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05 13:06

기획/ 물량 급감, 연안뱃길 등장 ‘블록트레인 기로’

1월 물동량 44% 감소…운송사들 “물량 못채워 오히려 손해”
싼 운임 내세운 연안운송에 물량 뺏길까 전전긍긍

●●● 국내 철도물류 시장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블록트레인(고속화물열차)이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존폐의 기로에 섰다. 지난해 11월 이후 수출입 물동량이 급감하자 운송사들이 블록트레인 수익성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됐다. 게다가 최근 한진이 군산-광양, 부산-광양-인천 등을 잇는 연안해상노선을 잇달아 연 것도 큰 위협이다.

블록트레인이란 정해진 화차를 연결해 일정한 구간을 중간 기착 없이 운행하는 고속화물열차로 내륙복합운송이 발달해 있는 유럽지역에서 일반화돼 있는 철송 형태다. 코레일은 지난 2004년 운송사와 연간 수송계약을 맺고 원하는 시간대에 목적지까지 직통으로 연결하는 블록트레인을 처음 국내에 도입했다. 코레일은 블록트레인의 잠재성을 인식해 특허청에 상표등록까지 했다.

블록트레인 도입, ‘철도물류 르네상스’ 활짝

국내 철도물류 시장에서 블록트레인은 컨테이너 수송 활성화의 길을 터 준 계기가 됐다. 지난 2004년 코레일의 자회사로 설립된 코레일로지스를 운영사로 첫 기적소리를 울린 블록트레인은 이후 다른 일반 업체들의 참여와 함께 철도물류 성장의 견인차가 됐다. 코레일로지스는 설립 첫해 25량 연결의 블록트레인 1개 열차를 경부노선에 도입해 이틀 걸리던 내륙철도화물수송시간을 반나절로 단축했다.

코레일로지스의 성장은 블록트레인의 성장으로 봐도 무리가 아니다. 설립 첫 해 37억원에 불과했던 이 회사 매출액은 이듬해인 2005년 199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2006년 343억원, 2007년엔 435억원까지 성장했다. 2005년 이후 3년간 연평균 29.8%의 고속성장을 달려온 셈이다.

코레일은 2년간 코레일로지스를 대상으로 시험 운행하던 블록트레인을 지난 2006년 8월부터는 일반 운송사들에게 확대하면서 본격적으로 국내 상용화에 나섰다. 처음 개방 당시 블록트레인에 대한 철도물류 기업들의 관심은 컸다. 한 열차에 10개사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흥부네 식구가 단칸방에 모인 격”이란 우스개소리까지 나왔을 정도다.

현재 블록트레인은 13곳의 운영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7개 열차, 왕복 14편으로 운행되고 있다. 구간도 기존 부산역과 의왕 오봉역만을 운행하던 것에서 하주들의 요청으로 부산 신선대역까지 확대됐다.

게다가 지난해 4월엔 운송사들의 요구를 수용해 군산역과 광양항 구간에도 화차 22량의 블록트레인이 도입되기도 했다. 이 구간 블록트레인은 GM대우의 자동차 반제품(CKD) 화물 운송을 목표로 도입돼 연간 2만6천TEU의 컨테이너 운송량이 기대됐다.

블록트레인의 도입 이후 철도 컨테이너 수송은 승승장구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내왔다. 특히 2005년엔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두자릿수 성장세(14.5%)를 보인데 이어 2006년 12월10일엔 철도가 컨테이너 수송을 시작한 지난 1972년 9월 이후 34년 만에 연간 수송량 100만TEU 고지를 넘어서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이후 철도 컨테이너수송은 매년 100만TEU를 웃돌며 지난해엔 하반기 찾아온 경제위기의 한파 속에서도 120만TEU에 육박하는 괄목할만한 성적표를 받았다. 현재 블록트레인은 전체 철도 물량의 4분의 1 수준인 30만TEU 가량을 수송하고 있다.

할인율 축소에 물량 반토막 ‘매력 급락’

‘잘 나가던’ 블록트레인도 코레일이 경영수지 개선을 목표로 철도수송의 운임을 인상키로 하면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코레일은 지난해 8월 블록트레인 연간 계약을 하면서 기존까지 20%로 적용돼 오던 요금할인율을 10%로 절반 가량 축소했다. 할인율 축소로 블록트레인 운송사들이 한 열차당 코레일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종전 607만5천원에서 683만5천원으로 무려 76만원이나 올랐다.

블록트레인 1개 열차의 기준도 종전 ‘최소 25량 연결’에서 ‘최대 66TEU(2TEU짜리 화차기준 33량) 연결’로 변경됐다. 언뜻 종전보다 화차량이 확대된 것으로 생각되지만 화차가 2TEU짜리 뿐 아니라 3TEU짜리 장대화차도 있다는 점에서 운송사들에게 불리하다. 기준 변경 전까지 최대 33량을 연결하던 블록트레인은 지금은 대부분 28량으로 구성되는 실정이다.

