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평택교동훼리 대표이사에 취임한 곽병진 사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회사의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곽 사장은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회사가 각종 우여곡절을 겪으며 위기상황을 맞기도 했지만 중국 대형 물류기업인 웨이하이항 그룹 편입을 계기로 안정화의 기틀을 마련했으며 화주의 신뢰도 되찾았다고 진단했다.
곽 사장은 올해를 흑자재정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 성장에 발맞춰 한중 카페리시장 최대 규모인 2만9천t급 선박을 항로에 띄운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30여년째 해운업이란 한 우물만을 파 온 곽 사장은 고려해운 STX팬오션 등 국내 굴지의 해운기업에서 일한 경력을 갖고 있다. 실무에서부터 시작해 현재의 자리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업무처리능력이 탁월한 데다 조직관리에 능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특히 정·재계를 두루 걸쳐 많은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는 건 곽 사장의 큰 장점이다. 다음은 곽 사장과의 일문일답.
Q. 평택교동훼리 대표이사에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다.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A. 이달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선박 교체, 주주사 변동 등의 반복적인 악재들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30여년째 해운업계에 종사하고 있지만 1년이란 짧은 기간 동안에 이렇게 여러 문제에 맞닥뜨린 건 처음이었다. 그만큼 어려움과 고충도 컸다.
무엇보다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조직을 결집시키는 게 가장 큰 숙제였다. 직원들이 초심으로 돌아가 회사 정상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들을 하나씩 수립하고 반복해서 확인하는 작업을 벌여왔다. 그 결과 올해 2분기 들어서면서 대부분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었다. 이제 문제들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의 첫 발을 내디뎠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오랜 기간 해운 경력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정된 회사 상황을 대외 고객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다. 믿고 맡겨주시길 바란다.
Q. 최근 한중 세관의 소무역상 규제, 화물부문 감소 등 한중카페리항로가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평택교동훼리의 상반기 실적은?
A. 경기불황이 세계적인 추세다. 특히 한중 양국은 내수불황이 계속되고 있다. 원부자재 급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거꾸로 운임은 계속 떨어져 선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됐다. 특히 고유가는 선사들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정부에서 해운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선사들에게 가장 큰 타격을 주는 고유가는 대책이 없어 고민이다.
다만 저희 회사는 선박국적 변경 등 서비스 안정화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 실적이 호전되고 있다. 7월 초부터 운항선박인 <그랜드피스>호가 BBCHP(국적취득조건부나용선) 방식으로 한국국적의 선박이 됐다. 화주들의 인식이 좋아지면서 화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직원들에게 말 못하는 화물이지만 사람처럼 소중히 여기고 대우하란 주문을 항상 한다.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여객 부문도 소무역상 감소가 컸음에도 단체 여객을 대거 유치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증가 추세다. 항차당 편도 600명 이상의 이용객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소무역상 위주에서 일반여객으로 많이 전환됐다. 특히 중국 단체여행객들이 우리 배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 모기업인 웨이하이항 그룹에서 단체여객을 유치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다. 한국 단체여객 유치도 활발하다. 특화된 영업을 통해 현재 6500명의 여객을 유치했다. 타 선사와 차별화된 여객영업을 하는 게 주효한 것 같다.
Q. 해운업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향후 시장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으며 그에 대응한 영업전략은 무엇인가?
A. 다들 아시다시피 해운업의 침체는 수년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유럽 시장 영향을 많이 받는 중국은 내수와 부동산 경기마저 불안한 상태다.
하지만 평택교동훼리는 중국 국영기업(웨이하이항 그룹)이 대주주이기 때문에 풍부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으며 중국 내 인프라도 잘 구축돼 있다. 소위 말하는 준비된 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마쳤다. 구축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서비스들을 하나씩 선보일 예정이다. 물류컨설팅이나 해상·철도·창고 등 종합물류서비스가 그것이다. 또 한일간 카페리선사나 한중간 컨테이너 선사와의 공조를 통해 단일선박 항로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서 위기를 극복하고자 한다.
Q. 모기업인 웨이하이항 그룹은 어떤 기업인가?
A. 웨이하이항 그룹은 웨이하이항을 운영하고 있는 산둥성 지역 내 최대 국영기업으로, 26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은 현재 웨이하이항 신항 건설을 마무리 중으로, 여객선 컨테이너선 등이 신항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신항은 어느 항보다 물류 인프라가 풍부하다. 인근에 부지 54만평(약 179만 ㎡) 연면적 25만평(83만 ㎡) 규모의 물류창고가 들어서 있으며 산둥성 최초의 부두내 인입철도 등 중국 내륙지방을 연결하는 물류망도 이미 구축돼 있다.
