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26 16:28

한일항로/ 수출 ‘보합’ 수입 ‘약세’로 출발

수출입 불균형 심화

새해 들어서도 한일항로의 수입화물 약세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엔고 흐름이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어서 향후에도 현재의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취항선사들은 1월 한일항로 물동량은 전달에 비해 수출항로는 약보합세, 수입화물 약세를 띠었다고 전했다. 수출항로는 일본 신정 연휴에다 우리나라의 설 연휴가 겹치면서 공장가동이 크게 줄었음에도 하락 폭은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지난해 연말 일본 신정 연휴를 앞두고 모처럼 밀어내기 물동량이 나타나면서 12월 실적이 11월 실적을 앞질렀다는 점을 고려할 때 1월 실적도 예상만큼 나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11월은 한일항로의 최대 성수기로 평가되지만 지난해엔 오히려 물동량이 뒷걸음질치는 등 성수기다운 모습을 전혀 보이지 못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가 발표한 11월 한일항로 수송실적(환적화물 포함)은 13만3478TEU로 10월의 13만7731TEU에 비해 3.1% 감소했다. 수출항로 물동량은 7만8917TEU로 2.5%, 수입항로 물동량은 5만4561TEU로 4% 감소했다. 12월 물동량은 10월엔 못 미치지만 11월보다는 2~3%가량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수입항로는 지난 한해 계속된 약세가 새해에도 되풀이되고 있다고 선사 영업담당자들은 말했다. 엔고에 따른 물동량 둔화가 수입항로의 시황 흐름을 규정짓는 키워드다. 현재 수입 물동량은 수출 물동량의 70% 수준도 되지 않는 실정이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수입항로에선 환율과 국내 경기 둔화가 시황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며 “특히 엔화강세가 수입 물동량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출입 항로의 물동량 흐름이 운임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수출항로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30달러 안팎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수입항로 운임은 지난해 10월 100달러 아래로 떨어진 뒤 80~90달러대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정 중이다. 선사들이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는 한 현재의 운임하락세는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들린다.

하지만 한국근해수송협의회를 중심으로 검토했던 선적상한제(실링제도)의 수출입노선 분리는 도입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다수결의 방법으로 도입을 강행한다면 성공 가능성도 점쳐지지만 협의회측은 만장일치에 의한 도입을 고수하고 있다. 다수결의 방식으로 도입을 했다고 하더라도 제도가 제대로 안 지켜진다면 선적상한제 자체가 존립의 위기에 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분리를 주장하는 선사측 관계자는 “현재 실링 분리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지만 일부 선사들이 반대하고 있어 도입은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모든 선사들이 합의할 만큼 수출입 물동량의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취항선사들은 12~1월 선적상한선인 91%는 모두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월 물동량이 수입화물을 중심으로 약세를 띠고 있지만 12월 실적이 좋았던 까닭이다.

한편 그랜드얼라이언스가 일본 대지진 이후 중단했던 일본-북미서안 항로(SCX)의 센다이항 기항을 22일부터 재개해 국적선사들의 환적물량 집화가 다소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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