당시 운송사들은 블록트레인이 고정수익을 보장하는 상품인 만큼 코레일이 요금할인에 적극적이어야 함에도 인색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A운송사 관계자는 “블록트레인은 많이 연결해야 비로소 수익성이 높아진다”며 “바뀐 기준에선 화차 연결이 제한돼 수익성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블록트레인을 통해 코레일은 손 안대고 코푸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 하반기 불어 닥친 금융위기로 철도 수송이 급감했다. 지난해 월간 두자리수의 성장세를 구가하던 철도 컨테이너 물동량은 10월 접어들면서 1.4%로 성장률이 뚝 떨어졌다. 11월과 12월엔 26.1%, 34.1%의 대폭적인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서도 철도 물동량의 감소세는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월 물동량은 5만3천739TEU로 지난해와 비교해 44.1%나 하락했다. 반토막 나다시피 한 셈이다. 2월 물동량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집계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반토막 시황이 이어졌다고 운송사들은 전했다.

물동량 급감으로 일부 구간에서 블록트레인이 중단됐으며 주력 구간인 경부선에서도 운휴 사태가 빈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군산 GM대우 공장이 조업을 줄이면서 물량이 급감하자 군산-광양간 블록트레인은 개설한지 7개월 만에 운행을 멈췄다.

또 오봉-부산 구간에서도 주간 1~2차례의 운항 중단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운항 중단은 컨소시엄운영사보다 단독운영사들에서 많이 보이고 있다. B운송사 관계자는 “평일엔 그나마 낫지만 토요일엔 화물 채우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라며 “요즘엔 한달에 두번 꼴로 토요일마다 운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C운송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 운휴 숫자가 계속 늘고 있다”며 “전체 운행수의 20~30% 가량이 운휴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운송사들 “블록트레인 해지해 말아”

물동량 부족과 이로 인한 운항중단이 늘어나면서 블록트레인의 해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운송사들은 화차당 돈을 내는 일반 컨테이너열차와 달리 블록트레인은 1개 열차 단위로 운임을 내기 때문에 화물 유치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블록트레인 1개 열차를 모두 채우지 못할 경우 일반 컨테이너열차보다 운임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운송사들이 물동량이 부족할 경우 블록트레인을 채우기 위해 일반 컨테이너열차 화물을 끌어오기도 하는 이유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코레일은 2달에 한번씩 물동량 평가를 해서 ▲일반 컨테이너화물이 줄었을 때 ▲경부선 블록트레인 물량이 75% 이하일 때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을 계약서상에 명시하고 있다. 다만 해지 사유가 됐을 때 운송사들이 소명자료를 내면 심사를 통해 계약을 이어가도록 하는 안전장치를 두고 있긴 하다.

코레일은 최근 물동량 감소세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해지 사유가 되도 해지를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실제로 지난해 12부터 올해 1월까지 가진 물동량 평가에서 대부분 운송사들이 해지 사유에 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명자료를 내 해지까지 가진 않았지만 일부 업체들의 경우 소명자료를 뒤늦게야 제출했다. 블록트레인 해지를 두고 고민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D운송사 관계자는 “코레일에 의해 해지되면 남은 기간만 운송에서 제외되지만 업체들이 해지를 하면 1년 동안 블록트레인에 참여할 수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약 해지를 두고 갈등하는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이 철도물류를 둘러싼 불안요소들이 나타나자 코레일은 부랴부랴 블록트레인 활성화를 위해 올해 1월부터 할인율을 다시 2~3% 추가 확대키로 했다. 이어 3월부터 도입키로 계획했던 5~10%의 일반 컨테이너 철송운임 인상계획도 철회했다. 하지만 블록트레인 할인율은 종전과 비교해 훨씬 못미치는 상황인데다 화물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운송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연안 뱃길 개설도 블록트레인의 앞날에 먹구름이 되고 있다. 지난해 코레일의 운임인상 폭탄이 이어지자 운송사들은 대체수송으로 연안운송 개설에 관심을 갖게 됐다. 운송사중 한진과 대한통운이 과거 연안해운 운항 경험이 있는 만큼 확실한 물량보증만 된다면 배를 못 띄울 리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한진은 올해 들어 주요 연안항로에 배를 대기에 이른다. 지난달 10일 군산-광양 노선을 연 데 이어 같은 달 24일엔 부산-광양-인천 노선에 배를 띄웠다.

한진이 본격적인 연안운송 화물유치에 나설 경우 철도 물량의 감소 폭이 더욱 확대될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운송업계는 연안수송이 철도에 비해 운임이 싼 만큼 빠른 수송을 요하지 않는 화물의 경우 뱃길을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업계 한 임원은 “수도권의 경우 성남 등 의왕ICD(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에 가까운 지역은 철도를 쓰겠지만 부천이나 김포, 인천 남동공단 등의 화물은 연안수송에 관심을 갖지 않겠느냐”며 “결국엔 비용 경쟁인데 블록트레인 할인율이 축소된 상황에서 연안수송이 낮은 운임 정책을 가져갈 경우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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