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26 10:17

자생력있는 해운선사엔 과감한 지원을…

2월위기설을 무마하며 3월을 맞았지만 개운치 않은 기분인 것만은 사실이다. 2월 경상수지가 다소 안정을 찾은 듯 하지만 환율 급등 등 불안요인이 산적해 있어 3월 위기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동유럽국가의 부도위기설로 인해 유럽 전체가 경기 불황이 깊어지고 있어 더욱 전 세계 경제를 암울케 하고 있다.

아울러 미정부의 부양책 발표도 그다지 효력을 발휘치 못하고 있어 세계경제 침체는 예상보다 오래 진행될 기미다. 이 같이 극심한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바로 직격탄을 받는 분야는 수출입업체와 해운업체들이다. 특히 요즘 미국의 바이 아메리카 정책등의 영향으로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상황이어서 해운, 무역업계는 더욱 긴장하고 있다.

파크로드 파산에 이은 삼선로직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해운업계의 위기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최근의 불확실한 환경변화가 해운선사들로서는 더욱 버거운 느낌이다. 용선 사슬의 복잡한 구조로 얽힌 해운업계로선 한 선사가 무너질 경우 연쇄적으로 관련된 선사들도 커다란 손실을 입기 때문에 정부나 금융기관 등이 서둘러 구조조정의 윤곽을 확정지을 때다. 이 시기를 놓칠 경우 건실하게 운영해 온 해운선사마저도 심한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선조정 후지원 등 정부안이 하루속히 확정돼 시책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해운산업의 특성상 일반 제조업과 같은 구조조정은 실패하기 쉽다.

그렇다고 지난 1984년 해운산업합리화 조치와 같은 업체들간 통폐합도 당시와 현재 상황이 완연히 다르기 때문에 일방적인 관주도의 해운업계 구조조정에 거는 기대는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현정부는 지난 1997년말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선사들이 정부가 정해준 부채비율을 맞추기 위해 헐값으로 선박들을 해외에 매각해 큰 손실을 봤던 선례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밖에서 보기에는 미적되는 듯한 신중함을 기하고 있다. 이와관련 최근 정부는 해운업 구조조정 시행과정에서 선박을 헐값에 해외로 매각되지 않도록 금융기관이나 기업 등 국내 투자주체가 은행법, 보험업법 규제를 받지 않고 선박을 사들일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주목된다.

해운업계의 구조 조정과 관련해 이달중 산업은행이 해운산업 실무협의회를 개최하는 것을 비롯해 금융업계의 해운업체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해운선사들의 구조조정은 현재로 봐선 부실업체들을 자연 도태시키고 어느정도 건실한 업체들은 지원을 통해 회생의 길을 열어주는 방향으로 추진되지 않을까 전망된다. 건화물선운임이나 컨테이너 정기선 운임등이 바닥을 치지 못하고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어 대형업체나 중소업체 할 것없이 자금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일부선사들은 앞으로 한 두달을 버티지 못할 경우 파산선고를 할 수 밖에 없는 환경들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의 해운산업 구조조정은 하루라도 빨리 시책을 확정해 과감히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현 글로벌 금융위기는 국적외항업계의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번 외환위기시와는 달리 이번 총체적 경기침체는 자생력을 키우지 않고 용대선의 투기성 영업에 치중했던 업체들에게는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의 구조조정도 이 같은 점을 충분히 고려해 선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기반이 약하면서 회사 경쟁력에 투자를 소홀히 한 자생력없는 해운선사들은 과감히 도태시키되 현 경기침체를 극복할 경우 재기능력이 확실히 있다고 판단되는 업체는 과감히 지원하는 시책이 우리 해운업계의 향후 재도약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정부의 합리적이고 혜안을 갖은 강력한 구조조정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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