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31 17:24

“홍콩과 한국은 해운동반자”

홍콩해운항만당국 방한 인터뷰
초대형 컨선 타깃 17m 증심 추진
낮은세율 이중과세방지로 해운기업 투자 유인



5월31일 홍콩해운물류당국이 한국을 찾았다. 홍콩해운발전국 홍콩항구발전국 홍콩무역발전국 홍콩증권거래소 홍콩국제중재센터 등은 이날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세계로 뻗는 국제해운의 중심지홍콩'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한국에 홍콩 해운항만시장의 장점과 가능성을 알리는 시간을 마련했다.

행사 도중 만난 미리암 라우 킨이 홍콩 입법회 의원(해운교통위), 케네스 쿠 홍콩선주협회장, 루핀 막 DP월드홍콩 사장(콰이충터미널 운영) 등은 홍콩과 한국이 해운항만분야에서 오랜 동반자였음을 강조했다. 특히 쿠 회장은 홍콩 선주들이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던 시절에도 한국 조선소에 선박을 발주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홍콩항이 초대형 컨테이너선 유치를 위해 17m까지 증심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낮은 법인세율 해운업에 대한 이중과세방지 등을 들며 홍콩 해운시장에 한국 해운기업들이 진출하기를 기대했다.

Q. 한국 방문 목적은?

정부 정책차원에서 홍콩 항만과 해양산업을 한국에 소개하고 기존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홍콩 각 기업들은 한국 기업들, 선주, 조선소 등과 많은 관계가 맺고 있으며 공통점도 갖고 있다. 홍콩과 한국은 선박등록처가 있고 해운이 발전해 있다. 홍콩은 콰이충 터미널이 있으며 한국은 부산항과 인천항이 있는 식이다. 형제자매와 같은 관계다. (라우 킨이)

70년대 초반부터 홍콩 선주사들은 정기용선을 통해 한국 선주사와 거래했다. STX팬오션 흥아해운 SK해운 등이 고객이었다. 또 홍콩 선주사들은 한국 조선사에 많은 선박을 발주했다. 한국이 IMF를 겪을 때에도 둥젠화(董建華) 홍콩정부 수반과 홍콩 선주사들이 한국을 방문해 대우조선에 신조선을 발주했다. 한국은 포스코 GS칼텍스 등의 기업이 컨테이너 분야에서 홍콩 선주사의 중요한 고객이다. (쿠)


Q. 중국 본토 컨테이너부두 발전으로 홍콩항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중국의) 주강삼각주(Pearl River Delta) 항만은 비용 및 시설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 그러나 홍콩 항만은 자유항의 강점이 있다. 간단한 세관절차, 빈번한 운항스케줄, 남중국으로 가기 전 최종 기항지라는 장점 등이 있다. 홍콩항의 물동량 성장은 2004~2008년 사이 연평균 3.7% 성장했다. 홍콩항의 물동량이 금융위기로 인해 2009년에 14.1% 하락했지만 2010년엔 12.6%로 빠르게 회복했으며 2011년 1~4월의 성장율은 3.2%였다.


Q. 최근 머스크가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을 대규모로 발주했다. 극초대형 선박 유치를 위한 전략은?

홍콩항 수심은 15m로, 만조 때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용할 수 있다. 현재 컨테이너부두 수심을 17m로 준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가 끝나면 모든 조수에서 초대형컨테이너선이 들어 올 수 있을 것이다.


Q. 항만활성화를 위한 홍콩정부의 지원 및 활성화 대책은?

우리는 주변 항만과의 경쟁을 의식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항만 이용료를 비교검토하고 있다. 올해 3월에도 항비를 20% 인하했다. 또 통관 효율을 확대하고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자 한다. 최근 해사처는 24시간 e-비즈니스 시스템을 통해 항만 이용자들이 사무실에서 결제, 증명서발급, 세관신고 등 항만 행정을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홍콩의 경쟁력은 물류서비스의 효율에 달려있다. 홍콩이 지역 물류 허브가 되도록 운송인프라를 개선하고 다양한 수송네트워크로 원활한 화물 이동을 보장할 것이다. 빠르고 투명한 세관 절차는 우리 물류산업의 또 다른 강점으로, 도로·항공·해운에 걸쳐 단절 없는 통관을 위한 전자플랫폼을 구현했다.


