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해운 장상태 대표이사(오른쪽)와 명상집 부장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해운불황으로 많은 해운사들이 도전의 시기에 직면한 가운데 장족의 행보를 보이는 기업도 눈에 띈다. 최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선사인 시마텍쉬핑을 유치한 국제해운대리점업체 HS해운이다.
HS해운은 올해로 창립 5년째를 맞는 신흥 해운기업이다. 국제해운대리점업을 비롯해 선박중개업, 국제물류업(포워딩)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주력은 해운대리점이다.
회사 이름만 들으면 생소하다는 표정을 지을 사람이 많을 성 싶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회사가 이름을 바꿨기 때문이다. 창립 당시 이름은 ‘협성선박에이전시’였다. 협성그룹의 대리점 사업부가 분리돼 나와 HS해운의 모태를 이뤘다. 이 회사 장상태 대표이사 사장은 협성그룹과의 제휴가 끊어지면서 사명변경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나이는 5년차 성과는 10년차
비록 5년차 기업이지만 사업성과는 10년차 이상의 회사에 견줘도 손색이 없을 만큼 풍부하고 다양하다.
협성그룹 시절부터 거래해왔던 미얀마 피더수송 전문선사인 파이브스타라인과의 대리점계약을 기반으로 2009년 인도네시아 실카고컨테이너서비스, 2010년 파키스탄의 엠케이쉬핑라인, 2011년 인도 시웨이쉬핑라인(이후 맥시콘으로 통합)에 이어 이번에 시마텍쉬핑까지. 다른 대리점업체들이 한두 곳도 하기 힘든 외국선사 유치를 창립 이후 매년 한 곳씩 성사시킨 것이다.
해외 선사들의 HS해운에 대한 깊은 신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장상태 사장은 선주사들과의 끈끈한 유대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경영방침이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파이브스타라인은 지난 2008년 싱가포르에 실질적인 운항업무를 담당하는 스타라인아시아를 창립했다. 경영거점을 해운 선진국인 싱가포르로 옮긴 셈이다.
한국 총대리점은 물론 HS해운이 계속 맡았다. 이후 싱가포르에 거점을 둔 다른 선사들이 HS해운을 찾기 시작했다. 파이브스타라인의 대리점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HS해운이 일을 잘 한다’는 입소문이 싱가포르 해운시장으로 널리 퍼지게 된 것이다.
“파이브스타라인이 싱가포르를 허브(거점)로 사용하는데, 싱가포르엔 여러 선사 본사가 입주해 있습니다. 이들 선사들에게 HS해운이 대리점 업무를 잘 보기로 소문이 난 거죠. 창립하고 얼마 있지 않아 여러 선사들로부터 오퍼가 들어오더군요.”
장상태 사장의 풍부한 해운물류 노하우도 한몫했다. 장상태 사장은 HS해운에 있기 전까지 국제물류기업에서 일했다. 소위 포워더 영업사원 출신인 셈이다. 장 사장은 포워더에서 일하면서 동남아시아 현지 주재원으로 오랫동안 근무했다.
미얀마를 비롯해 태국 인도네시아 등 주요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다 돌았다. 동남아 거점의 해운물류 서비스에 대해선 누구보다 훤하다. 2년 전엔 클란사 출신의 해운 베테랑인 명상집 부장을 영입해 영업력을 한층 높였다.
“HS해운에 합류하기 전까지 태국 지점장으로 근무하고 있었죠. 인도네시아와 미얀마에서도 3년 정도 근무했었어요. 동남아 생활을 한국생활보다 많이 했다고 할 수 있죠.(웃음) 이 같은 이력이 짧은 시간 안에 여러 외국 선사를 유치할 수 있는 한 이유도 되지 않았나 싶어요.”
장 사장은 파이브스타라인과의 오랜 거래관계를 바탕으로 미얀마 항로에 대해선 남다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신한다. 한진해운 등 한국선사들이 서비스를 개설하면서 경쟁이 심해졌지만 원스톱 서비스에서 미얀마선사가 앞서 있다는 평가다. HS해운은 미얀마간 벌크화물 물류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미얀마) 현지 (항만·물류) 서비스가 자국선사 우선이라 파이브스타라인이 환적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선사들을 앞설 수밖에 없죠. 게다가 미얀마가 외화 송금 규제가 엄격하다는 점도 미얀마 선사에게 좀더 유리한 환경이 되고 있어요.”
선복·화물 조합으로 시너지 높인다
시마텍쉬핑의 HS해운 ‘선택’도 미얀마에서의 높은 경쟁력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시마텍쉬핑은 고려해운과 선복 스왑 방식으로 3월부터 한국-동남아-인도간 컨테이너선 서비스인 극동·인도익스프레스(FIX)에 참여한다.
FIX는 2800TEU급 안팎의 컨테이너선 5척이 운항하는 노선으로, 고려해운이 3척, 한진해운이 2척, STX팬오션이 1척의 선박을 각각 공동 배선하고 있다. 시마텍쉬핑의 첫 서비스는 4일 < CSAV라나휴 > (CSAV Lanahue)의 부산 출항부터다.
시마텍쉬핑은 HS해운을 한국 총대리점사로 지정하면서 미얀마가 종착지인 화물을 우리나라에서 싱가포르까지 수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선사는 지난해에도 한진해운의 선복을 빌려 FIX에 참여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엔 서비스 구간이 한국과 중국 상하이 닝보로 제한돼 경쟁력이 높지 않았다. 올해부터는 FIX의 전 구간 서비스가 가능해진 까닭에 다양한 서비스포트폴리오가 가능하다.
“(미얀마) 양곤항은 항만시설이 열악해 대형선박을 수용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돼요. 대부분의 선사들이 싱가포르 TS(환적)로 양곤을 서비스하죠.
그런데 싱가포르 특징이 가는 배는 많은데 싱가포르 종착지의 화물을 선적하긴 어렵다는 거예요. 원양선사들이 대부분 유럽이나 중동행 화물을 싣기 때문이죠. 시마텍과 HS해운과의 결합으로 싱가포르행 선복과 싱가포르에서 환적하는 미얀마행 화물이 만난 거죠. 두 회사 모두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겁니다.”
장 사장은 향후 미국의 대 미얀마 금수조치가 모두 풀릴 경우 HS해운도 성장에 탄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얀마가 자원 부국이기에 일본 등 선진국의 여러 기업들이 진출한 상황. 이들과의 거래 확대를 예상할 수 있다.
“화주들에게 경쟁력 있는 운임뿐 아니라 거래하고 있는 선사들의 다양한 선복이나 운항스케줄, 컨테이너 장비들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게 우리 회사의 큰 강점이에요. 미얀마 해운서비스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아시아 역내 전문 해운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입니다.” <이경희 차장 khlee@ksg.co.kr>
많이 본 기사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