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27 07:58

대한해운 인수전 SK-CJ 격돌

내년 1월 예비실사 후 본입찰

SK그룹과 CJ그룹이 국내 2위 벌크선사인 대한해운 인수를 놓고 경쟁을 벌인다.

27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대한해운이 전날 유상증자 방식으로 경영권을 매각하기 위해 투자의향서(LOI)를 접수받은 결과 SK그룹(SK해운)과 CJ그룹, 동아탱커 등 전략적 투자자(SI) 3곳과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 부산에 있는 선박금융회사인 제니스파트너스 등 5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현대차그룹의 글로비스는 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 중 주목을 끄는 곳은 CJ그룹이다. SK그룹의 경우 SK해운을 갖고 있어 시너지효과 차원에서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어느 정도 예상돼 왔다. 하지만 CJ그룹이 뛰어든 것은 다소 의외라는 게 업계 반응이다. 업계에서는 CJ그룹이 육로운송업체를 보유한 CJ대한통운에 이어 해운사까지 인수해 동북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물류회사로 키우려는 계획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부산에 본사를 둔 탱커선 전문선사인 동아탱커는 작년에 1916억원의 매출에 71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SK와 CJ그룹이 대한해운 인수전에 참여함에 따라 대한해운 매각은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한해운은 벌크 시황이 악화되면서 배를 빌려 마진을 더해 다른 선사에 이 배를 또다시 빌려주는 다단계 구조의 ‘용대선 사슬’에 균열이 생기면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지난해 7571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233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1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대한해운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 외부자본유치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해운은 운용선단 기준으로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에 이어 국내 4위 해운선사다. 벌크선사 중에선 STX팬오션에 이어 2위다.

LOI를 제출한 기업들은 내년 1월 초 대한해운에 대해 예비실사를 거쳐 21일 본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다.

최종 매각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실사와 매매계약을 한 뒤 대한해운 관계인집회 등을 거쳐 내년 3월말께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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