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역료 덤핑 해결 시급”
여수광양항만공사(YGPA) 이상조 초대사장은 2020년까지 광양항을 컨테이너 600만TEU를 처리하는 동북아 10대 항만으로 성장시킬 것이란 중장기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이 사장은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하고 일본 및 중국선사, 한국 피더선사를 대상으로 포트세일즈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마케팅 강화를 위해 마케팅팀을 독립부서로 승격시키고 조직과 인력을 확충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시급한 해결과제로 항만 하역료 덤핑 문제를 꼽았다. 4만원대 이하로 떨어진 하역료로 운영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사장직을 걸고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사장과의 일문일답.
Q. 여수광양항만공사 초대사장으로 취임한 소감은?
“여수광양항만공사의 초대사장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에 대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여수광양항은 2010년 기준 컨테이너 화물 209만TEU와 총물동량 2억1700만t을 처리하는 명실상부한 국내 제2의 항만이다.
공사 임직원들은 그동안 연마한 풍부한 경험과 열정을 바탕으로 여수·광양항이 2020년 컨테이너 물동량 600만TEU, 총물동량 3억t을 처리하는 동북아 10대 국제물류항만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동북아를 넘어 세계 물류중심항만을 꿈꾸는 여수·광양항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여수광양항만공사에 여기 참석하신 언론인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기대한다.”
Q. YGPA의 설립목적과 기능은?
“당초 전국 주요항만의 조기 선석개발을 목적으로 설립된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이하 컨공단)이 역할을 완수했고, 부산항만공사가 설립돼 그 기능이 광양항 관리·운영으로 축소되면서 역할의 전환이 필요했다.
또 여수항과 광양항은 동일 항로에 항만이 연접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수지방해양항만청과 컨공단이라는 두개 기관이 관리해 왔다. 즉 광양항내 컨테이너부두와 배후단지는 컨공단이, 여천석유부두 여수항 광양제철부두 등은 여수항만청에서 관리해 왔다. 이 같은 비효율성를 개선하기 위해 공사가 지난 8월19일 신설됐고, 이제는 항만 전체를 1개 기관인 공사에서 관리, 운영하게 된 것이다.
공사는 여수항과 광양항의 항만시설 관리·운영, 항만관련 기술개발 및 전문인력 양성, 그리고 항만관련 정부, 지자체 위탁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항만물류 연구개발과 마케팅 등 다양한 항만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Q. 현재 광양항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은 뭔가?
“항만에서 제값(적정하역료)을 못 받고 있다. (20피트 컨테이너 기준) 홍콩이 120달러, 중국 선전이 100달러의 하역료를 받는다. 하지만 부산은 5만원대, 광양은 3~4만원을 받는다고 한다.
이렇게 헐값을 받으면 운영사들이 다 죽는다. 운영사들이 이익을 내도록 해야 하는데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머스크를 처리하는 대한통운도 적자고 KIT(한국국제터미널)도 적자다. 운영사가 우리한테 (항만사용료를) 깎아달라고 부탁해서 (하역료) 가격을 올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라남도가 F1 시설을 잘 만들어 놨다. 외국보다도 낫더라. 광양항도 시설을 잘 만들어 놨는데 가격을 제대로 받게 해야 하지 않겠나? 항만공사 통합얘기가 나오는데, 국가가 통제해서라도 가격을 제대로 받게 해야 한다고 본다. (이 문제를 두고) 정부가 반성을 해야 한다. 내 직을 걸고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다.”
Q. 자율경영 확보와 민간의 경영기법의 도입을 선언했다. 계획과 조직구성은?
“컨공단과 공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의사결정의 자율성과 독립성에 있다. 컨공단 체제에서는 ‘이사회’라는 최고 의사결정기구가 있음에도 주요 정책은 주무부처의 승인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공사 체제에선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항만위원회’에서 결정하는 체제로 운영된다.
공사는 컨공단 체제에 비해 의사결정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고 더 높은 수준의 책임경영에 최선을 다하겠다. 또 컨공단과 공사 모두 공공재를 제공하는 공공기관이지만 컨공단의 경우 무자본 특별법인으로서 자본금이 없었지만 공사는 국가에서 100% 출자한 공기업이다.
기존 컨공단의 경우처럼 정부의 정책을 집행하는 비수익적 사업 기능에 역점을 두기보다는 독립채산제 형태의 수익적 사업 기능에 역점을 두겠다. 개발사업이 끝나 공사의 재산으로 귀속되는 자산을 통해 탄력적인 경영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Q. 컨테이너부두 건설에 따른 부채를 안고 출범했고 이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해소방안은?
“공사의 부채는 2010년 말 기준으로 1조467억원이다. 정부지원금 3300억원과 타 항만공사로 자산을 넘긴 대가 671억원, 자산 매각대금 1600억원이 2017년까지 수입으로 계획돼 있다. 실질적인 채무액은 4896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아울러 여수·광양항의 경우 현재 항만시설에 여유가 있어 추가로 항만시설 개발수요가 많지 않을 뿐 아니라, 여수항 등에서의 항만운영 수입이 매년 400억원 이상씩 추가로 들어오기 때문에 항만이 조기에 활성화될 경우 빠르게 부채를 해소해 재무건정성 확보가 가능하리라 보고 있다.”
Q. 다른 항만과 차별화 정책이 있다면?
“글로벌 선사개편과 컨테이너선 대형화로 중심항만 선점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도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세워서 항만 활성화를 꾀할 것이다. 공사 전환에 맞춰 마케팅 조직을 독립 팀으로 승격시켜 마케팅 조직을 강화했다. 내부 인력충원 및 전문인력 영입 등의 조치도 마쳤다.
또 선·화주 유치효과를 높이기 위해 일대일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으며 CEO(최고경영자) 직접 마케팅 활동과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 등으로 다른 항만과 차별화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해외 마케팅 전략을 강화해 물동량 확보는 물론, 항만배후단지에 유망한 글로벌 물류제조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교역량이 많은 일본 국적선사 및 한국계 피더선사를 대상으로 로드쇼를 개최하고 동남아선사를 대상으로 포트세일즈를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중국 내 주요선사와 화주의 본사를 직접 방문해 여수광양항 홍보는 물론 선대 유치를 위한 노력을 할 생각이다.”
Q. 사장님의 경영철학은?
경영철학이라고 거창하게 말할 것은 아니지만 국가발전을 위한 책임경영, 직원들에게 좋은 직장을 선물하자는 생각으로 여수광양항만공사를 이끌겠다.
국가발전을 위한 책임경영 차원에서 여수광양항의 신규 물동량 창출과 부채를 조기 상환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친환경 항만, 항만내 무분규와 노사 화합을 정착시키겠다. 지금까지 광양항은 파업이 많은 항만으로 알려졌지만 앞으로는 무파업 항만을 브랜드화하려고 한다. 제가 사장으로 있을 때까진 파업은 없을 것임을 감히 말씀드린다.
또 직원들에게 좋은 직장을 선물하기 위해 여수·광양항 및 여수광양항만공사의 위상을 높이고 즐거운 일터,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일터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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