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25 17:01
한일항로/ “가랑비에 옷 젖는 운임”…실링 논란
‘상한선 강화로 운임지키자’ 의견 솔솔
한일항로는 선적상한선 수준까지 수송물동량을 채우고 있다고는 하나 운임이 조금씩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선사들의 결속이 요구되고 있다.
한일항로 취항선사들은 올해 들어 선적상한선을 기준 물동량의 83%로 정했다. 1월과 2월이 비교적 비수기란 점을 들어 작년 하반기에 견줘 2%포인트 낮춘 것이다.
많은 선사들은 수출·입 항로 모두 상한선 수준까지 화물을 싣는데 문제가 없다고 답하고 있다. 지난해 부진했던 수입물동량은 원·엔화 환율하락의 영향으로 조금씩 강세를 띠고 있고, 수출물동량은 견조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이맘때 100엔당 1600원대까지 올랐던 원·엔화 환율은 최근 들어서 126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1년 사이 21%가 하락한 것이다. 지난 몇 년간 환율 상승으로 하락일로였던 수입물동량은 다시금 반전의 기대를 품을 수 있게 됐다. 반면 수출물동량은 아직까지 환율의 영향을 비교적 받지 않고 있는 셈이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에 따르면 지난해 한일항로 수송물동량은 20피트 컨테이너(TEU) 122만995개로 마감했다. 2008년의 135만6930만개에서 10% 하락했다. 상반기까지 -20~-30%에 머물던 물동량 감소율은 하반기 들어 둔화되더니 11월과 12월엔 10%와 22%의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실링(선적상한선) 수준까지 수출과 수입 모두 실어 나르고 있다”며 “최악의 상황은 지난 상황이어서 향후 전망도 나쁘진 않다”고 말했다. 일본의 회계연도가 바뀌는 4월 이전까지 밀어내기 물량효과로 시황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예상이다.
운임은 수출항로의 경우 TEU당 250달러 안팎, 수입항로의 경우 200달러 안팎의 수준을 각각 보이고 있다. 지난해 사상최악의 해운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철옹성처럼 흔들릴 줄 몰랐던 한일항로 운임은 최근 들어 소폭이긴 하지만 내림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최고 100달러가량 떨어진 셈이다.
상황이 이렇자 선사들 일각에서 더이상 운임하락을 방치해선 안된다고 선사들의 결속을 요구하고 있다. 상한선을 강화해 수익성을 도모하자는 것으로 선적상한제 도입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실링 수준을 맞추는 선사도 있지만 다 못싣는 곳도 있어 운임이 조금씩 내려가고 있다”며 “실링 욕심을 버리고 수익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 아니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KNFC 회의에서 이 같은 문제로 격론이 벌어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물동량 유치를 위해 상한선을 완화하자는 주장과 운임을 지키기 위해 상한선을 강화하자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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