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24 10:07

KSG에세이/무늬만 海技士 평생을 짝퉁으로 살며 얻은 벼슬 “해운계 甘草”(3)

서대남 편집위원
G-5 海運韓國을 돌이켜 보는 추억과 回想의 旅路 - (3)

당시 협회 각 부서에서 기안하여 건의하거나 결정되어 정책으로 시달되는 내용들이 회원선사나 업계에선 가장 큰 관심사였을 뿐만 아니라 그 내용 자체를 업계에 신속하게 전달하는 게 회보가 수행해야 할 첫째 임무인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때문에 따끈따끈한(?) 회보 기사를 힘들이지 않고 제일 먼저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게 지금 생각해도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동업자(?) 끼리는 시쳇말로 ‘통쾌 상쾌 유쾌’등 3쾌로 쾌재를 부를 수 있는 제일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는 신나는 일일 수 밖에.

취재를 해서 기사의 완성도를 높이기에도 손쉬웠고 유명 메이저 종합일간지나 종합경제지 그리고 해사전문지 등 해운계 출입기자들에게도 취재원의 중심이 되어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는 으쓱함도 맛보고 이에 더하여 무엇보다 매번 쓰는 기사들이 생산지 직송의 스쿠프요 특종이었으니 기타 매체들은 회보의 신속입수에 열을 올리게 됐고 교정 중인 스텐실에서 취재를 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자찬이 아니라 정보 불모지였던 해운계에 조사통계 기능에 더하여 대내외적인 업종홍보란 새로운 콘셉트에 진일보하여 ‘선주협회보’란 시각적으로 어필하며 자료기능을 다할 수 있는 활자매체를 누구나 손쉽게 펼쳐볼 수 있게 한 주에 두 번씩 선사의 책상까지 서비스 한다는 건 속보성에 있어서 당시로서는 일간 종합지나 경제지 통신을 제외하곤 실로 놀라운 프리퀀시로서 대단한 호평에 히트감이었다.

무료 비매품인 탓도 있지만 관련 타업계나 학계 등에서 구독요청이 쇄도했고 심지어 이를 만드는 장본인이 누구냐고 물어오는 사례도 빈번했다. 인구에 회자되는 소문과 작은 인기는 졸지에 스카웃 돼 온 몸값과 종이쟁이의 전관예우(?)에 큰 흠집을 내지는 않는다는 자신과 긍지를 갖도록 하는데 충분했으며 그 결과 1년 뒤에 특진(?), 차장으로 진급도 했다.

같은 때 해운계는 74년 11월에 부산항 1단계 개발공사가 착공됐고 선주협회 부산지구협의회 발족에 이어 대구웨이버 발급창구를 개설하고 선주협회가 해양병원을 인수하기에 이르렀고 한국검수협회가 설립됐으며 동서해운이 부산 홍콩간 컨테이너 항로를 개설했다. 동영해운, YH해운, 진양해운의 설립, 현대조선이 준공을 본 것도 같은 해였다.

한편 74년 3월에 한국해운조합도 선원공제사업을 처음 실시하게 되었고 인천항 제2갑문 및 선거도 동시에 준공을 보았으며 인천항 개발의 획기적인 모티브가 된 ADB차관 협정이 체결되기도 했다.

그리고 가장 획기적인 기록으로는 오늘날 한국해운의 기초를 다지는 교통부의 ‘외항해운 육성방안’이 발표됐으며 국제적 환경으로는 ‘1974년 해상인명안전협약(SOLAS)’이 성립되었고 드디어 역사적인 ‘UNCTAD 정기선동맹현장’이 채택된 사실을 들 수 있겠다.

연근해를 메인루트로 운항을 해오던 우리해운의 원양진출과 함께 70년대 중반들어 각종 국제협약이 생겨남에 따라 이를 수용하고 채택한 후 준수해야하는 부담으로 소위 선진해운국과 후진해운국간 해상안전이나 선원의 노동권 보호 및 국제협약 수용 그리고 해양오염문제를 둘러싸고 야기된 소위 해운의 ‘남북문제’는 뒤따르는 ‘동서문제’와 함께 해운 후발진출국에겐 갖가지 힘겨운 국면으로 몰리는 계기가 된다.

1919년 사상최대의 인명피해를 낸 타이타닉호의 대재앙과 1967년 토리 캐년호의 대량 해상유류오염사건 등과 관련, 가장 국제적이고 가장 위험한 산업의 하나인 해운업의 각종 기준 제정과 관리를 위해 런던에 본부를 둔 유일한 UN산하기구로 1948년 ‘정부간 국제해사 자문기구(Intergovernmental Maritime Consultative Organization : IMCO)’를 탄생시킨 후 구체적인 프로젝트들이 수없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후 자문기구 성격의 소극적 성격의 IMCO를 좀 더 적극적이고 강제성을 띨 수 있는 국제기구로서의 기능을 다할 수 있게 하기 위해 75년엔 ‘정부간국제해사기구(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 IMO)’로의 개정안을 채택하여 1982년부터 IMO 로 개칭하고 산하에 해상안전(Safety), 해양환경(Marine Environment), 해상법규(Legal) 등 3개 주요위원회를 두고 명실공히 해운 UN 총본부로서의 기능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현재 IMO의 상임이사국 40개국중 상위 10개국으로 구성되는 A이사국으로서의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더하여 고려대 법대학장을 겸한 법무대학원장 채이식 박사가 수년전 부터 법률 위원회의 위원장직을 맡아 한국해운의 국제적 위상을 드높이며 맹활약 중이다.

IMO 활동중 특기사항은 1983년에 스웨덴의 말모에 세계해사대학(World Maritime University : WMU)을 설립하여 전 세계의 해사관련 우수인재를 모집하여 전문분야 석사학위 수여과정을 이수시키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적극 참여하여 WMU 출신들이 현재 해운 정책관서나 해사단체 및 해운업체에 널리 포진하여 해운 G-5 선도와 ‘비전 2020 세계3대 해운강국 도약’을 위한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편 1975년이 한국해운의 변화가 가장 심하고 활발했던 한해이긴 해도 수출입 물동량 4,100만톤 중 국적선 적취율을 34까지로 향상시켰으나 운임수입은 3억 천만달러에 머물러 목표액 3억6천만달러를 밑돌았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그래도 연초부터 외항해운의 상승기류를 타고 한진상운, 동호선박, 율산해운, 중앙상선, 동양상운, 성운물산 등의 선사가 설립되고 한국선주협회 인천지구협의회 발족, 69년 ‘유류오염손해에 대한 민사책임에 관한 협약(1969 CLC)’이 발효된데 이어 대한해운공사(KSC)가 유럽운임동맹(FEFC)에, 한국선급(KR)이 세계선급협회(IACS)에 준회원으로 가입을 하는 개가를 올렸다.

또 국내 사정으로는 전방 제2땅굴 발굴로 나라가 시끌시끌했고 영동고속도로가 개통을 했으며 한국해대의 조도 신교사 준공과 함께 뒤에 필자도 승선실습을 한 바있는 해양계 실습선의 명사 '한바다호'가 노후한 '반도호'의 대체선으로 명명식을 가졌고 긴 전쟁끝에 결국 베트남도 패망을 하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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