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20 13:30

기획/특수화물 포워더, 불황에도 웃은 사연

경기 침체, 물량경쟁보다 안정성 우선 경영으로 극복
●●● 지난해 사상유례 없는 불황이 해운업계를 덮친 이후 선사들은 턴어라운드를 목표로 운임회복에 박차를 가했다. 전체 선대의 10% 이상을 항만에 세워두는 초강수와 함께 진행된 운임회복 전략에 힘입어 유럽항로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000달러 안팎까지 급상승했다. 지난해 상반기 수준에 견줘 무려 5~6배 이상 인상된 것이다. 선사들은 북미항로에서도 운송계약(SC) 시즌을 맞아 대대적인 운임인상에 나섰다.

같은 운송기업이면서도 선사들의 이 같은 거친 행보가 마냥 버겁기만 한 곳이 있다. 선사들과 함께 수출입 물류망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들이다. 국제물류업계에선 턴어라운드를 향한 선사들의 몸부림이 자칫 포워더들을 더 깊은 불황의 터널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선사들의 운임인상이 곧 포워더들의 수익악화로 이어지는 등식이 굳어버린 국제물류업계 현실에서 포워더들이 선사들의 운임회복 공세를 화주측에 전가하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해상운임이 빠르게 치솟던 지난해 하반기 주요 화물혼재(콘솔리데이션) 기업들은 컨테이너 하나를 수송할 때마다 1천~2천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선사들이 운임회복에 이어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성수기할증료(PSS) 도입까지 예고하고 나서면서 포워더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침체에 허덕이며 적자를 면치 못했던 대형포워더들과 달리 소규모 기업이면서도 아이템 전문화나 틈새시장 공략으로 미소를 짓는 곳도 눈에 띈다. 일반 포워더들의 경우 선사들의 운임인상분 전액을 화주에게 청구하는 것은 거래를 끊겠다는 선포와 마찬가지라고 말하지만, 특수화물 수송 업체들에게는 이 같은 하소연은 남의 얘기다. 전시화물, 위험물, 위성 및 로켓 등 물류 틈새시장에서 전문운송업체들은 불황에도 끄떡없다.

‘경기불황 웬말’ 전시화물수송 ‘쾌청’

전시화물 전문수송업체들에게 최근의 경기침체는 큰 어려움이 아니었다. 전시회 전용 화물인 만큼 경기를 덜 타는 까닭이다. 향후 전시산업 전망도 맑은 편이다. 특히 이달 개막한 상하이엑스포는 해외관광객유치 및 교통·숙박·쇼핑·국가이미지 제고 등 부가가치 창출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소기업의 전시화물을 전문적으로 수송하고 있는 코리아카고로지스틱스(KCL)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무색하게 지난해 더 많은 매출을 올렸다. 정부에서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장려를 위해 코트라 지원 예산을 늘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트라의 해외전시회 지원 횟수는 120회로 2008년의 100회에 비해 20% 이상 늘어났다.

KCL은 1999년 설립된 이후 2008년 한해만 적자를 맛봤을 만큼 견실한 사업성을 자랑한다. 직원이 10명도 채 안 되는 작은 규모의 회사지만 해외전시화물 20% 가량을 도맡아 수송할 만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KCL의 심대광 사장은 “전시회 일정에 맞춰 물량을 수송하기 때문에 일에 집중하는 기간이 따로 있고, 또 다른 전시회까지 여유가 있어 전시화물 수송에는 소규모가 오히려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전시화물 시장은 최근 들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전문수송업체들도 그만큼 늘어났다. 1990년대 만해도 손으로 꼽을 정도였던 전시화물 수송업체들은 최근 들어 수십곳으로 늘었다. 전시서비스업협회에 등록된 업체만 22곳이다. 이들 업체들은 전시화물수송을 전문으로 하면서도 전시회가 끝나면 일반화물 수송에도 참여한다. 지난해 늘었던 코트라의 해외전시회가 경기가 풀리고 있는 올해 들어선 오히려 100회로 줄어든 것은 전시화물수송업체들에게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개별참가하는 기업들을 노려봄직 하지만 중소기업이 감당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비용문제가 발생해 단독으로 전시회에 참여하는 곳은 드물다. 코트라의 지원을 받을 경우 전시회 부스 임차료, 장치비, 전시품 운송료, 공동수행기관 관리비 등 전체 비용의 50%까지 절감할 수 있어 중소기업들 대부분은 단체 참가를 선호한다.

