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23일 열린 케이라인마리타임코리아 주주총회에서 전 대표이사의 퇴임과 신임 대표이사의 선임이 이뤄졌다.
근 10년 간 사장직에 임해온 후타가와 가즈히코(二川利彦) 전 대표의 뒤를 이어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한 미키타 히로시(三木田博史) 사장은 30년 간 케이라인에서 근무해온 뚝심 있는 해운 전문가다.
극심한 불황을 기록한 지난 2011년을 거치고 4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새로운 사장으로 부임한 미키타 사장은 그 책임감이 막중할 것. 최근 다소나마 해운시황에 봄바람이 불어온 지금, 미키타 사장은 어떻게 올 한 해를 헤쳐 나갈지, 그리고 취임 기간 동안 어떤 각오로 사장직에 임할 것인지 들어보았다.
미키타 히로시(三木田博史) 사장 |
Q1. 우선 케이라인코리아 신임 사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각오나 계획은?
케이라인코리아는 1990년 동우해운과 합작설립된 대리점으로 문을 연 이후 2003년부터는 케이라인 100% 출자로 전환돼 지금까지 22년간 사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현재 케이라인코리아에는 서울사무실 50명, 부산 20명 총 70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고 직원 중 80%가 컨테이너선 관련, 나머지 20%가 자동차, 벌크 관련의 대리점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당사의 직원들은 모두 매우 우수한 인재들로, 이번 인터뷰 기회를 빌려 견실한 조직을 유지해준 것에 대해 감사를 전합니다.
제 역할은 이 조직의 생산 가치를 최대로 끌어올려 경쟁력을 더욱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운업계에서 경쟁한다는 어려움은 어제 오늘 시작된 일이 아닙니다. 긴 시간 힘든 경쟁을 거쳐 왔죠.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경쟁력 있는 직원 육성에 진력
이런 상황에서는 자연스레 경쟁력이 높은 쪽이 살아남게 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경쟁력이란 운임뿐 아니라 ‘고객의 요구를 어디까지 반영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가’ 혹은 ‘서비스 제안이 가능한가’라는 소프트웨어적인 측면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프로다운 프로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케이라인코리아가 가진 강점입니다. 이 장점을 강화하기 위해 사원들, 특히 영업사원들의 서비스 교육에 더욱 힘쓸 예정입니다.
제 주요 업무 중 하나는 사원 한 명, 한 명이 100% 혹은 그 이상의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정비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제가 먼저 열린 마음을 갖고 사원들을 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업무의 투명성과 원활한 소통을 통해 저와 사원들이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게 중요합니다. 제 사무실 문이 항상 열려있듯 제 마음도 사원들에게 항상 열려있습니다.
Q2. 지난 2011년 케이라인은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이에 대비한 올해의 성장 계획이 있다면?
확실히 2011년은 매우 어려운 한 해였습니다. 컨테이너선은 공급과잉 때문에 힘들었고, 자동차선은 동일본 대지진과 태국의 홍수로 일본기업의 생산량 감소 때문에 골치 아팠습니다. 이에 더해 벌크, 탱커시장도 침체돼 거의 모든 부분에서 케이라인의 실적이 저조했습니다.
더욱이 유가의 급등, 엔고현상까지 더해져 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격’이었습니다. 유가 급등에 대응한 저속운항 실시와 공급과잉을 조절하기 위한 선박 계선 등의 방법을 강구해 왔습니다만, 이러한 대응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최근 희망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연료 유가는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지만 일본 기업의 자동차 생산량이 회복되고 있으며 각 선사들이 위기감을 반영해서인지 컨테이너선의 운임도 상승 기조에 있습니다.
오랫동안 지속된 엔고 현상도 조금씩 엔저 기조로 변하고 있습니다. 컨테이너선의 경우, 일단 운임경쟁이 시작되면 운임이 끝없이 내려간다는 것을 지금까지 몇 번이고 경험했습니다. 이에 대해 유효한 방법을 찾지 못하는 한 컨테이너선 업계는 언제까지고 ‘부침이 심한’ 불안정한 업계로 간주될 것입니다.
선복 채우기에만 급급한 저운임에 주력해서는 업계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할 수 없습니다. 새로운 선박 건조는 당연히 각 기업의 경영문제이지만, 선사들에겐 신조 선박들이 시장에 투입됐을 때의 파급 영향을 미리 고려하는 혜안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여겨집니다.
시장 선별 통해 잠재력 큰 곳에 ‘집중’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미루어보아, 시장이 붕괴될 경우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곳은 결국 선복을 많이 투입한 선사가 될 확률이 가장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붕괴된 시장에서 선사가 파산을 해도 그 선사가 보유한 많은 선박들은 타사로 매각돼 그대로 시장에 남는 것은 매우 자명한 일인데, 이는 결코 현명한 해결책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케이라인은 ‘선택과 집중’을 올해의 사업 운영 방향으로 잡았습니다. 예를 들어 컨테이너선의 경우 이윤 창출에 유리한 항로를 선별적으로 집중 강화하고 그렇지 못한 항로는 통합·축소하는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Q3. 본사에서 케이라인코리아의 위치는? 한국법인만의 차별화를 위해 노력하는 점은?
저는 케이라인이 ‘일본회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본적은 일본에 두고 있지만 이미 국제적인 회사로 유기적인 움직임을 하는 ‘한 몸’인 것입니다. 따라서 케이라인은 전 세계 모든 현지법인에서 일하는 수많은 직원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때문에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재산은 사람이고, 회사가 발전하느냐 못하느냐는 인재육성에 달려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한국 직원들이 일을 하며 보람을 느끼고 스스로 얻는 바가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입니다.
