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19 16:12

호주항로/운임 약세로 서비스 중단도 가시화

1월 물동량 의외의 상승세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해운업계가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호주항로는 지난달 물동량 상승세를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취항선사 단체인 아시아·호주협의협정(AADA)에 따르면 1월 한국발 호주향 컨테이너 수송량은 4031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3931TEU)과 비교해 3% 늘었다.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지난해 11월과 12월 물동량이 각각 25%, 14% 하락했던 것과 비교할 때 의외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선사들은 물동량 자체적인 상승보다 1월 한달간 서비스 항차 증가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업계 관계자는 “12월 마지막 항차 물량이 넘어왔고 1월 항차수가 많았다”며 “물동량이 상승세로 돌아선 결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호주항로는 주력 화물들의 퇴조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자동차 관련 제품 및 가전제품, 타이어, 종이류 등이 모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관련 화물들의 경우 감소 폭이 가장 커 선사들의 근심이 크다. 경기가 나빠질수록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등의 교체 주기가 길어지기 때문이다.

A선사 관계자는 “1월 물동량이 늘긴 했지만 호주항로의 상황은 전반적으로 안좋은 상황”이라며 “메인 품목들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영업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물동량 하락은 곧 운임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 취항선사측에 따르면 부산-호주 주요항(멜버른·시드니·브리즈번)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600달러 안팎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 100달러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유가할증료(BAF)와 기본운임을 구분하지 않는 총액개념으로, BAF 200달러를 뺀 기본운임은 400달러 선이 되는 셈이다.

물동량과 운임의 내림세가 장기화되자 선사들의 서비스 감축도 본격화되고 있다. 현대상선과 함부르크수드, 하파그로이드, APL, 에버그린 등 취항선사들은 이달 1일부터 부산항과 남호주를 연결하는 AAS의 투입 선복을 주간 기준으로 3200TEU 감축했다.

선사들은 북측과 남측 2개 노선으로 분리 운영되던 이 항로를 남측 노선을 중단하는 방법으로 선복감축에 나섰다.

이에 앞서 머스크라인도 지난해 9월말부터 극동과 동남아시아, 서아시아로 분리 운영되던 아시아-호주 서비스를 극동 및 동남아시아 서비스로 통합했다. 특히 머스크라인은 같은 해 11월엔 AADA에서 탈퇴한데 이어 최근엔 호주 애덜레이드 사무소를 폐쇄할 방침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호주항로의 영향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호주항로에서 머스크라인의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25%를 넘어섰으나 최근 들어선 12%로 반토막났다.

게다가 ANL도 구정 연휴 이후 남중국과 호주를 취항하던 선박을 취항 중단한 상태다. ANL은 이달 말까지 이 같은 임시 휴항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같이 선사들의 잇따른 서비스 축소로 호주항로의 해상항로 서비스 품질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운송기간은 늘어나고 각 기항지마다 배정된 선복량도 줄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해운업계에선 적정 운임을 고수해 하주와 선사들이 함께 사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하주들이 선사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적정한 운임을 지켜줘야 해운서비스가 유지될 수 있다”며 “지금처럼 운임 하락세가 이어지면 선사들의 서비스 중단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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