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30 10:52

북극해 항로 개발, 국가경쟁력 차원서 다뤄져야

최근 국회에서 북극항로에 대한 국제세미나가 개최되면서 북극해를 통한 해운 항로의 상용화가 다시금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북극항로 문제는 글로벌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지쳐버린 해운업계에 새로운 돌파구의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어 더욱 눈길을 모으고 있다.

북극항로의 상용화 개발은 이상기후현상이 급속히 진행되고 항로 운항에 있어 비용절감이 해운선사들 경쟁력의 최대 관건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무리한 접근이 아니라는 의견들이 팽배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북극해 지역에 대한 관심은 크게 북극해항로(Northern Sea Route : NSR)를 통한 아시아와 유럽간의 해상 운송로 개설과 접근이 훨씬 용이해진 북극해지역의 자원개발 분야 두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해운업계가 북극항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수송거리 단축에 따른 물류비 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해운전문가들에 따르면 유럽항로의 경우 기존의 수에즈운하를 통과해 부산항에서 로테르담항까지 운항케 되면 거리가 2만 1,000km에 달하지만 북극해항로를 이용하게 되면 1만 2,700km로 수송거리가 40% 줄고 수송기간도 10일 이상 단축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항로가 현실화되면 글로벌 선사들의 물류비용이 대폭 줄어들어 실로 해운물류 분야에 커다란 변혁을 가져오게 될 것은 분명하다.

북극해 개발은 해상항로 개설과 함께 현재 북극해에서의 자원개발 프로젝트들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북극해 자원개발로 생산될 해상물동량의 급격한 증대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지 아닐 수 없다.

러시아와 노르웨이간의 바렌츠해 국경을 둘러싼 갈등이 해결되고 양국간 바렌츠해 및 북극해 자원개발협력 협정이 체결되면서 북극해 북서부 지역에서의 자원개발이 활발해질 것이다.

러시아정부는 2016년 야말반도에서의 액화가스 생산을 목표로 자원의 원활한 수송을 위해 북극해 항로 인프라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북극해항로의 상업운항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전환기로 평가된다. 2010년에는 4회의 북극해항로 통과수송이 있었으나, 작년에는 34회에 걸쳐 총 82만톤의 통과수송이 이뤄졌다.

한편 우리나라는 국토해양부를 비롯 해운선사 및 관련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국적선사의 북극해항로 시범운항을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극해항로의 상용화는 아직 갈길이 멀다. 실제로 러시아의 북극해 항해 관련 허가 절차가 복잡하고 아직 북극해 이용 운항기간이 짧아서 해운선사 입장에선 당장 경제성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국익 차원에서 본다면 북극해항로를 통한 국적선사의 실험운항은 분명 도전해 볼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선진 해운국들이 앞다퉈 북극항로 개발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북극해지역에서의 경쟁력 확보는 해상운송의 혁신 뿐아니라 에너지 자원 개발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따라서 북극해항로 실험운항에 적극 참여, 극지 운항 경험을 축적할 필요가 있다. 북극해 자원개발로 인한 자원 수송물량이 급증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2016년경 자원 해상수송에 우리 국적선사가 참여할 기회를 얻기 위해서도 더욱 그렇다. 물론 북극해 항로 운항은 민간기업의 수익성 분석 차원에서 접근하기에는 초기 비용이 많이 소요돼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되는 것은 분명하다.

북극항로 개발을 선점하기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북극해 항해가 가능한 내빙선박, 쇄빙LNG 수송선, 시추선,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 하역설비) 등의 해양플랜트 사업 분야에 강점이 있다. 북극항로 상용화 개발 등은 중장기적 시각에서 철저한 준비하에 추진될 중요한 사업이다. 이에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정부주도사업으로 북극해 항로 상용화 개발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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