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24 14:00

中 위안화, 무역 결제 통화로 잰걸음

올해 위안화 결제 전년대비 2배↑
소프트웨어 업체 A사의 중국 현지 법인은 지난해부터 중국에서 생긴 배당금과 수입대금 등을 한국 본사로 보낼 때 달러화 대신 위안화로 결제하고 있다.

환전을 하느라 시간을 허비할 필요도 없고 환전 수수료를 물지 않아도 되기 때문. 위안화를 송금 받은 한국 본사도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가만히 앉아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중국 위안화가 우리나라 무역 결제 통화로서 급부상중이다. 중국과의 무역 거래가 늘면서 기축 통화인 달러화 대신 위안화로 결제하는 비중이 늘고 있는 것. 비용 측면 뿐 아니라 전략적으로도 위안화 결제를 고려할 필요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지난 2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교역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은 0.4%(2008년 기준)에 불과한 반면 달러화 결제 비중은 무려 97%나 된다. 아직까진 달러화가 절대적 지위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전체 무역 결제에서 위안화 비중의 확대는 폭발적인 수준이다.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위안화의 무역 결제액은 183억위안에 불과했지만 4분기엔 무려 3,128억위안으로 성장했다. 물론 연간으로 보면 지난해 중국의 총 무역액 2조9,728억달러의 2.5%인 5,064억위안에 불과하나, 2015년엔 중국의 상품 수입액 중 위안화 결제 비중이 15%로 늘어날 것이라는 게 국제 금융계의 전망이다.

이처럼 위안화가 무역 결제 통화로서의 위상을 굳혀가는 것은 무엇보다 국제 무역에서 중국의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전체 무역액에서는 미국에 다소 밀렸지만 수출만 본다면 이미 세계 1위에 올랐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수출에서 중국으로의 수출이 25%를 기록하고 있다. 또 우리 기업들이 현지에 세운 공장이나 법인과의 거래가 많아서 굳이 달러화를 고집할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 위안화, 달러보다 이자율 높고 절상 추세…적극적 활용 필요


실제로 중국 베이징과 장쑤성 창저우에 건설장비 생산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경우, 울산의 현대중공업 본사는 수출을 하고 중국 법인은 수입을 하는 구조다. 본사에서 중장비 부품을 만들어 중국법인으로 보내면 중국에서 부품을 조립, 중국 내수 시장에 파는 것.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중국 법인에서 환전에 드는 금융 비용을 줄이고 환 위험도 줄이기 위해 위안화로 결제할 것을 건의, 지난해 10월부터 위안화로 결제통화를 바꿨다”며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될 가능성도 있고 돈 가치도 올라가니 여러 측면에서 위안화 결제가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례가 늘면서 중국우리은행의 지난해 한국 기업 위안화 결제액 취급액은 10억위안(약 1억5,000만 달러)선을 돌파했다.

중국 정부도 공격적이다. 최근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무역 결제를 확대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중국 금융업계 관계자도 “위안화는 달러화보다 이자율이 높고 당분간 절상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전 세계가 선호하는 통화”라며 “올해 위안화 결제는 지난해에 비해 2배 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도 이날 ‘중국 위안화 무역 결제의 타당성 검토’보고서를 통해 중국 내 현지 법인과의 수출·수입액이 비슷한 경우 위안화 결제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내 업체는 0.2%의 환전 수수료(100만 달러 거래시 2,000달러)를 절감할 수 있고 한국 내 업체도 위안화가 달러화보다 3%포인트 정도 이자 수익이 더 높기 때문이다.

최용민 국제무역연구원 자유무역협정(FTA) 통상실장은 “한·중간 위안화 결제액 비중은 중장기적으로 30%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이라고 말했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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