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3-08 17:03

인터뷰/ “우리에게 고객은 皇帝입니다”

코스코코리아 추신야오 대표이사
해운시장 빠르면 올 하반기 반등
외국기업 차별 안두는 정책 바라

코스코코리아 추신야오 대표이사

코스코코리아는 올해로 창립 18년째를 맞는다.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코스코는 한국해운시장에서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코스코의 한국법인은 벌크선과 재무관리를 맡고 있는 코스코코리아와 수출영업을 담당하는 원명해운, 수입 및 운항업무를 담당하는 원성해운으로 구성돼 있다.

흥아해운과 합작설립했던 코흥라인도 코스코의 계열사다. 한국법인 전체를 컨트롤하는 코스코코리아의 추신야오(仇   堯) 대표이사는 한국은 코스코에 가장 중요한 해운시장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코스코는 한국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깨닫고 한국을 별도 법인화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해운시장이 빠르면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에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러 국가들의 경제가 점차 살아나고 있는 게 그 근거다. 다만 경쟁적인 신조선 발주는 시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다음은 추 대표이사와의 일문일답.

KSG. 한국에 부임한 지 2년 가까이 된 것으로 안다. 그동안 느낀 한국에 대한 인상은?

仇  2011년 7월18일에 한국에 왔다. 벌써 1년 7개월이 지났다. 한국 생활을 하면서 인상적이라고 느낀 게 두 가지가 있다.

우선 국가 제도가 잘 정비돼 있고 선진화 돼 있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은 각종 법규나 제도적인 부분이 잘 갖춰져 있더라. 생활수준도 높은 편이다. GDP(국내총생산)에서도 한국이 중국보다 높지 않나?

문화나 전통은 중국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한국 전통문화가 중국으로부터 넘어온 게 많아서 그런 지 비슷한 면이 많더라. 기본적으로 구정이나 추석 같은 명절은 중국과 똑같다. 오기 전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와서 보니 (문화가) 비슷해서 안심했다.

게다가 한국과 중국 간 거리가 가까워서 좋았다.(웃음) 중국 본가가 상하이에 있는데, 상하이에서 한국을 오는 게 상하이에서 코스코 본사가 있는 베이징으로 가는 것보다 가깝더라.

KSG. 코스코의 기업문화가 궁금하다.

仇  코스코의 기업 문화는 몇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다. 첫 번째는 안전이다. 바다를 통해서 화물을 수송하기 때문에 안전을 최고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두 번째는 서비스 품질이다. 항상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 회사 임직원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다.

세 번째는 고객을 황제로 여긴다는 점이다. 두 번째와 비슷한 맥락이다.

네 번째는 사람이 근본이다. 코스코그룹 전체가 지향하는 바다. 코스코는 본사뿐 아니라 해외 모든 지역에서 남녀평등을 우선시한다. 남녀가 모두 똑같이 승진할 만큼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법인에선 운항팀장과 장비재고관리팀장을 여자가 맡고 있다. 모두 부장급이다.

KSG. 중국과 한국은 무역부문에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최대 선사인 코스코의 한국 주재원으로서 한국 해운시장을 어떻게 보나?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전체 무역액은 1조676억달러였으며, 이 중 중국과의 교역량은 2151억달러였다. 한국 전체 무역량 중 중국과의 거래가 20%에 이를 만큼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코스코도 한국 시장을 가장 중요한 해운 시장 중 하나로 본다. 코스코 그룹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리겠다. 본사는 베이징에 있으며 해외에 크게 9개 지역거점을 두고 있다. 미국과 유럽 한국 일본 싱가포르 홍콩 서아프리카 호주 뉴질랜드 등이다.

한국에 단독으로 현지법인이 설립돼 있다. 미국은 미주 전체, 유럽은 유럽전체를 관할하지만, 아시아에선 한국 과 일본이 별도로 법인화 돼 있다. 두 국가를 코스코그룹에서 중요한 지역으로 보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1990년대 초부터 20년간 한국은 중요한 지역으로 부상했다.

현재뿐 아니라 앞으로도 한국 시장은 코스코에겐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걸로 본다. 코스코는 한국내 영업성과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추신야오 대표이사와 코스코코리아 정상진 전무(가장 왼쪽), 원명해운 박형규 상무(오른쪽), 통역을 맡은 원성해운 장진아씨

KSG. 해운 시장 불황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해운산업에 대해 평가한다면?

