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23 07:07

송년특집 Ⅱ/ 2011-2012년 해운시황 및 경기전망 설문조사

새해 해운경기 ‘밝지 않을 듯’ 응답 우세
선복과잉 해소가 시황회복 최대 관건 / 시황 반등 내년 상반기까지 힘들 듯
응답자들 “북미항로, 내년 시황 회복 가장 기대돼”

2009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인해 유례없는 해운경기 불황을 겪다가 지난해 큰 폭의 회복이 이뤄져 올해애도 해운시황의 상승세가 예상됐다. 하지만 유럽의 재정 위기와 선형의 대형화 등으로 선복이 남아도는 등 컨테이너선은 다시 침체의 늪에 빠지게 됐다. 본지는 2011년 한해를 보내면서 해운물류업계 종사자 240명을 대상으로 해운시황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올해 해운시장을 돌아보고 내년 시황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많은 해운업계 종사자들은 내년 해운시황이 올해보다 더 침체되거나 회복되더라도 소폭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2012년 해운시황 전망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66%의 응답자가 ‘올해보다 더 침체가 심화될 것’으로 응답했다. 34%의 응답자는 다소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고, 완전히 회복될 것이란 응답자는 한명도 없었다.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와 현재 해운시황 중 침체가 더 심한 시기는 언제인가’란 질의에서는 ‘현재 시황’이 40%, ‘금융위기 당시’가 24%, ‘비슷하다’가 36%로 현재 시황이 더 안좋다는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 한해 불황이 가장 심했던 항로’를 묻는 질문에서는 ‘구주항로’가 61%를 차지해 올해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이 매우 컸음을 알 수 있었다. 그 뒤를 이어 ‘북미항로’ 21%를 차지했고, ‘한중항로’ 7%, ‘중남미·아프리카항로’ 6%, ‘동남아항로’ 5%를 차지했다.

세계 정기선 시장의 기간항로라고 할 수 있는 구주 및 북미항로의 불황으로 전체 해운경기가 영향을 받은 셈이다. 이들 항로는 지난해 시황회복을 이끌었던 지역이기도 했다.

‘근해항로 중 시황이 가장 양호했던 항로’ 질문에서 ‘한일·한중·동남아항로’가 비슷비슷한 응답수를 보였다. 이들 항로는 각각 34%, 32%, 29%였으며 한러항로는 5%를 기록했다. ‘해운경기의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는 언제로 보는가’에 대해서는 ‘2013년 상반기’ 응답이 54%를 차지했고, ‘2012년 하반기’가 24%, ‘2013년 하반기 이후’ 21%였다. ‘2012년 상반기’는 단 1%에 그쳤다. 최소 내년 하반기 이후가 시황회복의 기준점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회복이 기대되는 정기선 항로’에 대해서는 ‘북미항로’ 51%, ‘중남미·아프리카항로’ 26%, ‘한일 등 근해항로’ 13%, ‘구주항로’ 9% 순으로 나타났다. 대대적인 선복감축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북미항로에 대해서는 회복기대가 가장 큰 것으로 응답했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가 오래 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구주항로의 표가 가장 낮게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미주·유럽항로 취항 유수선사들의 일부 노선 서비스 중단이 운임안정에 도움을 줄 것인가’라는 질문에 ‘다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80%나 차지했다. ‘큰 도움이 될 것’ 11%, ‘전혀 도움 안될 것’ 9%를 기록했다.

‘2012년 한해 정기선 운임 전망’에 대해선 절반 가까이가 ‘올해보다 소폭 상승’(49%)이 가장 많이 응답해 운임 회복에 희망을 가지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큰 폭의 시황 호전세가 보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33%의 응답자는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올해보다 소폭 하락’은 15%, ‘올해보다 크게 하락’은 3%를 차지했다. ‘올해보다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에는 한명도 없었다.

2010년 해운시황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운임도 강세를 보여왔지만, 올해는 선복량이 늘어나 물동량은 늘었어도 운임약세는 지속됐다. ‘내년도 정기선사들의 운임인상 성공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소폭 인상’이 60%, ‘희박하다’ 40%였으며 ‘큰 폭 성공’은 아무도 없었다.

‘세계 정기선사들의 선복과잉 해소 시점’에서는 ‘2013년’ 46%, ‘3년내 어려워’ 35%, ‘내년 하반기’ 18%, ‘내년 상반기’ 1%를 기록해 선복과잉의 문제가 쉽사리 해결되지 못하고 장기화될 전망이 우세했다.

