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14 08:58

세계 대기 컨선박량 150만TEU 작년 10월 이후 처음

운항을 멈추고 대기 상태에 들어간 컨테이너 선박의 숫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물동량이 줄어들자 선사들이 타산을 맞추기 위해 노선 통합 등으로 선박 공급량을 계속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현재 전 세계 컨테이너선대의 11.7% 수준인 572척(152만TEU)이 운항을 하지 못하고 해상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프랑스 해운컨설팅 회사인 AXS-알파라이너는 밝혔다.

대기 선복량(선박이 실을 수 있는 총 화물량)이 150만TEU를 돌파한 것은 알파라이너가 조사를 시작한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5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의 계선(운항을 멈추고 정박 중인 선박)이 지난 11월 61척에서 74척으로 확대됐다고 알파라이너는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70척이던 컨테이너선 계선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 지난 6월 533척까지 증가했으며 이후 잠시 감소세를 보이다 물동량이 감소하는 겨울철에 들어서면서 급증하고 있다.

알파라이너는 "내년 초까지 계선 규모는 200만TEU 이상 늘어날 전망"이라면서 "내년 2월에 대기 선박이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3, 4월에 걸쳐 대기 선박들이 다시 서비스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노는 컨테이너 선박들이 늘어난 것은 전 세계 물동량 중 원자재 등을 실어나르는 벌크 물량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반해 상품을 실은 컨테이너 물량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자 전 세계 해운사들이 동계 노선 합리화 조치 등으로 일부 선박의 운항을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코스콘(중국), 케이라인(일본), 양밍라인(대만), 한진해운이 속한 CKYH 얼라이언스는 지난달 말부터 미주와 유럽을 연결하는 항로에서 운항 횟수 축소 등을 통해 선복량을 30% 감축했다.

현대상선과 MOL(일본) 등이 가입한 '뉴월드얼라이언스(NWA)'는 유럽항로와 미주항로의 선박 투입량을 20~25% 정도 줄인다고 밝힌 바 있다. NYK(일본), OOCL(홍콩), 하팍로이드(독일) 등이 소속된 그랜드얼라이언스도 최근 미국 서부서비스 노선을 재조정했다.

현재 건조하고 있는 선박도 상당수 있기 때문에 일감이 없어 바다에 정박하는 컨테이너선의 숫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알파라이너는 오는 2011년 말 운항을 멈추고 바다를 떠도는 컨테이너 계선 선박이 약 300만TEU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체 선대의 20%에 달하는 수치로, 현 계선 선박의 2배 수준이다.

김우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시황분석센터장은 "2010년 전체 선박량은 2009년 대비 11.1% 증가한 1493만TEU에 이를 것"이라면서 "선박 공급과잉 문제가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도 "내년부터 시황이 회복되고 선박 해체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공급과잉은 계속될 것"이라며 "2013년 이전까지는 수급 균형이 되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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