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06 18:31
짐라인 유동성 공급안 극적 가결
모기업 주총서 1천주차로 통과
최근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스라엘 선사 짐라인이 극적으로 기사회생하게 됐다. 모기업 주주총회에서 근소한 표차로 짐라인에 대한 대규모 유동성 공급안이 통과됐다.
5일 열린 이스라엘코퍼레이션 주주총회에서 투표에 참여한 60만9706주 가운데 30만5348주(50.08%)의 찬성, 30만4358주(49.92%)의 반대로 짐라인에 대한 자금지원안이 가결됐다고 파이낸셜타임즈가 6일 보도했다. 0.16%의 극세한 차이로 짐라인은 자금난에서 숨통을 틀 수 있게 됐다. 이스라엘코퍼레이션은 짐라인 지분 99%를 보유하고 있다.
이스라엘코퍼레이션은 이로써 총 5억5천만달러(약 6375억원)를 짐라인에 제공하게 된다. 모기업은 지난해 말 1억달러를 지원한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 8월 초에도 짐라인의 1분기 실적이 수렁에 빠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3억5천만달러(약 4100억원)를 제공키로 결정한 바 있다. 나아가 '안전망'(safety net)이란 명목으로 1억달러를 추가 지원키로 합의했다.
신조선 최대 발주선사중 하나인 짐라인은 최근 재정고갈상태에 직면, 긴급 자금수혈이 급박한 상황이었다. 짐라인은 상반기에 3억500만달러(약 3560억원)의 적자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7100만달러 흑자에서 대규모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올해부터 2013년 사이 약 10억달러에 이르는 마이너스 현금흐름이 예상되고 있다.
주총은 당초 지난 1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짐라인에 선박을 용선해줬거나 짐라인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는 모든 주주들을 투표에서 제외키로 한다는 이스라엘 보안당국의 방침이 정해지면서 나흘 연기됐다.
보안당국의 이 같은 방침으로 주주의 약 95% 가량이 투표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엔 최대주주인 유리·새미 오퍼 형제를 비롯해 회생안에 찬성쪽이었던 2대 주주인 레우미은행(18%)도 포함됐다.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은행권과 조선소, 채권소유자,선주사, 주요 짐라인 주주들은 이미 짐라인 회생안에 동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디악마리타임 등 짐라인에 선박을 용선해준 오퍼 가문의 선주사들은 선박 16척에 대한 용선료 중 35%를 탕감해주기로 합의했다. 짐라인이 내야 하는 용선료는 1억5천만달러로 줄어들게 된다. 다른 선주사들도 용선료의 20% 가량을 할인해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짐라인 라피 다니엘리 최고경영자(CEO)는 "짐라인은 과거 안정적으로 업무를 수행해 왔다"며 "세계 경제침체를 뛰어 넘어 수익을 내고 성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회생안 타결로 짐라인은 가장 최근 구조조정에 합의한 정기선사로 세계 해운업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앞서 독일 하파그로이드가 지난달 초 정부의 12억유로(17억5천만달러) 대출보증을 확정지었으며 이와 별도로 대주주인 알베르트발린 컨소시엄과 독일 여행회사 TUI 등으로부터 현금 지급 및 대출, 대출보증 등의 방법으로 총 18억6천만유로(약 27억달러)를 지원받기로 했다.
칠레 선사 CSAV와 CCNI 두 곳은 선박 용선주들과 6100만달러(약 720억원)의 용선료 삭감을 조건으로 지분배정에 합의했다. 우리나라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가 1900억원을 지원해 선박 17척을 매입하는 구조조정에 참여해 자금확보에 나섰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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