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3-23 10:47

현장사람들/ “고객과 친구가 돼라”

나래종합물류 김영훈 과장

나래종합물류 김영훈 과장

●●●“벌써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신입사원 때 ‘빌딩치기’ 참 많이 했었는데”라며 잠시 과거를 회상하는 김영훈 과장.

그가 밝힌 ‘빌딩치기’는 그들의 거래처가 집중돼 있는 빌딩에 들어가 첫 층부터 마지막 층까지 담당자를 찾아가 명함을 드리고 인사를 건네는 방식이다.

명함을 200장 돌리면 2~3군데서만 연락이 올 정도로 영업은 쉽지 않았다. 사람 만나는 것이 부끄럽기만 했던 신입사원 시절이었지만 이 때의 고생이 큰 약이 됐다.

김 과장은 신입사원 때 사람 만나는 것을 두려워했다. 누구나 그렇듯이 사람을 만나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 어떻게 영업을 해야 할지 막막했다.

영업 방법이 책에 나오지도 않고 알려주는 사람 하나 없어 무척 애를 먹었다.

힘든 시기를 겪을 무렵, 구세주가 나타났다. 바로 지금의 나래종합물류 신광식 사장이다.

“영훈아, 화주를 영업대상으로 보지 말고, 친구 대하듯이 편하게 만난다고 생각해.” 이 말을 가슴 속에 새긴 그는 현재 어떤 화주를 만나도 겁이 나질 않는다. 업무적인 얘기보다 사적인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한다. 그때부터 변화가 생겼다. 화주가 먼저 도와주겠다고 한다.

“첫 거래처가 생겼을 때의 기쁨을 말로 표현할 수 없네요. 일이 성사된 시간은 밤 11시였습니다. 그 때 너무 기쁜 나머지 회사사람들과 가족에게 모두 전화했어요.”

그는 그 때의 첫 ‘오더’를 시작으로 일이 순탄히 풀리며 지금의 순간까지 오게 됐다고 말한다. “그 분과는 아직도 연락을 하고 있고 당시 기억이 생생해 지금도 잊혀지질 않네요.”

그는 친구나 친한 동생, 형님을 만나러 간다는 생각으로 화주를 방문한다. 그러다보니 붙임성도 많이 생겼다. 김 과장은 현재의 사교성이라면 어느 나라의 대통령을 만나더라도 친구로 만들 자신이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가 속한 나래종합물류는 복합운송업을 하는 회사다. 벌크팀과 영업팀 업무팀 C/S팀으로 나눠져 있다. 그의 주 임무는 해상과 항공 수출입 화물을 대상으로 영업을 맡고 있다. 대상 지역은 독일, 베트남, 벨기에, 태국, 미주다.

김 과장은 화주 뿐 아니라 어느 누구를 만나더라도 모바일 메신저나 문자 메시지를 이용하지 않는다. 전화로 통화하고 바로 찾아간다. “전화 한 번하고 세 번 찾아갑니다”라고 말하는 그의 책상에는 2천~3천여 장이 담긴 명함박스가 쌓여 있다. 수많은 명함은 그의 넓은 인맥을 가늠케 해준다.

그는 긍정적인 마인드의 소유자다. 일을 하면서 문제가 생길 때마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잘 될 거야”를 마음속으로 외치며 마음을 다잡는다. “아침에 일어나 샤워하면서, ‘항상 잘 될 거야! 잘할 수 있어!’라고 3번 외칩니다. 그러면 신기할 정도로 되지 않던 일이 풀리고 영업도 잘 되더군요.”

그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집에서도 아내와 자식에게 영업을 한다고 웃었다. 가족의 어디가 가려운지, 무엇이 필요한지, 불편한지를 알아내 하나씩 척척 해결해나가는 가장이자 영업맨이기 때문이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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