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24 02:27

2010 항로총결산/ 호주항로

시황 호전에 선사들 앞다퉈 진출
선복 과잉에 하반기 이후 운임 약세

선복을 틀어쥐는 것으로 올 한해를 시작한 호주항로는 성수기에 진입해선 오히려 선복과잉에 따른 운임하락으로 고생해야 했다. 지난해 12월 ANL·차이나쉬핑·OOCL로 구성된 AANA그룹과 NYK·MOL·케이라인·코스코의 NEAX그룹은 1년만에 이어 다시 서비스제휴를 맺고 선복관리에 나섰다. 서비스제휴로 극동발 호주향 선복량은 주간 2700TEU 가량 줄어들었다.

현대상선과 에버그린·하파그로이드·함부르크수드·APL 등 이른바 AAS5개 선사도 올해 2월 말부터 또 다른 공동운항 그룹인 머스크라인·MSC와 손을 잡고 서비스 제휴에 나섰다. 머스크라인은 탈퇴한 지 1년여만인 지난해 12월 중순께 AADA에 돌아와 운임안정화에 힘을 싣기도 했다. 선사들의 이 같은 노력으로 연초 호주항로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최고 1500달러대까지 상승했다. 1년 전 500~600달러대에 비해 2배 이상 상승한 수준이다.

그러나 6월 이후 이 같은 호시황도 한풀 꺾였다. 일부 선사들이 선박을 대형화한 데다 선복통합을 했던 선사들이 다시 갈라선 까닭이다. 한진해운과 STX팬오션, 중국 시노트란스가 참여하고 있는 CKA그룹은 5월 중순께부터 선박을 기존 1800TEU급에서 4200TEU급으로 확대했다. 거기다 지난해 시황 악화로 빠졌던 흥아해운의 빈자리에 대만 양밍라인을 받아들였다.

서비스 통합운영에 들어갔던 AANA그룹과 NEAX그룹은 7월부터 종전 체제로 분리했다. 서비스 분리로 대략 2700TEU(극동 전체) 가량의 선박량이 늘어났다. 대만 TS라인은 5월부터 27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을 앞세워 호주항로에 진출했다. 태국 리저널컨테이너라인(RCL)은 CKA그룹의 STX팬오션으로부터 선복을 용선해 호주항로 서비스를 개시했다.

AAS 그룹도 2개 노선으로 운영되고 있는 호주항로 서비스에 중국-호주 성수기노선(AAP)을 신설해 3개 노선으로 확대했다. 성수기노선엔 평균 선복 24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이 투입됐다.

선복 확대로 운임은 하강곡선을 그렸다. TEU당 8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선사들은 7월 이후 기본운임인상(GRI)이나 성수기할증료(PSS) 등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운임회복을 위한 드라이브를 걸었으나 늘어난 선박 탓에 여의치 않았다. 결국 AAS 그룹은 7월5일 개설했던 성수기노선을 한달여만에 중단, 선복을 8% 가량 줄이는 전략을 꾀했다.

4분기 이후 선사들의 노력과 중국발 운송수요 성장으로 운임은 다시 상승 중이다. 취항 선사들은 주력 화물 가운데 석유화학제품과 종이류 중심으로 TEU당 1000달러대 가까이 운임이 올랐다고 전했다. 물동량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도 선사들에게 힘이 됐다. 11월까지의 한국발 호주항로 수출 물동량은 6만1200TEU로 1년 전에 비해 15.5% 늘어났다.

특히 10월 물동량은 월간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7천TEU를 넘어서 호주항로의 상승세를 엿보게 했다.<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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