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24 15:23

한일항로/선적상한선 강화 주장 ‘솔솔’

올해 들어 상한선 완화로 운임약세
한일항로에선 수출화물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진행된 원화 강세가 서서히 한일항로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모습이다.

원·엔화 환율은 지난해 1월 1430원대에서 올해 4월 1170원대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1300원대 초반까지 회복했다. 원화가치가 상승한다는 것은 곧 일본 수입화주들의 구매력 약화를 불러와 한국 수출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수출 물동량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사상최악의 해운불황을 겪었던 지난해에 비해선 높은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수입과 비교해선 성장 폭이 상대적으로 둔화된 모습이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에 따르면 1~5월 한일항로 물동량 성장률은 수출항로의 경우 24.5%인 반면 수입항로는 33.7%에 이른다. 수출항로에 비해 수입항로 성장 폭이 10%포인트 가까이 높은 셈이다.

선사 관계자는 “환율이 최근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그간 하락세를 보였던 만큼 수출에 비해 수입항로가 강세를 보였다”며 “특히 수입물동량은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일항로 취항선사들은 5~6월 선적상한선(실링률)을 94%까지 늘렸다. 올해 들어 상한선은 1~2월 83% 3~4월 90%에서 단계적으로 완화됐다. 연초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확대된 것이다. 많은 선사들은 상한선 완화에도 불구하고 화물을 채우는데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다만 일부선사에서 운임하락의 책임을 물어 상한선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선적상한선 도입의 초심으로 돌아가 외형확대보다는 수익성 위주로 영업목표를 정하자는 것이다.

지난 2007년 11월 첫 도입된 뒤 올해로 3년째에 접어든 선적상한제는 한일항로 취항선사들의 수익성 개선에 큰 보탬이 돼 왔다. 선사들의 무분별한 집화경쟁을 막아 운임하락을 방어할 수 있었던 까닭이다. 선적상한선제 덕택에 일부 취항선사들은 해운불황기였던 지난해에도 사상최대 실적을 견인하기도 했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연초에 비해 실링이 많이 완화됐는데 이를 강화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실링을 채우려 하다보니 운임이 조금씩 내려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한일항로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수출항로는 230~250달러 수입항로는 200달러 안팎의 수준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하락세가 크지 않지만 300~350달러에 달했던 과거 수준에 비해선 낮은 편이다. 이와 관련 업계 일부에선 10~11월 성수기를 앞두고 한차례 운임회복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감지되고 있다.<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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