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03 13:24

드류리, "건화물선 시황 상승 단기적"

막대한 신조발주가 걸림돌
최근 건화물선 시장의 상승세가 감지되는 가운데 막대한 신조선 발주량의 벽에 막혀 향후 흐름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영국 해운산업분석기관인 드류리쉬핑컨설턴트는 분기별로 발표하는 '건화물선시장 전망'에서 "멀미나는 시장 침체 징후는 바닥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경기 회복에 대한 조짐들은 대부분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고 스위스 해운물류 전문지인 인터내셔널 트랜스포트 저널(ITJ)은 보도했다.

드류리에 따르면 지난 1분기에 불황 타개를 목표로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그 결과 세계적으로 2억t에 달하는 추가 철강 수요가 발생했다. 그러나 현재 짓고 있는 신조선들의 선복량에 미뤄 건화물선 시장은 그 5배에 달하는 연간 10억t의 철강 수요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철강 수요를 일으키는 경기 부양책은 대부분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개발도상국에 집중해 있는 반면 미국과 유럽 정부들은 소비진작을 위한 재정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도 건화물선 시장의 상승을 반감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지난 1분기 건화물선 시장은 예측치 못한 중국발 대규모 철광석 수요로 고무적인 모습이었다. 중국은 중소 철강기업들의 공급계약 체결 이후 1분기에만 1억3천만t에 달하는 철광석을 수입했다. 작년 9월 중국내 철광석 재고가 7388만t에 달한다고 알려진 이후 찾아온 대규모 수요인 셈이다. 하지만 중국의 대외 수출이 아직까지 회복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철광석 수요는 제한적인 효과에 머물 것으로 지적됐다.

드류리는 올해 세계 총생산(GDP)은 작년보다 1.6% 하락하고 전 세계 해상물동량은 6%, 건화물선 해상수요는 11%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신조선 발주계획에 따르면 건화물 선대는 올해에만 4%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엔 건화물선 수요가 6% 증가세로 돌아서지만 선대도 두자리수인 13% 성장에 이르러 수요 상승이 시황개선으로 이어지지는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수급 불균형은 2011년에도 계속돼 수요가 7% 늘어나는데 비해 선대는 17% 증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공급은 향후 3년간 연간 10억t씩 늘어나는데 이어 2012년부터 2014년까지는 연간 20억t으로 증가 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드류리는 지적했다. 그 결과 수급불균형은 올해 1억500만DWT(재화중량톤), 내년 1억4천만DWT, 2011년 2억DWT 등 2014년까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에만 선복 40%가 남아돌고 2012년 55%, 2012~2014년 사이 연간 60%에 이르는 공급초과가 발생할 것이란 설명이다.

드류리 주야 배닉 편집장은 "시장을 견인하는 여러 조짐들이 포착되고 있지만 이것들은 견조한 시황회복에 대한 약속이라기보다 단기적인 호재에 머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신조발주량은 여전히 정리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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