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24 10:05

발빠른 아시아권 신서비스 개발이 경쟁력이다

올겨울은 유난히 춥다. 혹독한 경기침체에다 맹추위가 연이어 지속되자 해운업계를 비롯한 전 산업계가 움추릴대로 움추린 상태다. 그 어디선가에서 위기극복의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재기의 불씨를 발견하기란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새해 들어 꽁꽁 얼어붙은 세계 경제 침체가 봄햇살에 녹듯 회복국면의 전환기를 맞을 것이란 조짐들이 보이고 있다.

우선 오바마 정부의 재 집권과 함께 미국 경제가 재정절벽의 위기를 모면하고 가시적인 실물경제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고 중국도 시진핑시대를 맞아 경기부양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여 올해 중국 경제가 세계 공장, 세계 시장으로서의 역할을 상당부분 흡수할 것으로 보여진다.

중남미 시장도 당초 예상보다 경제성장률이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물류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기대치가 높다. 해운경기를 볼 때 금년은 호불황의 전환점을 예고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내년 하반기 들어 해운업황이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조속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미국, 중국 경제가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로 접어들 수도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세계 해운경기가 살아나기 위해선 이같은 거시적인 경제환경의 대전환이 필요하고 공급과잉이라는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 대 숙제를 안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는 속담이 있다. 글로벌 장기불황하에서도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곳이 아시아권 신흥공업국들이다. 특히 브릭스 국가들이 저성장으로 돌아설 때 막막했던 세계 경제 회생의 버팀목이 돼 준 곳이 소위 VIP로 불리는 동남아시아의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3국이다.

물론 대부분의 신흥 아시아 공업국들의 경제 성장은 글로벌 경기침체하에서도 선진국들에 비해선 매우 높은 고성장을 해왔다. 따라서 미증유의 불황 속에서 아시아 경제권에 대한 평가는 새로운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 경제의 중심이 아시아로 급속히 옮겨지고 있다는 점이 피부로 와닿는 것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베트남, 인도네시아, 그리고 필리핀 등 ‘VIP’ 3국을 주목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VIP는 이들 3국의 영문표기 앞 글자를 딴 것이다.

KOTRA는 ‘새로 뜨는 동남아 VIP 시장의 중요성과 진출방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베트남 등 3개국은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경제 여건과 정치개혁을 바탕으로 연평균 5∼6%의 높은 성장률을 지속적으로 시현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해운시장만 보더라도 아시아역내 취항 중견 국적선사들의 지난해 실적은 동서기간항로를 서비스하고 있는 원양 정기선사들에 비해 월등히 좋은 성적을 냈다. 모 중견선사의 경우 인도네시아 서비스에서 톡톡히 재미를 봐 기록적인 매출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 5개국의 성장률은 점차 하락하고 있지만 이들 VIP 3국은 국내총생산(GDP)의 50%를 차지하는 탄탄한 내수시장과 풍부한 노동력,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경제발전이 눈에 띈다는 것이다.

참고로 최근 한국외대의 인도네시아어과, 베트남어과, 미얀마어과 등 아시아권 소수언어학과의 ‘입결’(입시결과)이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글로벌 경제침체하에서 아시아권 국가들의 위상의 급부상을 방증하고 있다.

해운업황이 올해부터 조금씩 회복기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아시아역내항로의 물동량은 이들 VIP 국가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국적선사들의 경쟁력있는 신서비스 개발 등 발빠른 전략 수립이 절실하다. < 정창훈 편집국장 chje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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