  현재 해운시장의 불황은 수급 불균형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올해 해운 시장도 녹록치 않을 걸로 본다. 올해 물동량 증가율은 4.6%인 반면 선복 증가율은 5.4%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지난해에 비해선 조금은 호전되지 않겠나? 지난해엔 물동량 증가율은 4.6%, 선복 증가율은 6.6%로, 수급불균형이 심했다. 아무튼 시장의 수급불균형으로 시황반등의 기대는 많이 축소됐다고 생각한다.

KSG. 지난해 선사들이 운임회복에 전력투구한 결과 원양항로와 아시아 역내항로에서 운임회복에 성공할 수 있었다. 결과에 만족하나?

  작년 전반적으로 전 세계 대부분 항로에서 GRI(기본운임인상)를 통해서 운임회복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작년에 운임 회복에 성공했다고 하지만 선사들이 계획한 전부를 회복했다고 보지 않는다. 원인은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나가고 들어오는 화물량의 편차, 각국의 경제사정 등에 따라 운임회복이 차이를 보였다. 제일 중요한 건 시장 회생이다. 시장이 살면 운임회복도 자연스럽게 될 것으로 본다.

KSG. 다른 선사와 마찬가지로 코스코도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실적은 어땠나?

仇  코스코코리아만 본다면 2011년에 비해 30% 정도 줄었다. 하지만 한국법인 전체(코스코코리아, 원명해운 원성해운 코흥라인 -편집자주)로는 2011년보다 수익이 늘어났더라. 원양항로에서 운임회복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익 부문을 말씀 드린 거다.

KSG. 올해도 해운시장의 화두는 선복과잉과 운임회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응한 계획은?

仇  지금 한국시장은 다른 지역에 비해 화물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실제적으로 한국시장에서 느끼는 상황과 본사에서 보는 상황은 많이 다르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본사에서 주문하는 요구사항과 실제 한국시장 상황 사이에서 합일점을 찾아야 한다. 말씀드릴 수 있는 건 화주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점이다. 신규고객 발굴과 유지, 서비스 품질을 높여 수익을 내고 원가 관리에도 힘쓸 계획이다.

KSG. 해운시장의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시황 반등) 시점을 언제로 보나?

仇  말씀드리기가 쉽지 않다. 지금 보면 시장 상태가 완전 바닥에 있다. BDI(건화물선운임지수)를 볼 때 벌크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바닥이다. 반면 컨테이너는 서서히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황 회복의 첫 번째 조건은 세계 경제회복이다. 보도되는 것처럼 미국이나 일본 중국 한국 등에서 전체적으로 경제회복이 된다면 해운시장도 덩달아 좋아지지 않겠나? 빠르면 (시황 회복 시점은) 올 하반기나 내년 초가 될 것 같다.

하지만 선사들이 (선박) 신조를 많이 하고 있다는 점은 부정적이다. 선사들이 폐선을 늘리고는 있지만 작은 배를 폐선하고 큰 배를 신조하고 있어 선복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점이 시황에 영향을 지속적으로 줄 걸로 본다.

KSG. 관계당국 및 업계에 하실 말씀은?

仇  한국은 반도 국가다. 지리적으로 해운이 없으면 발전할 수 없는 구조다. 그런 점을 십분 반영해 한국 정부가 공평하게 서로 경쟁할 수 있도록 외국기업과 국내기업 간에 차별을 두지 않고 정책을 펴나가길 바란다. 글로벌 시대 아닌가? 한국기업이나 외국기업이 똑같이 경쟁할 수 있고 이익을 창출할 수 있으면 좋겠다.

또 코스코를 좋게 봐주시고 도와 달라. 한국에 온 지 1년 반이 지났다. 영업을 강화해서 코스코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시장점유율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HE is…
1954년 말띠 해에 중국 장쑤성 우시(無錫)에서 태어났다. 상하이해사대학 졸업 후 코스코에서 줄곧 근무했다. 선상 근무를 하다 기관장을 끝으로 배에서 내려 육상 근무로 전환했다. 한국에 부임하기 전까지 코스코상하이와 코스코상하이오션호텔 사장을 역임했다. 1995년부터 3년간 베이징 코스코 본사에서 근무한 바 있다. <이경희 차장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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