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18 17:54

美 산업계 “FTA 비준지연 韓시장 상실 우려”

무역協, 내년 국별무역장벽보고서 분석 결과 밝혀져
한·미 FTA 비준이 지연되면서 한국 시장을 잃을 수 있다는 미국 산업계의 우려가 점점 커지고 그에 따라 비준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또 과거와 달리 한국 시장의 개방여건에 대한 업계의 불만도 상당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최근 한국무역협회 워싱턴지부가 펴낸 <미 산업계의 한국시장 접근에 대한 불만요소 분석> 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무역협회는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내년 국별무역장벽보고서 작성을 위해 자국 산업계로부터 접수받은 100여건의 각국의 무역장벽 의견서를 입수해 분석했다. 한국의 시장접근 장벽에 대한 언급은 캘리포니아 와인생산자협회, 미감자수출입연합, 미증류주협회, 제약협회 등 21개 단체의 의견서에 수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단체는 한·미 FTA를 통해 고관세 등 기존 한국시장의 장벽이 상당부분 완화 또는 철폐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15개 단체는 한·미 FTA의 조속한 비준을 위해 USTR이 노력해 줄 것을 촉구했다.

미국 산업계는 한·미 FTA 비준이 지연돼 한국이 EU(유럽연합) 등 다른 나라와 맺은 FTA가 먼저 발효될 경우 한국시장에서 경쟁열위에 놓이게 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감자와 밀 생산자단체는 한국 시장에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 시장을 빼앗기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증류주협회는 한·EU FTA가 먼저 발효될 경우 EU업체들이 한국시장에서 확고한 경쟁우위를 구축해 미 증류주의 기반이 상실될 것이라는 의견서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일반 공산품 분야에서의 한국 시장 접근에 대한 미 산업계의 불만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접근 불만사항을 담은 의견서의 분량 면에서도 EU, 중국, 일본 등에 대한 불만사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7~8년 전만 해도 美 산업계가 한국으로 수출하는 농산물 대부분과 다수의 공산품 및 서비스 시장에 대해 많은 불만을 제기해왔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러한 불만의 감소는 시장개방 노력이 미 업계의 시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데 기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농축산물(8개 단체), 식품(5개 단체), 제약 및 의료기기 분야 단체들은 아직도 한국시장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일부 농산물의 고관세(18~304%)와 까다로운 위생검역, 식품에의 식용색소 사용금지 및 주의라벨 표시의무, 중복적인 시험 및 인증 요구, 미흡한 의료보험수가 보상 등 비관세 장벽을 문제 삼고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미 업계의 의견서 내용을 통해 볼 때, 한·EU FTA 발효가 한·미 FTA 비준을 촉진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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