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순결함과 평화로움의 상징인 토끼의 해가 온 것입니다.계수나무 아래에서 부지런히 방아를 찧고 자기의 간을 숨겨놓고 다닌다는 거짓말로 위기에서 벗어나는 꾀 많은 녀석. 토끼는 어릴 적부터 우리에게 꽤나 친근한 동물이며 친구였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자세로 마음을 가다듬고 계획하는 다짐으로 새해를 시작합니다. 다짐도 중요하지만 실천이 더 중요하다는 것은 매년 반복되는 아쉬움이기도 합니다.
시작은 항상 설레고, 끝은 언제나 아쉬운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2010년 마지막 달을 맞으며 많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말했을 것입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써 새해에 결심했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아쉬움, 더 열심히 살지 못한 데에 대한 부끄러움 등 연초에 세웠던 계획표를 꺼내 보면,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책 많이 읽고, 술 줄이고, 리모컨과 소파를 멀리하여 부지런한 남편이자 활기찬 아빠가 되겠다는 수많은 다짐들.
지난 2010년, 우리 자신이 잘했다는 격려를 하고자 합니다. 주어진 업무를 시간 쪼개가며 열심히 하느라 책보다는 잠을 청해야 했고 힘들어하는 후배들을 격려하고 진심어린 위로를 해 주느라 술을 줄일 수 없었습니다.
전적으로 돕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훌륭한 주방 보조자요, 가사 도우미였다고 생각합니다. 그 정도면 충분히 잘 살았다고 우리 자신을 칭찬해 주어야겠습니다.
“고생 많았어. 그리고 계속 잘 부탁해. 스스로 대견해”라고 말하면 어떨까 합니다.
신묘년에도 많은 다짐과 계획을 세웠을 것입니다. 토끼는 앞발이 짧아서 오르막을 잘 올라간다고 합니다. 오르막을 활기차게 잘 올라가는 토끼처럼, 스스로가 더 대견할 수 있는 2011년을 꿈꾸어 봅니다. 2011년 열심히 살 당신과 나, 우리는 자랑스럽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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