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04 10:58

머스크그룹, 非컨선 분야로 눈돌린다

지분 매각으로 18억弗 조달계획
안데르센 CEO "석유·터미널 등 검토"


AP묄러-머스크 그룹이 핵심 사업부문인 컨테이너해운이 아닌 제 3의 사업부문으로의 투자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4일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머스크 그룹 닐스 안데르센 최고경영자(CEO)는 "자사주 매각으로 조달한 92억크로네(17억6천만달러)를 컨테이너선 부문이 아닌 다른 사업부문에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데르센은 "석유·가스 부문이나 컨테이너터미널, 석유시추선과 같은 비컨테이너부문으로의 투자확대를 검토하고 있다"며 "머스크라인이 최대운영사로 있는 컨테이너해운산업은 선복과잉이 심각한데다 최근 몇 년간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매력적인 가격에 이들 시장에 진출하는데 정말로 정말로 관심을 갖고 있고 그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하지만 전적으로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머스크 그룹은 덴마크와 영국 등 북해 지역 주요 석유·가스 생산기업이자 세계 최대 탱커선 운영사다. 또 자회사인 APM터미널은 컨테이너 터미널 사업부문에서 세계 3위권 기업이다.

안데르센은 석유·가스나 컨테이너터미널 산업에서 경쟁기업들이 핵심사업에 집중하는 방법으로 투자철회를 압박할 수도 있는데다 해운자산가치가 상당부분 하락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머스크그룹은 컨테이너선 시장 호황기이던 지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컨테이너사업부문 확대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2005년에 당시 시장 3위권 컨테이너선사였던 P&O네들로이드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머스크 그룹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해운 불황의 여파로 올해 상반기 5억4천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룹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회사 창립 105년만에 처음이다. 같은 기간 머스크 컨테이너 해운부문은 9억6100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머스크 그룹은 지분 매각 목적에 대해 "유동성 확보가 첫 번째 과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B주 주식 25만340주(5.7%)를 지난 1일 종가인 주당 3만6900 크로너에 매각할 예정이다.

한편 머스크라인을 비롯해 대부분의 컨테이너해운기업들은 물동량 감소와 운임 하락으로 상반기 동안 1억달러를 넘어서는 손실을 입었으며 그 결과 대규모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싱가포르 넵튠오리엔트라인(NOL)이 지난 6월 14억 싱가포르달러 규모의 신주 발행을 발표했으며 독일 하파그로이드도 17억5천만유로(25억달러)의 유동성공급을 모색중이다. 이스라엘 짐라인은 3억5천만달러의 신규자금조달을 진행중이다. 머스크라인의 B주 주가는 3만3900원으로 8.1% 하락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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