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11 15:25

수출보험공사, 수출보험 한도 확 늘려 中企 버팀목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1분기. 신용 불안이 극도에 달하면서 해외 바이어들의 수출보험공사(이하 수보)에 대한 신용조사 의뢰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53.8% 늘어났다. 수보는 이런 수요에 적극 대처해 우리 기업들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수보는 지난해 말 수출을 통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비상경영계획을 수립해 수출보험 총력 지원에 나섰다. 특히 금융시장 위축으로 일반 수출중소기업의 소액 유동성 조달 및 플랜트, 선박 등 자본재 수출거래에서의 금융 조달에 대한 보증ㆍ보험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비상경영계획의 주요 내용은 두 가지.

첫째는 수출보험 공급을 전년 대비 40조원 늘어난 170조원으로 크게 확대해 수출 위축을 최소화하고 수출 중소기업에 대한 수출신용보증 공급을 전년 대비 4배 증가한 6조원으로 확대한 것이다.

둘째는 문화, 서비스, 녹색산업 등 미래산업이 차세대 수출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지원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수출은 감소했지만 수보의 지원실적은 10월 말 현재 14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이미 지난해 공급 총액 130조원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수보는 계속해서 해외시장을 넓혀 나갈 수 있도록 북미, 중남미, 중국, 인도 등 신흥개도국을 중심으로 수출보험 지원 한도를 크게 늘려 나갔다.

수출이 전년 대비 약 20% 줄었지만 반도체, 휴대폰, LCD TV, 자동차 등 주력 수출품목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크게 높아졌다. 상반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세계 수출 9위를 기록하는 데에는 환율 효과와 고부가상품의 기술력이 주요인이나 수보의 비상경영도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수보는 소액 수출자금을 신속하고 쉽게 대출받을 수 있는 '중소기업 119 보증제도'를 도입했다. 또 자동차 손해보험과 같이 1년에 한 번 계약으로 별도의 절차 없이 자동으로 수출보험에 가입되는 '중소기업 플러스 보험', 수출대금 미회수 위험뿐만 아니라 농수산물 수출 시 발생할 수 있는 수출상품의 가격 상승 위험, 클레임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담보해주는 '농수산물수출 패키지보험' 등을 도입했다. 이들은 중소기업이 쉽게 이용할 수 있고 저렴한 비용으로 보험 혜택이 크게 늘어난 수출보험 상품들이다.

수보는 지난 4월 '문화수출강국'을 표방하며 '문화수출보험'의 지원 대상을 기존 영화에 이어 드라마와 게임 등으로 확대했다. 10월에는 녹색산업의 수출산업화 지원을 위한 '녹색수출종합보험'을 새로 도입했다. 글로벌 헬스케어, 관광, 교육 등 서비스 수출거래를 지원하는 '지식서비스종합보험'을 오는 12월 시행할 예정이다.

특히 수보가 문화수출보험을 통해 제작 지원한 영화 '국가대표', 드라마 '결혼도 못하는 남자' '아이리스' 등이 국내외에서 흥행몰이를 하면서 '문화수출보험'은 우리나라 금융과 보험을 통틀어 올해 '최고 히트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선진국 경제의 더블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비상경영 기조를 유지해 내년 수출보험 지원을 올해보다 20조원 늘리겠습니다."

유창무 수출보험공사 사장은 경기에 대한 낙관론을 경계했다. 우리나라 수출은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고 조선, 해운 등 일부 산업과 중소기업은 아직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유 사장은 이에 따라 내년 수출보험 지원 목표를 올해 예상 실적인 170조원보다 늘려 190조원 정도로 잡겠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특히 수입보험을 도입할 계획이다. 수입보험이 도입되면 선급금을 지급하고 수입하는 거래에서 해외공급자의 계약불이행에 따른 우리 기업과 금융회사 손실을 보상받을 수 있게 된다.

유 사장은 "국제교역 추세가 점차 수출과 수입이 직ㆍ간접으로 연계돼 수출입이 통합되는 추세이므로 수출보험만으로는 수출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어 수출입 교역을 통합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부터 '수입보험제도'를 도입해 경제 성장과 수출에 꼭 필요한 주요 해외자원ㆍ에너지와 원자재 등 필수 시설재의 장기적 안정적 확보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 사장은 이를 위해 회사 명칭을 수출ㆍ입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한국무역보험공사'로 변경하는 내용의 수출보험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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