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29 17:04

東/南/亞/航/路 인니·베트남 운임회복 잘될까

국적선사 10월부터 30~50弗 인상키로
동남아항로는 원양항로의 불황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유럽항로가 선복과잉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길목에 있는 동남아항로도 그 여파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모양새다.

시황 하락은 원양항로 선사들의 전환배치(캐스케이딩)가 가장 큰 원인이다. 물동량은 꾸준히 늘고 있음에도 원양항로 취항선박 대형화로 기존 원양항로를 운항하던 선박들이 동남아항로로 밀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 선사 MOL은 한국발 태국 서비스 선박을 1700TEU에서 2500TEU급으로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원양
항로 선박 교체에 따른 전환배치 성격이다.

전환배치로 동남아항로는 만성 선복과잉에 시달릴 수밖에 없게 됐으며 운임도 선사간 공격적인 영업이 확대되면서 급전직하로 떨어졌다. 중국 국제해운망에 따르면 중국-동남아 운임지수는 600~700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천포인트대였다가 크게 하락한 것이다. 실제로 싱가포르항로의 경우 지난해 500~600달러대에서 올해 200~250달러대로 운임이 곤두박질쳤다.

선사들은 바닥까지 떨어진 운임을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비록 선복과잉이 선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아시아역내협의협정(IADA)은 지난 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최고경영자(CEO) 회의를 가졌다. 이 회의에선 무엇보다 운임회복이 화두가 됐다.

선사 CEO들은 회의에서 11월에 동남아시아 전 지역에서 20피트 컨테이너(TEU)당 75달러씩을 인상하자는 운임회복안에 합의했다. 동남아항로가 일반적으로 9월부터 상승곡선을 타기 시작해 11월에 정점을 찍는 물동량 흐름을 보여 온 것을 고려한 조치다.

하지만 국적선사들은 이 운임회복안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물동량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항로라면 운임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품어 볼 수 있다지만 경쟁이 심한 싱가포르나 홍콩 등과 같은 항로는 운임회복안을 추진하더라도 ‘무위’로 끝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고려해운 흥아해운 STX팬오션 장금상선 등 동남아항로를 취항하는 국적선사들은 선별적인 운임회복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자신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나 베트남에서 운임인상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경우 물동량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베트남 호치민은 물동량이 양호하면서도 국적선사들의 점유율이 높다.

이들 선사는 10월부터 TEU당 인도네시아는 50달러, 베트남은 30달러씩 운임인상에 나설 계획이다. 양해해운 철수로 상황이 다소 호전됐던 태국항로는 하반기 들어 다시 경쟁이 심해지고 있어 운임인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9월부터 성수기가 시작되지만 물동량 상황은 썩 좋은 편이 아니다”면서도 “유가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채산성 확보를 위해선 선사들이 운임회복을 강하게 밀어부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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