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21 15:00
한러항로/ 유가 상승에 선사들 ‘난감’…4월15일부터 EBS 실시
바닥친 운임에도 불구, 일부 화물 원양항로로 이탈 조짐
전통적으로 4월에서 9월까지 강세를 보이는 러시아항로는 4월을 맞이해 특별한 변화는 감지되지 않았다. 원양항로 운임 하락과 유가 상승이 러시아항로의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겨울철 물동량을 견인하던 육류와 가금류의 수출은 약세를 보인 반면 레진과 중국발 TSR화물이 주를 이뤘다.
원양항로의 운임이 하락하며 러시아 수출항로에는 빨간 불이 켜졌다. 대형 컨테이너선들이 기항할 수 있는 유럽항로에서 대형선사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영업을 지속하면서 빚어진 상황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수익 포기를 감수하면서까지 대형선사들은 치킨게임을 진행하는 양상을 보여 원양항로의 운임 하락세는 작년에 비해 눈에 띌 정도다. 이 같은 원양항로의 운임 하락은 러시아항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올 초 TSR 철송료 상승으로 화주들의 비용 부담이 증가한 것이다. 원양항로를 이용할 경우 환적을 통한 TSR 이용에 비해 10일 가량 늦게 도착하지만 운임 차이는 상당하다. TEU당 2천달러 이상의 차이를 보이는 운임은 원양항로의 큰 장점으로 어필되고 있는 실정이다. 러시아철도공사(RZD)에 따르면 지난 1분기에 TSR을 이용한 컨테이너 화물 운송은 전년대비 12.6%가 증가한 460만t을 기록했다.
물동량은 지난 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가전제품과 같은 경우엔 원양항로가 80% 가량 점유한 상태다. 이로 인해 소석률이 60~70%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게 변하지 않는 물동량에 비해 선복의 공급과잉은 여전해 운임 상승에 장벽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 항로를 기항하는 선사 관계자는 “소석률이 80% 이상 돼야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해 수익성이 좋지 않다”면서 “특히 유가와 용선료의 상승이 채산성 악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화물들이 원양항로로 이탈하면서 선복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는 상황이 발생해 운임은 약보합세를 지속하고 있다. 운임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데 반해 유가 상승이 선사들을 압박하는 강도가 점차 강해지자 러시아항로에는 지난 15일부터 긴급유류할증료(EBS)가 시행되기 시작됐다. 현재의 운임 수준은 2008년 이전과 비슷한 상태이지만 선사들의 비용은 유가 상승에 맞물려 크게 증가했다.
블라디보스토크항을 괴롭히던 적체현상은 완전히 해소된 상태다. 일부 선사들이 기항 터미널을 교체하며 모든 터미널에서 적체 현상이 사라진 것이다. APL과 머스크가 1달에 1번 서비스를 스킵한 것 이외에 모든 선사들은 정상적인 주간 서비스를 일정대로 운항 중이다.
<황태영 기자 tyhwang@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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