지난 11월18일 국토해양부는 캠코 글로벌 선박투자회사 28~33호를 인가해 구조조정기금을 재원으로 선사들의 선박을 매입해 유동성을 지원했다. ‘올해를 끝으로 마무리되는 정부의 해운 구조조정펀드의 향후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는 팽팽한 모습을 보였다. ‘불황에 대처해 계속 존속돼야 한다’가 39%, ‘향후 시황을 보고 판단’이 31%, ‘큰 효과 없었다’가 30%였다.

‘불황이 가장 심했던 해운시장’을 물었더니 응답자의 3분의2가 ‘컨테이너선’(66%)이라고 답했으며, ‘건화물선’은 28%, ‘유조선’은 5%였다. 컨테이너선은 세계 해상물동량 증가세 둔화와 공급과잉 등의 문제가 산적하며 불황의 직격탄을 맞으며 건화물선이나 유조선보다 피해가 컸다.

올해 해운물황으로 해운물류업체들의 구조조정과 관련해서 물어봤다. ‘극심한 해운불황으로 임금동결이나 인력감축이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임금이나 인력감축 등의 방식은 눈에 띄게 대두되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없었다’가 56%, ‘있었다’가 29%, ‘계획있다’가 15%로 나타났다.

‘해운불황 극복을 위한 시급한 과제’에 대해서 57%의 응답자가 ‘선박공급 축소’를 꼽았다. 응답자의 25%는 ‘선박계선 증대’를, 18%는 ‘공동운항 확대’를 택했다. 과잉선박 축소가 가장 불황 타계에 현실적인 방법으로 꼽았고 계선 증대와 공동운항을 늘리자는 의견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MSC와 CMA CGM이 전격 제휴해 내년 1분기 서비스 개편에 들어가는 등 유수 선사들의 공동운항이 확대가 예상된다.

향후 벌크선운임지수(BDI)에 대한 전망에 대해서는 ‘2000대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응답이 83%나 차지해 건화물선 시장도 시황회복이 매우 더딜 것으로 내다봤다. ‘1500대 이하로 추락할 것’이라는 응답은 9%로 집계됐고, ‘2500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은 8%에 불과해 벌크선시장도 긍정적이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토해양부 등 관계당국이 해운업체들의 불황극복을 위해 펼친 정책들에 대한 만족도’에 대한 질문에는 54%가 ‘매우 미흡하다’를, 46%가 ‘다소 미흡하다’를 차지해 정책들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박용 벙커C유 가격이 톤당 700달러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유가가 안정을 찾으면 해운시황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다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60%, ‘그렇다’가 21%를 차지해 응답자의 80% 이상이 유류비만 안정화되더라도 채산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의 19%는 ‘큰 영항 없다’고 말했다.

‘국적외항업계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한 견해’에 대해서는 절반 넘게 ‘부분적 통폐합이 필요하다’(55%)고 답했다. ‘자유경쟁체제 유지’와  ‘구조조정 절실’은 각각 25%, 20%를 차지했다.

올해 경인운하 아라뱃길이 개장돼 벌크선이 운항에 들어갔다. 아라뱃길 물류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물었는데 ‘활성화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응답이 51%, ‘물류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응답이 48%를 차지했다. ‘비용절감으로 이용이 확대될 것’이라는 응답은 1%에 불과해 아직 아라뱃길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국제물류주선업계의 올 한해 평가를 묻는 질문에는 ‘불황이 심각했다’는 응답이 82%로 압도적이었다. ‘호조’는 10%, ‘비교적 좋은 편’은 8%에 불과했다.

‘운임지급시 외상거래가 많은 포워딩 시장에서의  최근 외상거래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크게 변화없다’가 61%를 차지했고, ‘외상 기간이 길어진다’가 23%, ‘외상거래가 많이 줄었다’가 16%로 크게 변화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금융권이 해운선사들을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다소 낮게 평가한다’(52%), ‘부정적이다’ (39%) 등 부정적 시각이 전체의 90%를 육박하고 있다. ‘좋은 평가’는 9%에 머물렀다.

마지막으로 ‘선주협회 등 해운단체들이 해운물류업체들의 불황 극복을 위해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냐’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가 64%,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가 20%로 부정적인 견해가 다수(84%)를 이뤘고, ‘그렇다’는 16%에 불과했다. 해운단체들은 회원사 권익을 위한 제도 개선과 경쟁력 강화 등에 더욱 박차를 가해 해운물류업체들에게 신뢰를 받아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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