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17 11:46

한/EU FTA 가서명, 해운물류업계에 청신호

한국과 유럽연합(EU)이 자유무역협정(FTA)에 가서명을 함에 따라 해운물류, 운송업계 등 업종별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U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2007년 기준으로 16조6000억달러수준으로 미국(13조8000억 달러)을 능가하고 이번 FTA 타결로 연간 교역 규모 역시 47억 달러씩 늘어날 것으로 보여 국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번 한-EU FTA 체결로 가장 큰 수혜를 볼 업종은 자동차·부품, 해운·운송, 화학, IT·디스플레이, 철강, 음식료·섬유의복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약, 기계, 유통, 미디어 등은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우선 자동차는 단기·장기적으로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대표업종으로 꼽히고 있다. 배기량 1500cc를 초과하는 중대형차의 경우 관세가 3년 이후에나 철폐되지만 일부 품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자동차 부품은 즉시 철폐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럽지역에서 국내 완성차 판매와 부품 수출이 늘어나고 유럽업체들이 국내 업체가 생산하는 부품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관련주 중에선 완성차인 현대차와 기아차를 비롯해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모비스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완성차에 대한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되는 데다 해외생산이 확대되면서 관세 인하 효과가 적어 완성차 업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교역량 증가에 따라 해운, 운송업체도 ‘파란불’이 켜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주와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해운업체가 그것이다.

IT 업종에도 장기적으로 훈풍이 불 전망이다. 특히 디지털 생활가전 업체의 경우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된다. 삼성전자. LG전자, 휴맥스가 여기에 포함된다.

섬유 역시 EU시장에서 중국이나 대만제품과 경쟁한다는 점에서 관세폐지에 따른 가격경쟁력 강화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여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화학은 석유제품의 관세가 철폐되면서 SK에너지, S-Oil을 비롯해 LG화학, 금호석유 등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그러나 EU의 주요 기업들에 비해 기술력이 낮아 경쟁에서 고전할 것으로 보이는 기계업종은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제약 역시 유럽 의약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대신 국내 업체들 실적에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해 LG생명과학, 동아제약, 한미약품, 유한양행, 셀트리론 등 대형 제약사들은 장기적으로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외국인의 국내 미디어산업 진출로 미디어업종 및 화장품 관세 철폐로 유통업종에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며 “그러나 한-EU FTA는 이들 업종에 단기적이기보다는 장기적인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에 투자자들도 이런 점들은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허경욱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서 이번 EU와의 FTA가 내년 7월께 발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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