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12 13:30

인터뷰/ 국제물류연구회 이호영 회장

“녹색물류 이끌 국제적 철도물류기업 키워야”
유라시아 철도물류 세미나 잇따라 열 터

●●● 철도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녹색물류의 핵심 키워드다. 철도를 통한 물류수송의 확대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높은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특히 시베리아횡단철도(TSR)나 중국횡단철도(TCR) 등을 활용한 대륙교(랜드브리지) 방식의 수송형태는 해상이나 항공수송과 연계한 소위 인터모달 수송형태로서 유라시아대륙 전반으로 그 이용이 넓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열린 ‘대륙철도를 활용한 유라시아물류’ 세미나는 철도물류의 나아갈 방향과 벤치마킹해야 할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날 세미나엔 물류기업 뿐 아니라 관련단체, 연구기관 관계자들이 발 디딜 틈 없이 참석해 최근 철도물류에 대한 물류업계의 높은 관심도를 입증했다. 세미나를 성공적으로 이끈 국제물류연구회 이호영 회장을 만나 행사 뒷얘기를 들어봤다.

Q. 국제세미나를 성공적으로 마치셨는데 소감은 어떤가요?

국제세미나를 매년 개최하고 있지만, 이번처럼 많은 사람들이 참석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미리 준비해 놓은 자료집이 바닥났을 정도다. 자료를 못 받은 사람들에게 이메일(전자우편)로 보내드리기도 했지만, 피치 못하게 자료를 못받은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 전한다. 지금까지 국제철도운송에 대해서 어느 곳도 유라시아 전반에 걸친 이용실태에 관해는 업계와 학계가 함께 다룬 적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고 있다. 기업체 뿐만 아니라 교수, 연구원 등 다방면에서 많이 참석했다.

우리나라는 세계물류의 기간항로상에 육교적 위치에 있지만, 유라시아 물류에서 보면 한쪽 끝 부분이다. 하지만 남북한 철도가 이어져 있지 않아 해상으로만 화물운송이 이루어 지지만, 중앙아시아는 바다와 닿지 않아 철송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의 진출 방향이기도 한 유라시아지역에서 기업체와 물류업체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제철도 운송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이번 세미나의 성공은 시의 적절한 내용을 다뤘기 때문이라고 본다.

Q. 이번 세미나 발표자와 토론자의 구성은?

발표자로 함부르크항만 사절단도 참여했다. 선진항만의 사례와 비교해 봄으로써 물류업체는 경쟁력을 얻고, 화주는 효율적이고 저렴한 수송방법을 찾는 능력을 배양하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이번 세미나에 발표자와 토론자가 많았던 것은 각계각층을 총망라했기 때문이다. 토론에 참석한 기업 중 서중물류는 유일하게 중국 철도에 진출해 중앙아시아 국가로 철도운송을 하고 있고, 현대상선은 유럽에서 세 개의 노선에 dedicated base로 전용 블록트레인을 활용하는 업체다. 한진해운도 블록트레인을 많이 이용하고 있고 범한판토스는 우리나라에서 유라시아철도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업체라 토론자로 적합했다. 한국교통연구원과 철도기술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 철도운영기술과 대륙철도에 관해 전문으로 연구하고 있기 때문에 세미나에서 발표 하게 됐다.

Q. 세미나 준비는 어떻게 진행됐나?

6월부터 이번 세미나를 위해 함부르크항만 사절단과 협의를 했다. 대륙철도를 활발히 활용하고 있는 독일의 HHLA 그룹이 사업홍보차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국제물류연구회에서 세미나에 대해 설명하고 발표자로 나설 수 있는지 요청했다. 함부르크항만에서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다만 예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자료가 바닥나 추가로 준비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Q. 향후 국제물류연구회의 주요 추진 계획은?

국제물류연구회는 매년 국제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대륙철도를 활용한 유라시아물류> 세미나도 그 중 하나다. 재작년에 블록트레인 시스템의 활용방안에 대해 세미나를 가졌고, 작년에는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물류에 대해 국제세미나를 개최해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전 세계가 저탄산가스배출에 힘쓰면서 철도 물류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지금, 철도가 가장 유용한 수송수단인 유라시아물류의 철도 활용 능력을 배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국제물류연구회는 앞으로도 이런 분야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해 나갈 계획이다.

Q. 한마디로 이번 세미나에서 보여준 메시지는 어떤 것인가 ?

철도가 가장 효과적이고 유일한 수송수단인 유라시아물류에서 철도의 활용은 해운과 연계해 블록트레인이라는 서비스형태로 점점 널리 활용되고 있으므로 유라시아물류의 성공의 열쇠는 블록트레인이라는 철도의 활용능력이라고 할 수가 있다. 전구간 철도운송 은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해운과 비교할 때 고비용구조이며 양방향 물량의 불균형 때문에 아직은 실용적으로 정례화하기에는 시기상조로 보인다. 하지만 긍정적인 현상들이 포착되고있다. 해상운임이 많이 오르고 있는데다 유럽 경제의 중심권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 아시아권에선 중국의 서부대개발계획의 진척에 따라 중국내 생산기지가 서쪽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렇게 되면 유라시아 내륙과 아시아 내륙간 철도의 동선이 짧아지는 데다가 전구간철도운송의 수요가 증가하고 비용도 낮아져 실용화단계에 들어가리라 전망된다.

Q. 끝으로 남기고 싶은 말씀은?

친환경물류 경향으로 대륙물류수송에선 철도 활용여부가 물류의 승패를 결정짓는다. 철도 수송이 활성화되려면 부두에서 바로 철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부두즉발터미널이 만들어져야하고 항만 내부에 블록트레인 시스템이 개발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수출국임에도, 수출품 수송의 대부분이 외국 철도회사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모든 물류회사들이 명품물류회사로 발전하기 위해 철도물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보며 이번 세미나가 그 자극제 역할이 됐기를 바란다.<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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