 평균 대비 각각 10.5%, 25.3% 하락하는 등 운임 상승 모멘텀을 가시적으로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재무부담의 가중과 호전되지 못하고 있는 자금조달 여건
국내 1,2위 선사인 한진해운(알파라이너 기준 세계 7위)과 현대상선(세계 18위)은 진입장벽이 높은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주요 선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SK해운은 SK에너지 한국가스공사 등과의 장기운송계약을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선박을 운영하고 있다. SK해운은 지난해 개별재무제표 기주으로 장기운송계약 비중 50.1%에 이른다.

그러나 선사별 차이는 있으나 시황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수익창출력이 위축된 가운데, 선박투자가 가세하면서 전반적으로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더욱이, 차입금 상환부담이 증가된 가운데, 업황 침체와 재무지표 악화 등으로 해운업에 대한 자본시장 내 부정적 시각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점은 부담이 되고 있다고 한신평은 분석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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