직원들은 매일매일 생활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는데 월급이나 일 때문에 그 시간을 따분하게 보낸다면 직원과 회사 모두에게 불행한 일일 것입니다. 저는 케이라인코리아의 직원들이 회사 업무를 통해 큰 성취감을 느끼고, 일하는 것을 즐거워했으면 합니다.
케이라인코리아라는 테두리 안에서 회사와 직원이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면 결국 케이라인 전체에도 그 파급효과가 미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4. 최근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경영’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선사 역시 이에 해당 될 텐데, 케이라인코리아가 진행하고 있는 친환경 방침은?
케이라인은 현재 전 세계 해상항로에 500척에 가까운 선박을 배선·운항하는 작지 않은 선사입니다. 이럴수록 환경보전은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에 케이라인은 선박의 건조부터 운항, 폐선까지의 전 시점에서 환경을 고려한 선택을 추구하고 있으며 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 유황산화물의 배출 감소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선박을 건조할 때에는 환경 부담이 적은 엔진, 저에너지 추진시스템, 마찰이 적은 도료의 사용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선박을 운영할 때에는 저유황연료의 사용, 밸러스트수 내의 수생생물 처리,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한 저속운행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선박을 해체할 때에는 환경을 고려한 야드 선정, 잠재적 유해물질 기록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사로서 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대책은 ‘선박의 안전운항’이라고 생각합니다. 선박 운항 중 전복 혹은 충돌 사고가 발생하면 그에 따른 연료유 유출과 해양생태계 파괴는 엄청납니다.
이런 중대한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케이라인은 국제 선박운항 기준을 준수함과 동시에 케이라인이 독자적으로 제정한 안전관리시스템(케이라인 스탠다드)을 구축했습니다. 이에 더해 일본, 필리핀, 인도, 동유럽, 북유럽에 설치된 케이라인마리타임아카데미(KLMA)에서 환경 관련 교육·훈련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는 저희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특히 요즘 선박들은 IT화 돼 다수의 선원을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그에 걸맞는 기술력을 갖춘 선원을 요구하는 추세입니다. 이에 케이라인 선원들은 새로운 운항기술의 발전에 발맞춰 KLMA에서 교육받습니다. 이로써 타 선사보다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경쟁력 있는 선원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것입니다.
LNG 연료 기반 선박 개발 ‘선취’, 녹색이노베이션 앞장서
또한 케이라인은 지난해 타 선사보다 앞서 LNG 연료 기반 선박 개발의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가와사키중공업과 노르웨이선급(DNV)이 공동 개발하기로 협의를 해 2015년 중으로 취항할 예정인 이 선박은 획기적인 연료 절감과 친환경 운항을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LNG 연료 기반 선박 개발에 성공하면 지금보다 이산화탄소는 40%, 질소산화물은 80~90%, 유황산화물과 매진은 100% 저감할 수 있습니다. ‘기름’이 아니기 때문에 힘이 약할 거라 짐작하실 수도 있지만 이 선박은 약 2천대의 자동차를 적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그 점 역시 보완합니다.
한편 LNG연료선이 건조된 후 운항을 할 때에도 LNG운반선만의 운항 노하우가 필요하기 마련인데, 이에 케이라인은 지금까지 함양해 온 기술력을 활용해 남보다 뛰어난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어렵다고 간주되는 선사 간 차별화 역시 도모할 수 있습니다.
Q5. 현재 한국의 해운 시황에 대한 견해는? 그리고 케이라인코리아는 한국에서 어떻게 경쟁해 나갈 건지?
크게 아시아발 수출의 경우, 중국에 많이 의지하는 상황은 당분간 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한국은 전 세계 수출규모 7위를 기록하는 등 수출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현재 한국의 경제 흑자를 수출 부문이 견인하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수출 산업인 해운을 저희 케이라인코리아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감을 느끼는 동시에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입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은 지금 중국 등의 수출 초과국, 그리고 유럽과 일본 등의 수입 초과국과는 달리 수출과 수입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또한 수출이 성장하는데 발맞춰 수입 역시 매년 10%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선사의 입장에서 보면 컨테이너의 회송이 필요하지 않은 ‘바람직한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케이라인은 예전부터 ‘케이라인 정신(K Line Spirit)’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이를 모토로 삼고 있습니다. 케이라인 정신은 ‘독립적이고 자유로우며 활기차고 진보적인’ 사고방식을 함축하고 있어 가능성을 지닌 성장의 근원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 개념을 확고히 지녀 이 같이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케이라인코리아가 올바른 성장을 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객들 머릿속에 ‘긍정의 빨간 컨테이너’ 심기에 총력
개인적으로 저는 케이라인의 빨간 컨테이너를 좋아합니다. 세계 각 국의 항만을 돌아다니다 보면 유독 케이라인의 빨간 컨테이너가 눈에 잘 띕니다. 항만 뿐 아니라 도로 위에서 케이라인의 컨테이너를 실은 트레일러와 마주칠 때면 ‘아, 케이라인!’하며 매우 뿌듯해지곤 합니다.
저 역시 그렇지만 케이라인의 입장에서 우리의 빨간 컨테이너는 단지 화물을 실어 운반하는 상자가 아닌 그 이상의 애착을 갖게 되는 대상입니다.
한국의 고객들도 저처럼 케이라인 컨테이너를 보면 ‘빨간색 = 케이라인’하며 ‘더 많이 케이라인을 이용하고 싶다’고 생각하길 바라고, 그러기 위해 저 역시 노력할 것입니다. 코리아쉬핑가제트의 독자 여러분들도 케이라인의 ‘빨간 컨테이너’를 부디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 < 김보람 기자 br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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