코트라 지원 전시회의 많고 적음에 따라 전시화물수송업체들의 한 해 수익 틀을 그릴 수 있는 셈이다. 업체수가 늘면서 전시회 수송 계약을 맺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지만 수천 곳이나 되는 일반 포워더 시장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블루오션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모든 입찰이 공개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를 기대할 수 있다.

일반포워더인 A업체는 “포워더가 워낙 많고 운임도 평이한 수준이라 이리저리 조건을 비교해서 물량을 맡기는 게 아니라, 우스갯소리로 ‘촌수 따먹기’라고 하는 식을 가까운 인맥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수출장려를 위해 해외에서 개최하는 전시회의 경우 해외바이어 유치를 위해 7~8월 여름휴가철엔 열리지 않는다.

여름이 끝나고 가을부터 겨울철이 본격적인 전시회 시즌이 도래한다. 9~12월까지가 전시화물수송업체들에겐 성수기인 셈이다. 이 기간엔 전시회가 겹치기도 해 서류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해외전시와 이벤트화물을 수송하는 엑스포로지스는 행사에 대한 자료조사부터 보험 포장,운송,통관에 이르는 물류업무를 화물특성에 맞게 제공하고 있다. 정부 지원 전시회, 대기업 개별 전시 및 로드쇼의 물량이 공략 대상이다.

엑스포로지스 관계자는 “전시화물시장도 글로벌 위기의 영향을 받긴 했다. 이벤트 전시행사의 경우 예년에 비해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지난해 정부지원 전시회를 많이 맡아 상대적으로 불황에 대한 체감이 덜했다” 고 말했다.

전시화물수송엔 통관의 중요성이 막중하다. 전시회 직전에는 통관 준비로 업무의 대부분을 보낼 정도다. 특히 일부 전시화물의 경우 통관규정이 없어 직원들이 세관에 찾아가 일일이 설명하며 통관을 하는 경우도 많다.

전시화물 통관은 국제전시물류협회(IELA)의 통관기준으로 표준절차가 제시돼 있지만 각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미국은 식품전의 경우 FDA(식품의약품안전청) 승인을 따로 받도록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 그만큼 예기치 않은 상황 발생으로 일반 포워더에 수송을 맡겼다가 낭패를 보는 화주들도 많다. 전문운송업체들이 각광받고 있는 이유다. 미국을 제외하더라도 가장 까다로운 전시회는 식품전이라고 수송기업들은 말한다. 전시품마다 냉장, 냉동, 건조 등에 따라 조건이 다른데다, 구비서류도 복잡하고, 부패의 위험도 높아 수송위험이 가장 높은 전시회로 꼽힌다. 위험도에 비례해 수익률도 올라가는 것은 물론이다.

수송기업들은 또 전시화물수송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철저한 운송기간 준수를 꼽는다. 짧게는 하루 길게는 몇 달에 걸쳐 열리는 전시회이기 때문에 전시품 지연으로 인한 손해는 실로 막대하다.

위험물 수송, 운임 경쟁에서 벗어나

위험물을 전문으로 수송하는 에어비즈니스도 최근 물량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20년간 위험물수송만을 전문으로 맡아온 에어비즈니스는 전 세계를 시장으로 위험물 수송에 나서고 있다. 에어비즈니스는 위험물면허를 취득해 운송에 참여하고 있다. 위험물부서직원도 개별적으로 모두 관련면허를 보유하고 있다.

위험물은 특화된 만큼 경쟁이 약하기도 하지만 다른 화물에 비해 경기를 덜 탄다는 것도 장점이다. 에어비즈니스가 취급하는 위험물에는 가스류(모기약, 소화기), 인화성 액체(휘발유, 페인트, 알코올) 산화성 물질(표백제, 파마약), 독성 및 전염성 물질(농약, 살충제) 등 다양하다. 일반화물이라고 여겨지는 헤어스프레이나 화장품 스킨제품의 경우도 위험물로 분류되기도 한다.

에어비즈니스의 위험물은 대부분 항공으로 수송되기 때문에 항공안정규정에 따라 포장을 하고 수송한다. 위험물 수송시 문제가 생기면 항공사의 책임이 가장 크기 때문에 IATA(국제항공수송협회) 위험품취급 기준을 따르고 있다. 위험물은 일반화물보다 사전작업이 오래 걸린다. 일반화물의 경우 출발 4시간 전까지만 모든 준비를 끝내면 되기 때문에 당일 물량 수송도 가능하지만, 위험물은 24시간 전에 모든 작업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게 된다.

