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07 13:12

동서발전 3억弗 수송권 해외유출…국적선사 ‘반발’

18년 석탄수입수송 日 NYK와 체결

한국전력 자회사인 동서발전이 일본 선사와 장기수송계약을 체결하자 국적선사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동서발전은 지난달 21일 계약기간이 18년짜리인 발전용 석탄 장기운송 1차 입찰에서 일본 NYK를 수송선사로 선정했다. 계약 규모는 20만t급 선박 1척(2억달러)과 9만t급 선박 1척(1억달러) 등 총 3억달러다.

동서발전은 국내 해운업계의 반발을 우려해 1차 입찰 결과를 즉시 발표하는 관례를 깨고 어제(6일) 2차 장기수송계약 입찰결과와 동시에 발표하는 등 전형적인 ‘꼼수행태’를 보여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선주협회는 즉각 성명서를 발표하고 계약 철회를 촉구했다. 협회는 ‘동서발전의 장기수송권 해외유출에 관한 우리 해운업계의 입장’이란 제하의 성명서에서 “국내 최대공기업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동서발전이 국익과 공익은 물론 상호주의 원칙을 무시하고 일본선사에게 발전용 석탄 장기운송권을 내준 것은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기반을 크게 위협하는 처사로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세계해운시장의 불황으로 어려움에 처한 우리 해운업계의 현실을 외면한 채, 해외에서 들여오는 수천억원 규모의 발전용 석탄 장기운송권을 일본계 해운회사에 몰아 준 동서발전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며 동서발전의 각성을 촉구했다. 지난 2008년 9월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해운시황 침체로 3년 사이 국적선사 52곳이 문을 닫았으며 10개 선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게다가 일본 전력회사들은 연간 1억7000만t의 발전용 석탄수입 수송에 한국선사 참여를 철저히 배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동서발전의 NYK 편애가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동서발전은 지난 2004년 국내 발전사로는 최초로 NYK에 수송권을 넘겨준 뒤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일본선사에 수송권을 넘겨주고 있다. 동서발전은 지난 2004년에 호주에서 18년간 석탄 2700만t(연간 150만t)을 수입하는 장기수송권을 국적선사들을 따돌리고 NYK에 넘겨줬으며 2009년에도 10년 장기운송계약을 NYK와 맺었다.

일본선사들은 우리나라 한국전력 자회사의 전체 석탄 수입량 중 18%를 수송해 연간 1억8375만달러(2114억원), 계약기간동안 20억달러(2조2300억원)의 외화를 챙기고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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