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17 11:40

여울목/ 일본 대재앙, 최악 상황 극복 시험대됐으면...

중동사태, 유럽재정위기, 중국의 긴축정책 등으로 작년 4/4분기이후 해운경기 시황이 예사롭지 않게 변화조짐을 보이고 있어 긴장하고 있는 터에 이번 일본 강진에 의한 쓰나미의 엄청난 파괴력에 전 산업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도 9.0의 일본 대지진은 실로 인류의 대재앙이다.

이번 대지진으로 일본피해지역 사망자와 실종자수가 하루 다르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제2차 대전이 끝날 무렵 엄청난 원폭의 피해국이었던 일본이 다시 원전 폭발에 의한 원폭 피해에 떨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한 국가의 국지적인 문제가 아니라 모든 인류가 향후 닥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담고 있는 듯 하다.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인 일본의 대지진 파장은 글로벌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은 뻔하다. 우선 세계 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으로 전망되고 해운, 항공 등 물류산업을 비롯한 전 산업에 걸쳐 새로운 정비가 필요할 지도 모른다. 해운물류분야만 보면 현재 나타나는 피해정도는 예상외로 적을 수도 있다. 부산/일본 동북부간을 운항하는 선사들의 경우 선박운항을 중단하는가 하면 터미널에 쌓아놓았던 컨테이너화물이 유실되고 장비도 파괴되는 피해를 입었다. 일부 유수선사들은 일본기항지를 바꾸는가 하면 일시적으로 기항을 중단하고 있다.

한일간을 운항하는 우리선사들의 경우 이번 지진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동북부 지역의 센다이, 하치노헤, 오후나토 등 일부 항만은 아직 제 기능을 못하고 있지만 이 지역이 한일간을 오가는 연간물량중 3%정도에 그치고 있어 그 피해는 미미할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번 일본 강진과 원전폭발등의 악재는 한일간 운항 국제 여객선 쪽으로 불똥이 튀었다. 일본지역을 운항하는 국제여객선의 승객수가 많게는 80%가까이 급감하는 등 한일간 국제여객선 운항선사들이 예상치 못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센다이항 등 이번 대지진으로 항만시설이 붕괴된 항만의 정상화는 많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이 지역 서비스 선사들은 운항노선을 대체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편 지난 고베 지진때도 그렇지만 일본으로 갈 물량들이 국내항으로 돌려 일시적으로 부산항 등 국내 항만들이 고베지진으로 오히려 환적물량 증가라는 호재(?)를 맞기도 했었다. 물론 궁극적으로 수출입 화물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 요코하마 등의 항만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일본 사태를 심각히 보고 있는 선사들이 일본 기항을 꺼리고 그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한일 해상운송 서비스는 큰 시련을 맞을 수도 있다.

수출업체들의 경우 예상과는 달리 대 일본 수출에 있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우리나라 공단등지의 자동차, 철강, 반도체, 가전제품 관련 수출업체들의 경우 대일본 수출입에 납기지연과 신규거래가 끊기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안타깝다. 한편 일본 대지진 여파에도 항공운송은 일부나마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지만 육상운송만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센다이공항을 제외하고 나리타, 하네다공항이 일제히 업무를 시작했지만 육로 수송수단은 워낙 광범위한 지역에 흩어져 있어 복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대형화주들은 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일본내 물류업무에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해운을 비롯한 육상 전반에 걸친 물류시스템 점검이 철저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번 동일본 대지진은 중동사태, 유럽재정위기, 중국 긴축정책 등과 더불어 금융위기이후 재도약의 힘찬 출발을 하려하는 세계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은 분명하다.

이번 일본 사태는 최악의 상황에서 우리경제가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또 우리 해운업 등 물류산업이 얼마나 경쟁력을 발휘할지 시험대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창훈 편집국장 chjeong@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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