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오전 르자오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는 평택시와 르자오시 관계자들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평택-르자오카훼리항로 재취항식이 열렸다> |
지난 10일 오전 일조국제훼리는 중국 르자오(日照)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2년3개월만에 재개되는 평택-르자오 카훼리항로 취항식을 개최했다.
취항식에는 김선기 평택시장, 이동도 르자오시장, 후성군 상무부시장, 중국 교통운수부 옹혁 국장, 중국선주협회 중한 카훼리분과 위원회 단국방 회장, 르자오항집단유한공사 두전지 동사장 등 평택시와 르자오시 관계자들 300여명이 참석해 항로의 재취항을 축하했다.
취항식날은 전날과 다르지 않은 흐린 날이었지만 일조해통반윤 사무실과 르자오항 주변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거리에는 저마다 대문짝만한 ‘福’자를 거꾸로 붙이거나 배기구에 붉은 천을 매달고 다니는 차들로 붐볐다. 중국은 설연휴 후 보름까지는 복이 하늘에서 떨어지길 바라는 마음에 ‘福 ’자를 거꾸로 붙이고 다닌다고 한다. 르자오시는 중단 됐다 부활하는 평택-르자오 항로가 하늘에서 굴러 떨어지는 복이 돼 지역이 더욱 개발되고 활성화 되길 바랄 것이다.
취항식에서 김선기 평택시장은 “2008년 평택-르자오 카훼리항로는 2008년 운항 중단하면서 많은 애로가 있었지만 르자오시와 여러 관계자의 도움으로 성공적으로 재취항하게 됐다”며 “이번 항로의 취항은 단순히 바닷길이 열리는 것이 아니라 평택시와 르자오시가 경제적으로 한층 발전하는 기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조국제훼리(사장 박대용)는 르자오항그룹(르자오항집단유한공사)의 자회사인 르자오항집단물류유한공사가 50%의 지분을 투자하고 나머지는 (주)동방과 보이스코리아에서 투자해 설립한 카훼리선사다. 중국에는 일조해통반윤유한공사로 법인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르자오항집단물류의 왕징보(王靜波) 총경리는 “이번 항로 재개가 양국간의 단순한 물량수송이 아니라 교역의 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취항식 전날인 9일에는 평택시와 르자오시 관계자들이 모여 항로 재취항의 공로를 치하하면서 앞으로 평택-르자오 카훼리항로의 활성화를 도모하며 동반성장 할 것을 다짐했다.
김 시장은 “근 7년만에 방문한 르자오시는 눈부신 성장을 이룬 것 같다. 올해 평택항의 물동량 처리목표는 1억t으로 정했는데, 이미 르자오항은 2억3천t을 돌파했다. 앞으로 배우며 따라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르자오시 양준(楊軍) 공산당서기는 “앞으로 두 항만은 어려운 시기도 함께 나아갈 것”이라며 “이번 항로로 두 항만·도시간에 교류 협력이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진 만찬에서는 르자오시와 르자오항그룹, 일조해통반윤 등이 함께 화기애애한 자리를 만들며 설날에도 항로 준비로 일했던 투자자와 운영사 모두 회포를 풀었다.
첫 출항이었지만 <르자오둥팡>호의 화물칸에는 몇 대의 컨테이너들이 실렸다. 오후 6시(현지시각) 완전히 어두워져서야 <르자오둥팡>호는 70여명의 승객과 40피트컨테이너(FEU) 28대를 싣고 평택으로 출항했다.
선적된 화물은 대부분이 자동차 부품으로 일조해통의 이영호 사장은 “한국에서는 자동차를 반제품(CKD)이나 완제품으로 제조해 중국에 수출하기도 하지만, 르자오시 인근에는 자동차 부품공장들이 밀집해 있어 한국으로 수출하는 부품물량이 많다”고 귀띔했다.
떠나는 <르자오둥팡>호의 후미에서 보는 르자오항은 끝없이 펼쳐진 철광석이 산을 이루고 수많은 크레인들이 줄지어 있었다.
벌써 어둑해진 항구였지만 크레인들이 야간작업을 위해 켜 놓은 불빛이 바다에 녹아들면서 렘브란트의 명화를 보는 것 같은 효과를 만들었다.
취항식을 동행 취재하며 카훼리를 처음 타 본 기자는 로열 스위트급 2인실에 묵었다. 넓은 공간에 바다가 보이는 발코니, 욕조까지 달린 화장실이 구비돼 있어 르자오에서 묵었던 호텔보다 넓고 쾌적했다. 칠흑 같은 밤바다가 보이는 선상은 운치 있어 장시간 카훼리선을 타도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다.
