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확보위해 크레인, 컨박스도 매각
국내 대형 해운사들이 생존을 위한 ‘현금 모으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을 낸 상황에서 매년 1조원을 웃도는 빚을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컨테이너와 항만 핵심 장비 매각은 물론 첨단 금융기법까지 모두 동원해 돈을 구하고 있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정책금융공사와 연기금 등을 대상으로 항만 장비인 대형 크레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소유권을 넘긴 후 장기간 빌려 쓰는 ‘매각 후 임대(sale & lease back)’ 계약을 맺어 목돈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매각대금으로는 각각 1500억원 안팎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 해운사인 한진해운은 올 들어 3개월여 동안에만 1조원에 육박하는 현금을 영업이 아닌 재무활동을 통해 확보하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21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이미 1월과 2월 두 달 동안 △일반대출 △장래매출채권 유동화 △항만 장비 매각 △컨테이너 매각 후 임대로 5000억원을 확보했다. 한진해운은 사상 최악의 업황을 경험했던 2009년에도 컨테이너 3만2000개를 740억원에 매각한 적이 있다. 한진해운은 이 밖에도 올 들어 960억원어치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 다음달 2일엔 2176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현대상선도 선제적 현금 확보에 ‘올인’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969억원의 보통주 유상증자를 완료한 데 이어 22일 주주총회에선 수천억원의 우선주 유상증자를 하기 위해 정관까지 바꿨다. 이달 들어선 계열사인 현대자산운용이 조성한 사모투자신탁을 활용해 보유 선박의 매각 후 임대를 완료했다. 지난해 말엔 200억원어치 영구채권(신종자본증권)을 사모 발행하기도 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해운사들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모두 파는 동시에 영구채 발행처럼 재무비율 악화를 방어할 수 있는 첨단 금융기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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