Q. 해운업 활성화를 위한 홍콩만의 특별한 지원대책이 있나?

아시아에서의 전략적인 위치, 수심, 천연항이라는 장점 외에도 홍콩은 제도적인 강점으로 국제해양의 중심이 될 수 있었다. 낮은 세율,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통화, 효율적이고 투명한 세관서비스, 자유항 지위, 자본과 정보의 자유로운 이동 등 많은 장점이 있다. 홍콩의 법인세는 16.5% 낮은 편이다. 게다가 28개 무역 상대국과 해운업을 포함한 산업에 대한 이중과세방지 조약을 체결했다. 또 2개국어가 가능하고 효율적인 인재들이 해운 산업에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는 장학사업을 통해 해양 산업 인력이 법, 경영, 물류 분야를 배우도록 하고 있다.


Q. 최근 한국에선 선박금융활성화를 위한 여러 가지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홍콩에선 선박금융 활성화를 위해 어떤 전략들을 추진하고 있나?

홍콩은 자본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장하고 국제적 통용 통화를 사용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라는 지위와 선주들의 대규모 클러스터 형성으로 선박금융 활성화의 기반을 제공한다. 2010년 선박금융 신디케이트론(syndicated loan)의 10대 주간사 중 8개의 주간사가 홍콩계였다. 홍콩의 선박금융은 유럽은행의 현지 지점·자회사를 통해 주도되고 있다.


Q. 홍콩항의 항만부대업 즉 해운대리점, 선박관리업, 선용품공급업 등의 발전 전략은 어떤 것들이 있나?

홍콩의 선주는 세계 상선대의 9%를 소유하고 있다. 오랜 해운산업의 역사 덕분에 홍콩에 잘 알려진 선박관리회사가 많다. 선박관리와 선박용품 공급은 종합적인 서비스여야 하며 효율이 가장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 홍콩은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고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홍콩 정부는 사용자 친화적인 e-비즈니스 시스템을 항만 사용자들에게 제공해 항만관련 신고와 항만당국과의 거래를 신속하게 제출하고 처리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Q. 한국은 신항을 새로 개발하면서 구항을 친수공간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홍콩은 노후항만시설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궁금하다.

우리가 중점을 두는 부분은 늘어나는 물동량을 수용할 수 있는 항만을 조성하는 것이다. 홍콩은 규모가 크지 않고 항만 바로 인근에 현대적인 항만 시설이 위치해 있다. 우리는 항만 시설을 업그레이드하고 새로운 시설을 확충하고 있지만 외항을 만들고 기존 공간을 새로운 공간으로 교체하는 것은 아니다. 24개 선석이 있는 컨테이너항 뿐만 아니라 우리는 리버트레이드 터미널, 미드스트림과 같은 내륙수로운송 및 공공 화물부두도 운영하고 있다. 친수공간은 홍콩의 소중한 자산이며 우리의 목표는 항만과 항만시설과 대중이 사용하는 산책로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Q. 해운시장의 향후 전망을 어떻게 보나?

중국이 해운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해운에 투자하게 됐다. 그 결과 중국과 한국에 많은 조선사들이 생겨났고 선박과잉이 불거졌다. 건화물선은 기존 70%가 신조됐다. 탱크선은 기존 선대의 30%가 지어졌다. 중국경제는 크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도 균형을 맞춰서 아시아 경제를 뒷받침해야 한다. 중국은 경제가 하강하지 않아야 하고 일본은 대지진 이후 다시 회복해야 한다. 한국은 경제발전을 계속해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이 언제 성장할지 모르기 때문에 아시아에 의존해야 한다.(쿠)

2008년까지 철강 등 벌크 부문에서 기회가 있었다. 2009년 이후 중국이 하강은 아니지만 성장속도가 느려졌다. 대형 인프라 건설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원자재나 벌크 쪽의 해운이 아니라 컨테이너 등 고급 제품 위주로 해운이 전환하고 있다. 중국 인구가 14억을 넘어가면서 소비재 제품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가 선사들의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라우 킨이)<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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