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18 16:33

기획/ 한중 카페리시장 ‘운항중단·항차감편’ 어수선

1분기 수송실적 ‘여객보다 화물’…물동량 플러스 성장 전환
옌타이 신항로 선박 문제 ‘ing’

●●●올해를 야심차게 출발했던 한중 국제여객선(카페리) 항로가 시간이 흐를수록 흔들리고 있다. 선사들도 잇따른 악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중 카페리항로 취항선사에 따르면 1분기 15개 한중간 카페리항로의 수송실적은 여객 33만2700명 화물 10만3600TEU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희비가 엇갈렸다. 여객은 지난해의 36만6200명에 비해 9.1%나 뒷걸음질 친 반면 화물은 10만1400TEU에 비해 2.1% 성장했다. 화물은 모처럼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여객은 중국정부가 지난해부터 실시 중인 통관 강화 정책의 후유증이 계속 이어지는 모습이다. 선사들은 소무역상에 대한 통관이 강화된 지난해 5월 이후 여객이 떨어진 뒤 올라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선사들은 중국 단체여행객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1분기와 같은 비수기엔 이마저도 쉽지 않은 실정. 특히 우리나라 세관의 통관 규제도 강화되고 있어 카페리선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최근 우리나라 정부도 소무역상들이 들여오는 농산물이나 식품에 대한 통관을 강화하고 있다”며 “검역을 마치지 않은 농산물을 갖고 들어 올 경우 소무역상 뿐 아니라 수집상인까지 처벌하고 있어 많은 상인들이 배를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화물수송실적의 경우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나긴 했지만 선사들이 느끼는 체감시황은 여전히 바닥이다. 제조공장의 중국 탈출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앞날도 그리 밝지 않다. 전체 물동량은 늘어났다고 하지만 소석률은 여전히 50%를 밑돌고 있다.

1분기에 화물 부문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거둔 위동항운 관계자는 “다른 선사들의 서비스 중단이나 TCR(중국횡단철도) 물량의 일시적인 호조로 물량이 늘어났지만 시장 여건이 좋아진 건 아니다”며 “지난해 실적이 선박검사로 항차가 줄면서 부진했던 것도 올해 물량이 늘어난 이유”라고 말했다.

양국 갈등이 서비스 중단으로 번져

이런 가운데 최근 카페리 시장에선 평택-르자오 노선의 선박 이상(異狀)과 인천-톈진 노선의 한중 파트너 갈등이 이슈다. 평택-르자오 노선의 경우 취항선박인 <르자오둥팡>호가 중요 부속품 이상이 발견되면서 운항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

2월 중순께 한국선급은 <르자오둥팡>호를 검사하는 과정에서 엔진의 크랭크샤프트(크랭크축)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 크랭크샤프트는 선박용 엔진에 탑재돼  피스톤의 왕복 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꿔 동력을 전달하는 선박 엔진 핵심 부품 중 하나다.

일조국제훼리는 검사를 마치고 이달 8일부터 운항을 재개했다. 하지만 월수금의 기존 주 3항차 운항을 포기하고 주간 2항차로 선박을 운항 중이다.

일조국제훼리 관계자는 “23노트의 속도로 운항을 해야 주 3항차 서비스를 맞출 수 있지만 현재 안전을 위해 17노트로 운항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 첫 서비스를 월요일에 입항해 수요일에 출항하는 방식으로 운영함으로써 항차 감축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일조국제훼리는 현재 크랭크샤프트를 일본에서 제작 중으로,  3개월 정도는 주2항차 운항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인천-톈진 노선의 경우 한중 양국 파트너의 갈등이 운항 중단으로까지 비화됐다. 양국 갈등은 중국 파트너인 톈진시해운유한공사측의 대금 미지불이 도화선이 됐다.

진천국제항운측은 “중국 파트너가 올해 들어 아무런 이유 없이 현지에서 발생한 수익을 한국에 배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이 항로는 이달부터 전면 운항 중단에 들어갔다. 진천항운은 자사 홈페이지에 잠정 서비스 중단을 공지했다. 현재 진천항운은 같은 항로 컨테이너선 서비스의 화물 집화만을 진행하고 있으며 여객선 업무는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이 비단 진천항운 한 곳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사태의 심각성이 크다. 진천항운 사태는 중국에서의 수익 창출, 한국에서의 비용 발생이란 한중 카페리항로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발생했다.

카페리선사들은 한국 소무역상 퇴조와 중국 단체여행객 부상, 중국 중심의 화물집화 등으로 중국에서 많은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다.

반면 비용은 대부분 국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검사나 연료유 도입 등이 한국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 파트너들이 거둬들인 수익을 배분하지 않을 경우 한국측 파트너는 그야말로 유동성난에 빠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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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옌타이 상반기 취항 목표… 동방 여객선부두 준공

한편 평택-옌타이 노선 신설의 경우 선박 확보 문제에 부딪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항로 개설을 주관하고 있는 하나로해운은 유력 후보인 <광양비츠>호 매입을 강하게 원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선령노후화를 문제 삼아 이 선박을 반대하고 있다.

하나로해운측은 해양수산부와 협조하에 중국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 <광양비츠>호가 과거 <자오둥펄>이란 이름으로 평택-르자오 항로를 취항한 바 있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점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하나로해운측은 선박 확보를 매듭짓고 상반기 안으로 항로를 개설하겠다는 입장이다. 하나로해운 관계자는 “중국 정부와 선박 문제를 해결 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새롭게 발족한 해양수산부가 지원을 하고 있고 우리도 노력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문제가 풀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평택-옌타이항의 취항이 늦어지면서 항만물류기업인 동방이 속을 끓이고 있다. 동방은 비관리청항만공사로 평택신컨테이너터미널(PNCT) 인근에 폰툰(함선)식 여객부두를 지난 달 말 준공했다. 해양수산부의 준공검사가 끝나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엔 개장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부두를 이용하기로 했던 평택-옌타이 노선이 취항을 기약할 수 없게 되면서 ‘개점휴업’ 상태에 빠질 전망이다. 동방 관계자는 “준공 허가만 떨어지면 개장은 가능하지만 현재로선 취항을 확정한 선사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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