르자오항집단물류유한공사 왕징보 총경리
Q. 르자오항집단물류가 하는 일은?
A. 르자오항집단물류는 르자오항그룹(르자오항집단)의 자회사로 르자오항 부두 운영, 컨테이너 하역, 육상운송, 벌크화물 수입, 선박대리점, 카훼리 사업 등 종합물류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평택-르자오 항로에서 운항되는 <르자오둥팡>호는 자회사인 홍콩선무가 씨엔훼리의 선박을 매입해 일조해통반윤에 용선을 한 것이다.
Q. 르자오항은 처리하는 화물의 대부분이 벌크화물인데, 카페리항로를 시작하는 것은 본격적으로 컨테이너화물을 늘려나간다는 것인가?
A. 르자오항은 주로 석탄, 목재, 펄프, 곡물, 액체화물, 화학제품 등의 벌크 화물이 대부분이다. 컨테이너화물을 처리하긴 하지만 연안운송이 대부분이고 국제적인 컨테이너항로는 평택-르자오항로 밖에 없다. 앞으로는 컨테이너 화물의 비중을 늘려 고부가가치의 화물을 유치해 나갈 계획이다.
Q. 카훼리항로 외에 컨테이너 전용선을 이용한 국제컨테이너 항로를 개발할 계획이 있나?
A. 현재 르자오항은 컨테이너 3선석에 3대의 컨테이너 하역용 겐트리 크레인을 확보하고 있다. 총 선석의 길이는 3Km다. 연간 컨테이너 처리량은 103만TEU로 평택-르자오 카훼리항로를 제외하고는 연안수송만 하고 있지만, 컨테이너 물량이 늘어난다면 컨테이너항만 시설을 추가 할 계획이다. 또한 평택-르자오 카훼리 항로가 활성화 되면 컨테이너선 1척을 더 추가할 계획도 있다.
Q. 투자한 카훼리항로를 이용해본 소감은?
A. 기분 좋다. 르자오항집단물류가 투자한 카훼리선사의 선박을 타고 직접 이용해보니 더욱 좋을 수밖에 없다. 또 이 항로는 중국과 한국의 교류에 있어 다리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번 카페리가 두 나라의 여객수송과 화물수송에 편리함을 제공할 것이다.
Q. 직접 벌크선을 운영 할 계획은 있나?
A. 예전에는 선박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모두 매각했고, 향후에도 용선으로 벌크선을 이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선박운영사에는 투자를 하고 있는데 산둥성 석탄집단, 산둥성 철강회사와 함께 ‘산둥성 원양운송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Q. 향후 르자오항 집단물류의 목표는 무엇인가?
A. 가장 큰 목표는 물류·무역의 일체화다. 르자오항집단물류는 자체 부두, 항만, 선박, 석탄·철광석 가공공장을 확보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철광석, 석탄 등을 수입하고 한국,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에 수출하는 벌크수출입사업은 대규모이다. 하지만 컨테이너 부문은 크지 않지만 같이 성장해나갈 것이다. 르자오항집단물류는 물류항만업체로는 중국에서 제일 큰 규모다. 지난해 매출은 4억달러를 기록했는데, 향후 5년 안에 30억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르자오항의 컨테이너 부두가 부족하지는 않나?
A. 부족하면 더 만들 계획이다. 르자오항은 투자할 부지도 있고 매년 르자오항그룹이 3, 4억달러를 르자오항 집단물류에 투자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컨테이너를 많이 처리하고 있는 상하이 항처럼 되기는 어렵지만 컨테이너 화물을 늘리기 위해 노력 할 것이다.
Q. 여러 나라에서 벌크를 수입한다고 들었는데, 다른 나라 항만에도 투자를 하고 있나?
A. 현재 투자한 곳은 없지만 중국보다 덜 발전된 국가에 부두를 만들고 투자를 할 계획은 있다. 현재 러시아 항만에 부두를 만들 계획도 갖고 있다.
Q. 경쟁항로의 물동량 유치가 치열한데, 이 항로가 안정화 될 것으로 보나?
A. 이전 씨엔훼리가 운항했던 경험으로는 개항 6개월 정도는 지나야 물량정상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확신하는 이유는 르자오항 집단물류가 일조국제훼리의 선주이기도 하고 투자자의 역할도 하고 있으며 자금력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평택이나 서울에 지부를 만들 계획도 있다. 앞으로 르자오항집단물류는 동방과 협력해서 평택-르자오 항로를 잘 운영해 나갈 것이다.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