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18 07:22
최 회장 “한진해운 재무약정 금년내 끝낼수도”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은 빠르면 금년 하반기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최 회장은 17일 한진해운 후원으로 경기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스페인 수교 60주년 기념, '언어의 그늘,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 소장품전'으로 기자들을 초대해 "채권은행 평가에 의한 것이지만 오는 2011년이 기한인 재무구조개선 약정이 올해 말 재평가가 이뤄진다면 졸업이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재무약정을 기회로 삼고 적극 자구책을 마련해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최 회장은 "스페인 현대미술가 다비드 라멜라스의 1967년도 작품 '시간의 상황'은 언로가 막힌 소통 부재의 세상을 상징화했다"는 도슨트(미술해설가)의 설명에 따라 느린 발걸음으로 작품을 감상하기 시작했다. 이따금씩 그는 큰 웃음을 터트리기도 하며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기자들과 미팅을 이어갔다.
최 회장은 그동안 대중 앞에 설 때마다 권위적인 복장보다는 청바지, 티셔츠, 플랫슈즈 등 자유로운 복장을 선호했다. 덕분에 남성 위주의 회사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다는 얘기가 들리곤 한다. 최 회장은 이날도 편안한 플랫슈즈, 캐주얼한 팥죽색 스커트 차림으로 거침없고 담백하게 경영과 인생에 대해 털어놨다. 언어로 세상과 더 많이 소통하겠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최 회장은 국내외에서 미술계를 아끼고 후원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런 그에게 이번 한·스페인 60주년 기념전 후원은 경영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그는 "한진해운은 현재 아시아∼미주지역 컨테이너 운송에서 세계 2위지만 이 동서라인에 비해 남북라인은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이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중해를 끼고 아프리카와 유럽으로 가는 전략적 거점으로 삼은 곳이 바로 스페인 남부 도시 알헤시라스다"라고 설명했다. 한진해운은 지난달 알헤시라스에 컨테이너선 전용터미널을 개장한 바 있다.
최 회장은 한진해운 3세, 장녀인 조유경씨의 진로와 경영수업 방식에 대해서도 소탈하게 털어놨다. 지난해 일본에서 대학을 마친 큰딸 유경씨가 약 10년간은 한진해운 밖, 글로벌 물류기업에서 좀 더 자유롭고 큰틀에서 경쟁력을 키워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해운업체들 간 초미의 관심사인 재무구조개선 약정과 관련해 최 회장은 "한진해운만 해도 국내 매출이 약 6%에 불과할 정도로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전 세계를 향해 싸울 수 있도록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최근 해운경기 사이클이 짧아지고 있어 임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중단기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전략을 짜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계열 분리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서 조 회장과 e메일로 종종 소식을 전한다고 밝혔다. "조 회장으로부터 실적이 좋아져서 다행이라는 메일을 받기도 했다"며 "언제부턴가 조 회장이 제수씨란 호칭 대신 최 회장으로 바꿔 부르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최 회장은 조 회장이 평창올림픽 유치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어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술관에 오면 좋은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는다는 최 회장, 사내 소통을 중시하는 유쾌한 경영을 펼치는 새로운 여성 경영인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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