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25 11:18

친목모임/ "가슴으로 야구하는 해운인을 소개합니다"

실력은 아마추어, 야구사랑만은 프로

사진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 순으로 주성우 계장, 이동섭 사원, 이상곤 과장, 송영태 사원, 이세훈 사원, 유수화 과장, 박연우 과장, 정상근 과장, 김준성 계장, 박현석 대리, 노현석 부장, 김병규 대리, 김명길 대리

●●●해운업계에 실력보다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뭉친 야구단이 있다. 올해 창단 3년차를 맞은 ‘장금상선 야구단’이 그 주인공이다.

‘장금상선 야구단’엔 장금상선과 계열사인 한성라인 국양해운 조강해운의 직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장금상선에는 야구단 외에도 산악회, 축구단, 농구단 등 사내 동호회가 많다. 이들 모임 중 야구단이 역사는 가장 짧지만 회원수에선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현재 야구단은 25명의 회원들을 확보하고 있으며 매 경기에 15명 이상의 회원이 자리를 채운다.

회사 내에서 야구단의 인기가 제일 높아 신입사원들의 참여 문의도 많다고 한다. 여자회원도 늘고 있다. 야구가 남자들만의 운동에서 최근에는 여자들도 참여하는 국민 스포츠의 반열에 올라섰음을 장금상선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해까지 용산 효창베이스볼리그에서 경기를 치르던 ‘장금상선 야구단’은 올해부터 경기도 양주의 송추베이스볼리그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야구단은 평일 저녁에 경기를 치른다. 대부분의 사내 동호회가 주말에 모임을 갖는다는 점에서 특이한 경우다. 야구단은 요즘은 평일 야간 경기도 많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야구단의 코치를 맡고 있는 박연우 과장은 “주말에는 직원들이 가족들과 함께하기 때문에 시간 내기가 쉽지 않고 평일 저녁이 주말에 비해 리그 가입비도 저렴하기 때문에 올해부터 야간 경기를 뛰고 있다”고 했다.

장금상선 야구단이 경기를 하는 송추야구장은 회사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라 퇴근하고 서두르지 않으면 8시 경기에 맞춰 도착하기 힘들다. 서울 시내에는 야구를 할 수 있는 장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서울에서 그나마 가까운 송추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어서인지 지자체마다 야구장을 늘리고 있는 추세지만 여전히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팀 유니폼을 맞추는데만도 3개월을 기다려야할 만큼 야구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장금상선 야구단’은 처음에는 회사에서 보조금을 일부 지원받으면서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은 리그비용의 50%를 지원해주고 나머지는 선수들이 한 달에 1만원씩 내는 회비를 충당하고 있다.

모임에서 회식은 빠질 수 없을 터이지만 야구단은 회식을 거의 하지 않는다. 회식비를 줄여 야구장비를 구입하고 술자리 시간보다 야구하는 시간을 더 갖기 위해서다. 실력은 아마추어지만 야구에 임하는 마음만큼은 프로인 사람들의 모임이 바로 ‘장금상선’야구단이다.

이들은 사내 동호회라 해서 설렁설렁 활동하지 않는다. 단체 유니폼을 맞추고 전력을 다해 매주 경기에 참여한다. 각 야구리그마다 열린 경기 기록을 취합해 알려주는 곳도 있어 전국적으로 기록이 남다보니 더욱 분발하게 된다고.

박연우 과장은 “다른 팀들은 체육대학교나 사회인야구동호회 출신의 직원들이 있지만 장금상선 야구단은 정말 야구를 사랑하는 ‘아마추어’로 이뤄져 있다”면서도 “이젠 선수들의 실력도 점점 늘고 있어 경기 승률도 높아지고 있다”고 동료들의 야구사랑을 뽐냈다.

장금상선 야구단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승률이 낮았다. 실력이 좋은 팀들과만 붙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송추베이스볼리그 야간 경기에 참여하면서 실력이 비슷한 팀과 겨뤄 이기는 경기가 늘다보니 직원들도 신나게 야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4월11일은 장금상선 야구단이 올 들어 4번째 경기를 치른 날이었다. 이날 장금상선은 경기에서 져 2승2패의 기록을 갖게 됐다. 제법 쌀쌀한 날이었지만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은 추위도 느껴지지 않는 듯 했다.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은 다들 몸 풀기가 한창이었다.

야구는 다른 스포츠경기에 비해 공이 작고, 투수가 공을 던질 때의 속도가 빨라 자칫하면 큰 부상을 입을 수 있어 경기 전 교육과 몸 풀기가 철저히 이뤄진다. 프로선수들의 송구 속도가 시속 140km 이상이지만 아마추어 투수들은 시속 90km이상 나온다고 한다.

장금상선은 경기에 들어가기 전 모두 “장금 파이팅” 구호를 외친 후 경기에 임했다. 선수들은 먼저 수비 진영으로 가서 각자 포지션을 맡았다. 초반에는 상대팀에게 점수를 내주다 첫 도루에 성공해 1점을 내면서 점점 승리의 여신은 장금상선 야구단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팀의 첫 1득점을 한 김병규 대리는 “지는 것은 생각하지도 않는다”며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지만 경기 막바지 들어 상대팀에 점수를 내주며 아쉽지만 경기에서 지고 말았다.

부상투혼을 불사른 선수도 있었다. 장금상선의 계열사인 한성라인의 김명길 대리는 수비를 하다 2루쪽으로 날아 온 땅볼 타구에 맞아 교체됐다. 김 대리는 “배팅 연습을 많이 했는데 교체돼 실력발휘를 하지 못해 안타깝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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