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26 16:36

한중항로/ 설연휴 밀어내기 물량 실종…운임 약세 뚜렷

지난해 수송물동량 성장세 양호

한중항로는 새해 들어 물동량이 급감한 모습이다. 설날 전 밀어내기 물동량도 전혀 나오지 않았다.

취항선사들에 따르면 1월 물동량은 전달에 비해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선사들은 물동량이 20% 이상 급감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성수기효과를 보지 못한 한중항로는 새해 들어서도 부진의 늪을 빠져 나오지 못한 모양새다. 물동량 약세는 수출과 수입항로 양 노선에서 공통되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선사들은 전한다.

과거엔 중국 춘절(설날)을 앞두고 밀어내기 물동량이 터져 선사들을 흐뭇하게 했지만 최근 들어선 그런 특수도 보이질 않았다. 이벤트성 호재마저 항로에서 사라져 버린 셈이다. 선사들은 춘절 연휴가 끝나는 2월 초까지 물동량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선 새해 밀어내기 물량도 쏟아지질 않았다”며 “중국은 춘절 연휴가 2월초까지 계속되기 때문에 공장가동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는 2월 중순 이후에나 시황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황 약세로 운임도 바닥권에서 횡보를 이어가고 있다. 부산항 기점의 수출노선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0달러 선이다. 특히 일부 선사들은 제로운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질 만큼 상황이 좋질 않다.

수입노선의 경우 기본운임은 0달러인 반면 부대운임을 통해 그나마 비용보전을 하고 있다. 수입노선에서 부과되고 있는 부대운임은 유가할증료(BAF)와 컨테이너재배치비용(CIC) 통화할증료(CAF) 등이다. 부과 폭은 TEU 기준으로 BAF 160달러 CIC 100달러 CAF 30달러 정도다. 하지만 CIC나 CAF를 면제해주는 선사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돼 전체적인 운임수준은 하향추세다. 상하이항운교역소에 따르면 상하이발 부산행 운임은 TEU 기준으로 170달러 안팎을 기록 중이다.

선사들이 수익성 악화에 허덕이고 있는 것과 달리 지난해 한중항로 물동량 실적은 모두 상승세를 탄 것으로 집계됐다. 시황부진의 근본 원인이 선복공급 과잉에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물동량은 110만4796TEU, 수입물동량은 149만6929TEU를 기록, 1년 전에 비해 각각 8.1% 7.3% 성장했다. 다만 로컬물동량은 두 자릿수로 신장한 반면 환적물동량은 두 자릿수로 감소해 희비가 엇갈렸다. 수출 로컬물동량은 10.5% 늘어난 101만2547TEU 수입 로컬물동량은 10.5% 늘어난 131만1451TEU였다. 이에 비해 수출 환적물동량과 수입환적물동량은 각각 9만2249TEU 18만5478TEU를 기록, 13% 11% 감소했다.

한편 평택 기점의 신항로 개설은 이 항로에 항권을 보유하지 않은 천경해운 태영상선 동진상선 중 한곳에 의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선사들은 황정협 주재로 회의를 갖고 이들 세 선사에게 항로 신설 우선권을 주는데 합의했다.

세 선사는 항로 신설을 두고 서로 물러서지 않고 있어 최종 운항선사 결정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기존 부산항 항권을 반납하고 평택항 노선을 신설하는 방식이어서 선사들이 막판에 참여 포기를 선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천경해운과 동진상선은 부산항 항권을 모두 사용해 선박을 띄우고 있어 평택항 서비스 신설을 위해선 기존 부산항 노선을 철수 해야 한다. 반면 태영상선은 장금상선에 넘겨줬던 항권을 다시 받아서 평택항 노선 신설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파악됐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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