에어비즈니스는 일반화물만큼은 아니지만 위험화물량도 지난해엔 물량이 감소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항공으로 나가는 물품 중 샘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화주가 무상으로 제공하던 샘플을 경기침체로 인해 많이 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샘플을 제외한 수출 위험화물은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 위험물로 분류되는 화물대부분이 원자재여서 물량 감소폭이 덜했던 까닭이다. 20~30%에 이르는 물량 감소에 허덕였던 일반포워더에 비해 경기불황의 여파를 비교적 비켜갔던 셈이다.

에어비즈니스의 관계자는 “페인트의 경우 건축용은 항공으로 수송하면 화물보다 운송비가 더 나와 대부분 해상으로 운송하지만 전자제품에 쓰이는 페인트는 고가여서 항공으로 수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비즈니스는 중국 동남아를 주력으로 미주 유럽지역을 대상으로 한 위험화물 수송에도 나서고 있다. 월 평균 취급량은 15~20t에 이른다. 대부분 항공수송으로 이뤄지다보니 단기 수송물량이 많은 편이긴 하지만 중소기업 물량치고는 꽤 많은 편이다. 특히 위험물 수송시장 변동이 크지 않고, 경쟁기업도 많지 않아 에어비즈니스는 안정적인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위험물 전문 업체들은 운임 경쟁이 심하지 않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위험물은 일반화물보다 항공 운송료가 4~5배 이상 비싸다. 위험성이 있는데다 혼재를 못하기 때문에 항공사들이 정해진 가격 밑으로 할인된 운임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량을 많이 싣는다고 하더라도 할인을 받지 못해 대부분 정가로 운임을 지불하는 편이다.

오히려 신뢰도와 포장가격에 따라서 차이를 보인다. 물량이 많아지면 포장 비용도 늘어난다. 예를 들어 페인트 1t을 포장할 때 들어가는 70만~80만원의 비용이 운임에 포함되는 것이다.

위성 부품 수송, 미수금걱정 ‘뚝’

태한로지스틱스는 로켓 및 위성부품 수송을 전문 수송하는 업체다. 위성부품 수송의 경우 정부에서 위성발사계획을 3~4년간 계획해 진행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제한된 시장이면서도 취소되는 경우가 없어 경기 침체를 느낄 수 없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호 우주센터, 국내 원자력 발전소, 지질연구소 등이 주요 고객이다. 로켓은 러시아에서 위성은 주로 선진국에서 수송돼 온다.

위성부품은 부피는 크지 않지만 고가의 민감한 제품이어서 수송에 기술적인 세세함이 필요하다. 100%로 항공으로 수송되는 위성부품은 진동측정기를 부착한 차량에 실려 운송된다. 특히 위성부품 대부분이 실험 후 다시 되돌려보내지는 경우가 많아 수송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이 회사 김석규 사장은 “고가이다 못해 가격을 정산할 수 없는 부품을 수송할 때는 수송차량만 5대에 보안차량까지 11대가 움직인 적도 있다. 비상시를 위해 20개가 넘는 변수를 갖고 매뉴얼을 만들고, 차량 공기압까지 모두 동일하게 까지 맞춰 수송했다”며 고가의 부품을 수송에 안전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태한로지스틱스는 우리나라가 위성산업에 뛰어들던 초창기부터 관련 수송시장에 진입해 대형운송사와 겨루며 실력을 인정받아 왔다. 이 회사는 지난 2005년 아리랑 2호 수송에 참여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국내운송기업 13곳이 겨룬 수송입찰에서 1차 기술제안에서 기준을 통과한 업체는 3곳 뿐이었다. 그 중 독일 컨설팅사와 러시아 항공사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태한로지스틱스는 기술노하우를 인정받아 수송기업으로 선정됐다.

김 사장은 위성수송시장의 장점으로 고객들 대부분이 공공기관이란 점을 들었다. 정부나 정부 산하기관을 상대로 거래를 하기 때문에 포워더의 가장 큰 문제점인 미수금을 걱정하지 않아도 돼 물량이 꾸준하지 않아도 재무건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프레이트 포워더인 샤인로지스틱은 위험을 안고 수익성을 높이기보다는 안정적으로 꾸준히 물량을 유지하려고 한다. 대표적인 수출품목인 철강을 주력화물로 두고 있어 작년이나 올해나 물량 수준은 비슷한 수준이다. 운임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상호 신뢰하는 거래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안정성을 추구하고 있다.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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