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24 10:10
환동해권을 아우르며 해양관광의 '황금알'로 불리는 크루즈 국제항로가 새해 들어 동해안에 잇따라 개설될 예정이어서 침체된 지역경제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크루즈선 취항이 추진되는 곳은 동해항을 기점으로 일본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크루즈 국제항로와 속초항을 기점으로 일본과 중국, 러시아를 잇는 동북아 신항로 2개인데, 모두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그동안 동해안의 항구는 인프라 부족 등으로 어선이나 석탄, 시멘트 등을 실어 나르는 화물선이 드나드는 곳에 불과했으나 지난 1월 동해항에서 컨테이너선이 첫 뱃고동을 울리며 환동해권 물류시대를 연 이후 다시 `크루즈 시대'를 맞고 있다.
'또 한번의 개항'으로 평가될 정도로 동해안 주민들의 희망이자 숙원인 크루즈 시대가 2009년에는 동해안에서도 활짝 열릴 전망이어서 주민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한편 크루즈가 운항하게 될 국제항로의 개척은 '해상 실크로드'로 불릴 만큼 환동해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해양관광 산업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개항 30년을 맞는 동해항에서는 일본 사카이미나토~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연결하는 크루즈 국제 정기항로가 2009년 2월께 열려 주 3회씩 운항될 예정이다.
이 구간에서 크루즈 페리를 운행하게 될 DBS크루즈페리㈜는 이를 위해 승객 620명과 컨테이너 214TEU, 차량 105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2만5천t급 '뉴골든브리지6호'를 확보한 데 이어 여객터미널 리모델링과 직원 채용을 서두르고 있다.
DBS크루즈페리㈜는 또 성공적인 취항을 위해 한.러.일 3개 국의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중심으로 독특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한편 고급화된 선상 서비스를 준비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운항 초기 급격히 팽창하는 극동 러시아 지역의 중고차 시장을 겨냥해 동해항을 거점으로 국내 및 일본산 중고차를 운송하고, 장기적으로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미주와 동남아 및 중국을 연결하는 환적화물을 유치한다는 복안이다.
또 동해항~사카이미나토 항로는 첫해 2만7천명에 이어 2010년에는 3만6천명, 동해항~블라디보스토크는 첫해 9천명과 2010년 1만2천600명의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동해시도 일본 및 러시아와 항로 개설을 위한 업무협약을 마쳤으며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아시아 크루즈박람회와 미국 마이애미의 크루즈박람회에도 참가, 이 항로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알려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김학기 동해시장은 "동해항에 크루즈 국제 정기항로가 개설되면 북평산업단지의 활성화가 본격화되고 자유무역지역 내 기업 유치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운항 초기 선사의 재정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동해안에서의 크루즈 항로 개설이 활성화되고 빠른 시일내에 정착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난제도 만만치 않다.
동해항은 황금항로가 될 것으로 기대돼 그동안 5개 해운사가 수차례에 걸쳐 국제 여객항로 개설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지난 1월 개설된 동해항~러시아 보스토치니를 연결하는 컨테이너선 정기항로도 화물이 없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함께 부산에 이어 인천, 제주, 여수, 평택 등이 크루즈 전용터미널을 설치하는 등 한 발짝 앞서 가고 있어 동해항의 인프라 확충도 시급한 실정이다.
◇동북아 신항로도 열린다 = 속초항에서도 일본 니가타~러시아 자루비노~중국 훈춘(琿春) 등 환동해권 전체를 아우르는 새로운 뱃길이 2009년 3월께 열릴 예정이다.
800해리의 이 신규 항로를 이용하면 훈춘에서 출발해 니가타에 도착하는 데 하루 반이면 충분해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4개국의 관광과 해상운송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중국 동북지방에서 일본으로 화물을 수송하기 위해서는 육로로 다롄(大連)을 거쳐 보하이(渤海)만과 서해를 통과해야 하는데 일본에 도착하는데 무려 12일이나 걸린다.
한.일.중.러 4개국이 3년 간의 노력과 자본금 300만 달러를 투입해 설립한 동북아훼리㈜는 신항로에 승객 500명과 화물 컨테이너 120TEU를 적재할 수 있는 1만5천t급 선박을 띄울 예정이다.
이미 지난 10월 중국 언론으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면서 시험운항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최근에는 대표이사 및 감사 선임에 이어 정확한 항로, 취항시기 등을 결정하기 위해 막바지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신항로는 수도권은 물론 중국의 지린성(吉林省)과 랴오닝성(遼寧省), 헤이룽장성(黑龍江省) 등 동북 3성 및 러시아와의 거리를 대폭 줄여 관광객은 물론 화물 유치에도 강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강원도 관계자는 "동해항과 속초항을 환동해권 교역의 중심 항만으로의 육성하기 위해 국가 주요항만 지정을 건의하는 한편 동해항 컨테이너 전용부두 및 속초항 크루즈선 접안부두 건설을 제2차 전국항만 기본계획에 반영해 줄 것을 국토해양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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