해상과 육운 철도 창고가 연결된 종합물류시스템을 통해 남방행 화물을 하역과 동시에 원스톱으로 수송할 계획이다. 현재 시정부 당국과 물류 인프라 활용에 대해 협의 중에 있다. 협의가 마무리 되면 시뮬레이션을 거쳐서 상용화할 계획이다.
Q. 경쟁항로와 차별화한 평택-웨이하이 노선의 장점과 특징은?
A. 저희 노선의 최대 장점은 단거리이면서 항만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는 것이다. 올해 하반기에 웨이하이항 신항이 완공되면 해운 창고 철도 등 3박자가 갖춰진 인프라를 바탕으로 화주들에게 종합적인 물류 매뉴얼을 제공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근래 신개념 서비스로 각광받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확인 가능한 컨테이너 실시간 위치 추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화주들의 니즈에 부합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Q. 평택교동훼리는 올해로 취항 3년을 맞았다. 그 동안 주주사 변경 등 우여곡절도 많았다. 턴어라운드에 대한 의지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A. 후발주자로서 겪어야 할 것들을 너무나도 많이 겪었다. 큰 일들을 겪으면서 웨이하이항 그룹의 존재를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자구책을 마련했고 고객에게 실현 가능한 비전과 프로그램을 콘셉트에 맞게 제시도 했다. 대형화주들과 웨이하이항 동반 견학을 하는 등 그룹 차원의 홍보활동도 많이 했다. 그 결과 신뢰를 모두 회복했다고 본다.
사내 직원 개개인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었지만 웨이하이항 그룹에 편입되면서 도약의 탄력을 받게 됐다. 웨이하이항 그룹이란 대조직이 배경에 있기 때문에 단점들을 보완하고 단기간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룹 회장도 교동훼리에 대해선 아낌없이 지원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최선을 다해 최상의 대고객 서비스를 해달라고 주문하더라.
2012년 한 해가 가지는 의미는 저 자신뿐 아니라 회사 임직원 모두에게 각별하다. 반드시 올해를 흑자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 흑자전환을 위한 전략과 전술 수립은 이미 다 끝났다. 덧붙이자면 2만9천t 선박 투입을 추진 중이다. 신규 선박을 이미 매입했으며 웨이하이항 부두에서 개조, 수리 중이다. (정부의) 허가가 떨어지면 바로 항로에 투입하려고 한다. 극장 연회장 등 다양한 객실 인프라를 갖춘 준크루즈급의 한중 카페리항로 최고급 선박이다. 중국인 무비자 가능성이 높은 데다 화물도 증가 추세에 있어 그에 걸맞게 투자해 대형화, 고급화 하려고 한다.
Q. 평택항 여객선부두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은?
A. 평택항 여객선부두 개발이 빨리 진행되길 바란다. 많이 지연되지 않았나? 건설을 민자로 하느냐 국고로 하느냐가 아직 결정 안 된 걸로 안다. 민자로 한다면 (웨이하이항) 그룹도 참여 의사가 있음을 말씀 드린다. 종합물류기업인 데다 (운영) 선박도 평택항을 취항하고 있기 때문에 풍부한 웨이하이항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을 교두보로 한 종합물류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다만 (신설되는 터미널로) 옮기기 전까지는 기존의 여객터미널을 잘 활용해서 고객들의 휴식공간을 충분히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현재의 터미널은 너무 협소해 이용객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상당히 부족하다.
Q. 관계당국과 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최근 카페리선 사고가 잦지 않았나? 정부당국도 걱정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수년간 여객선에 대한 점검을 하고 방지책도 내놨는데도 불구하고 규모가 작지 않은 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현장 점검 강화만으로는 사고방지에 한계가 있지 않나 조심스레 진단해 본다.
대부분의 선박사고는 인재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그런 점에서 해운경기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무역에 국가의 미래를 걸 수 밖에 없는 우리로선 해운인력의 질적 향상과 처우개선에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계법령을 개정하고 교육시스템을 보완해 더 이상 해상종사자가 3D 업종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저희 회사는 취항 이래 크고 작은 위기가 있었지만 이제 모두 말끔하게 해소했다. 경쟁항로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약속할 수 있으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더 진일보한 서비스를 보여주겠다. 평택교동훼리가 한중 카페리업계에서 선망의 이슈로 자리매김하는 날이 멀지 않았음을 자신 있게 약속드린다. 기대해 달라.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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