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10-26 00:00

[ 경쟁체제를 새로운 돌파구 기회로 ]

IMF체제이후 유행어가 돼 버린 문구는 ‘위기가 곧 기회다’라는 글귀이다.
언뜻 보면 이율배반적인 면이 있으나 속뜻을 깊이 새겨보면 타당성이 분명
반영된 문구이다. 우리나라 사회, 경제가 그간 너무도 앞만 보고 달려온
터라 여기저기 땜질할 곳이 수없이 많다. 지난해 11월 21일 IMF구제금융을
받겠다고 선포하지 않았더라도 한국경제는 구조적으로 기형적인 성장을 해
왔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있듯이 외부적인 질책이 없으면 스스로 큰 화를
불러오는 위험수위에 와 있었다. 이번 IMF체제는 우리 경제나 사회 전반에
걸쳐 새로이 정지작업을 하면서 분수에 맞는 청사진을 그려보는 대 전환기
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같은 경제구도는 해운항만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해운항만업계는 해
운산업합리화이후 정부의 과보호하에서 성장을 해왔던 선례가 있기에 무한
경쟁시대의 세계경제환경, 대내적인 자율·개방화가 IMF한파속에서 더욱 어
려운 시점을 맞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해운항만은 국가기간산업이면서
수출산업과는 실과 바늘과도 같은 연관 산업이기에 수출한국을 표방하고
있는 정부의 정책적인 비중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분야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적선사나 국내 항만업체들이 급속히 불어닥치는 개방화 만큼이나
자생력을 키우는 노력이 뒤따르고 있는 지는 다소 의문시되고 있다. 특히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기업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들을 과감히 혁파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운항만업체들은 그 대응력에 있어 미흡한 면을 보이고 있
다.
이제 우리경제는 가장 골칫거리였던 정부기관의 규제들이 개혁되면서 기업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고 참다운 경쟁체제로 돌입하고 있다. 해운산업도 항
만산업도 경쟁력이 없으면 자연 도태되고 마는 이제는 정부의 지원을 기대
하기 힘든 세상을 맞은 것이다. 실제로 신인도가 크게 떨어진 모 유수선사
는 대내외적으로 금융기관의 보증을 받지 못해 힘든 상황을 맞고 있기도 하
다. 항만부두도 이제는 본격적인 경쟁시대를 맞아 과거와 같은 경영행태로
는 살아남을 수 없어 운영의 민영화 민간 기업 형태의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영업 세일즈 활동이 필요한 것이 현실정이다.
IMF를 맞아 분명히 드러나는 것은 그간 자기 몸집에 어울리지 않은 방만한
경영을 해온 선사들은 매우 어려운 지경에 있지만 그간 내실을 기하면서 긴
축경영을 해온 선사들은 이 한파속에서도 큰 어려움없이 지탱해 나가고 있
다는 것이다.
한편 컨테이너부두의 운영도 최고경영자들이 발벗고 나서 포트 세일즈에 분
주한 새로운 모습을 이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낙하산 인사로 컨테이너
부두의 수장이 돼 관료적인 경영을 해 왔던 예전의 상황과는 매우 다른 모
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처음 부터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해운업체나
항만업계 모두가 살길은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다. 정부의 과보호하에 있
었던 우리 해운업체들이지만 그간 선진 경영기법을 도입하고 착실한 선대확
장을 통해 이제는 외국 유수의 선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세계적인 해운
기업도 있는가 하면 시장경쟁원리에 입각해 도태될 수 밖에 없는 해운기업
들도 많다. 그간 빗장이 꽉 잠겨있던 항만업계도 규제가 풀어지면서 진입장
벽이 무너지고 신규업체들이 새로이 진출, 경쟁구도는 이제 제 그림을 그
려가고 있다. 이러한 경쟁체제나 IMF시대를 새로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 기업만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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