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25 09:42

국내 최초 국제크루즈선 운항 중단

<클럽하모니>호, 28일 마지막 항해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크루즈선인 <클럽 하모니>호가 이달 말을 기준으로 잠정적으로 운항 중단을 한다. 

<클럽 하모니>호의 운항 선사인 하모니크루즈(대표 한희승, 김완중)는 28일 출항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히고 향후 항로 및 여행상품, 여객서비스 등을 새롭게 구성하고 선박 재정비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클럽 하모니>호는 지난 2012년 2월1일 부산 영도구에 위치한 국제크루즈터미널에서 첫 취항한 국제크루즈선으로서 2011년 이탈리아에서 들여온선박으로 총톤수 2만6천GRT, 길이 174m, 폭 26m로 9층 시설의 축구 경기장 2개 규모로 전체 383실의 객실에 승객 및 승무원 1천명이 승선할 수 있다.

선내에는 대형 극장, 야외수영장, 고급 레스토랑, 휘트니스 클럽, 스파 등 각종 편의 시설을 갖춘 유럽 정통 스타일의 크루즈 선박이다.

<클럽 하모니>호는 국내 최초의 국제크루즈선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으나 취항 후 이어진 유럽발 금융위기 속에서 국내 경기 위축과 승객수 급감으로 영업에 많은 어려움을 격어 왔었다.

지난해 누적 적자 규모 400억원

하모니크루즈는 지난 2010년 12월 국토해양부로부터 순항여객운송사업면허를 취득한 후 본격 취항에 앞서 제주를 모항으로 운항하려고 했지만 충분한 승객모집이 어렵게 되자 부산으로 모항을 변경해서 운항을 시작하였다.

총톤수 2만 6천t의 규모에 여객정원이 1천명에 이르는 선박이지만 매번 항해시 정원의 절반 정도의 승객을 태우고 운항하여 매 항차시 많은 적자가 누적돼 운행에 어려움을 더했다.

지난 일년 동안 누적된 적자 규모는 4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거기에다 국내의 크루즈법이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아 선내에 승객을 위한 카지노 시설 및 각종 오락시설 설치 허가를 받지 못해 운행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해당 업계 관계자는 크루즈선사가 운항수지를 맞추려면 외국인 승객 비중이 적어도 20% 이상은 되어야 카지노 및 기타 부대시설 운영을 통해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클럽 하모니>호 이용 승객 중 외국인 비율은 전체 승객 중 채 6%가 되지 않는다.

외국인 승객의 비중이 이처럼 낮은 이유는 선내 카지노 운영허가가 나지 않아 승객들이 기피한다는 것이다.

외국인 유치위해 법령 개정해야

기획재정부는 지난 2012년 11월 ‘해양관광 레져 활성화 방안’에서 국제 크루즈선사의 육성을 위해 외국인 전용 선상카지노 영업이 가능하도록 관련법령을 개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허가는 내주지 않아 하모니크루즈는 선상 카지노를 운영하지 못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의 신생 크루즈선사는 일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크루즈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기는 무척이나 어려운 게 현실이라면서 따라서 전세계 주요 크루즈선사가 속한 국가는 선내에 카지노 등 부대 시설 운영을 통해 얻은 수입으로 향후 2~3년 후 본격적인 운항시간까지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타국적 크루즈선에 비해 하모니크루즈는 이러한 정책적인 배려를 받지 못해 충분한 경쟁력이 없어 이번 사태를 맞이하게 되었다는 후문이다.
그리고 세계해운업계의 장기 불황도 운항 중단에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된다. 

하모니크루즈는 국내 벌크선사인 폴라리스쉬핑이 전액 출자한 크루즈 전문 운영 선사로 모기업인 폴라리스쉬핑은 총자산 6천억 원, 연매출 4500억 원 규모의 중견 해운회사로 포스코·한국전력 등의 원자재를 장기 운송 계약으로 운송하고 있는 알짜배기 기업이지만 지난 일년 동안 지속된 하모니크루즈의 손실을 감내하기가 어려워 마침내 운항중단이라는 카드를 내민 것으로 알려졌다.

운항 중단 여파 크지 않아야

지난 2012년 2월 <클럽 하모니>호 취항을 시작으로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국적 크루즈선사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는 국내 경제 규모의 지속적인 확대와 국민소득의 증대에 발 맞춰 국내 여행객들의 레저 문화가 단순한 해외 관광에서 탈피하여 호화 선박을 이용해 숙박 및 각종 선상 체험을 편리하게 할 수 있어 미국 및 유럽에서 요즈음 각광 받는 크루즈여행으로 변환을 모색하는 토대가 되었다.

이에 부산시는 부산을 국제크루즈 도시로 발 빠른 변신을 꾀하고 터미널 신축들을 통해 많은 지원을 하였다.

하지만 유럽 발 금융위기로 인한 세계 불황과 국내 관계 법령의 미비, 아쉬운 지원으로 인해 국내 첫 국제크루즈는 불과 일년의 짧은 운항 시간만을 가진 채 운항중단이라는 안타까운 사태를 맞이하게 되었다. 해운항만업이 중심산업인 부산은 이번 사태로 큰 충격에 빠져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에 많은 해운항만기업들이 <클럽 하모니>호의 운항 중지가 부산항만산업에 미칠 여파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으며 그 여파가 일시적으로 그치길 내심 기대하고 있다.

하루속히 산재한 여러 가지 어려움을 딛고 하모니크루즈사가 발표한 내용대로 항로 및 서비스 재조정 등을 통해 조속한 재 출항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 부산=김진우 기자 eaglekjw@yahoo.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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