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롤로코스터와 같은 건화물선운임지수인 BDI의 심한 부침에 이어 갑작스레 불어닥친 미국발 금융위기는 세계 경제를 한파속에 꽁꽁 얼어붙게 했다. 시계 제로라 할 정도로 향후 시황 전망이 불확실한 해운물류업계는 특히 해상물동량의 급격한 감소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본지는 2008년 송년호 특집으로 해운물류업계 종사자 153명을 대상으로 내년도 해운시황 전망을 비롯 전대미문의 대불황기 맞아 ‘해운물류 불황기 업계의식’을 알아보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해운물류업계 종사자라면 현실적으로 가장 궁금한 사안이 내년 시황 전망일 것이다. 따라서 먼저 설문조사 대상자들에게 새해 경기전망을 물어보았다. “2009년 해운물류업계 시황 전망”에 대한 질의에 대해 가장 많은 47.1%가 ‘하반기부터 회복세 조짐’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27.5%는 ‘불투명성 지속’이라고 답했다. 나머지 25.5%는 올해보다 하락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예상외로 경기침체현상이 내년 하반기쯤에는 회복기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낸 것이 특징이다.
“25.5%는 올해보다 하락할 것”
특히 지난 5월 최고점을 찍었던 BDI지수가 6개월도 안돼 최저점으로 폭락하는 사상 유례없는 변화추이를 보였던 ‘건화물선운임지수(BDI)의 반등시점'에 대한 질의에 ‘내년 하반기’라고 답한 응답자가 52.9%로 가장 많았다. 또 응답자의 33.3%가 ‘2010년’이라고 답했고 ‘2011년’에 반등할 것으로 본 응답자는 7.8%, 내년상반기라고 답한 응답자는 5.9%로 가장 적어 내년 상반기가 상당히 어려운 고비가 될 것을 암시하고 있다.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해운물류업계 지원책 만족도’에 대해선 54.9%가 ‘불만족’, 45.1%가 ‘그저 그렇다’라고 응답해 정부의 지원책에 불만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정부의 해운업계 지원책 중 우선 시행돼야할 시책’을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64.7%가 ‘자금의 유동성 지원’을 꼽았고 21.6%가 ‘세제 혜택’을, 그리고 13.7%가 ‘외화환산회계제도’ 라고 답했다.
이와함께 ‘해운시황 극복을 위해 업계가 최우선 노력해야 할 분야’에 대한 질문에 과반수를 훨씬 넘긴 60.8%가 ‘합리적인 선복 조정’이라고 답했고, 23.5%가 ‘업종의 다변화 및 특화’를, 나머지 15.7%가 ‘재무구조의 합리화’라고 응답했다.
해운경기가 워낙 나쁘다 보니 업계에는 여러 소문들이 돌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외국선사의 국내 해운기업 인수설이다. 이와관련 ‘외국선사의 국내선사 인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중 60.8%가 ‘인수합병이 가능하다’고 답했고, 39.2% 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해 외국선사의 국내 업체 인수에 대해 상당히 관대한 입장을 나타냈다.
전산업이 깊은 침체 늪에 빠져있는 불황기를 맞고 있지만 특히 충격이 심한 분야가 해운물류, 조선업계라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이들 업종들은 지난 수년간 호황기를 누려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해운, 물류 ,조선업계 중 가장 불황이 심각한 업종’ 질의에 대한 응답에 관심이 쏠렸다. 응답자 중 가장 많은 48.1%가 ‘해운업계’를 꼽아 해운 정기, 부정기선사들의 경기침체로 인한 어려움을 감지할 수 있었다, 이어 ‘조업업계’라고 답한 응답자가 21.2%로 나타났으며, ‘국제물류주선업계’와 ‘육상운송업계’는 각각 15.4%, 11.5%로 비슷했다. ‘항만업계’라고 답한 응답자는 가장 적은 3.8%로 나타나 다소 현장감이 결여된 응답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새정부들어 해양수산부가 폐지되고 건교부와 통합, 국토해양부가 새로이 출범되면서 해운물류분야에 대한 지원시책의 약화에 대한 업계의 볼멘소리가 높다. 이와관련해 국토해양부 출범이후 ‘해운물류업계에 대한 정책지원의 만족도’에 대한 질문에 58.8%가 ‘전과 비슷하다’, 41.2%가 ‘전보다 못하다’고 답해 국토해양부의 해운물류업계에 대한 정책지원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경기침체로 국내 컨테이너항만간 집화경쟁이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지역별로 컨테이너항만이 경쟁적으로 건설되면서 과잉우려의 소리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에 ‘현재 우리나라 컨테이너항만의 수용능력’에 대해 물었는데, 예상대로 응답자 중 39.1%가 ‘과잉상태’라고 답했고 33.3%는 ‘항만 특화 절실’을, 21.6%는 ‘시설확대 지속 필요’라고 답했다. 나머지 가장 적은 5.9%는 ‘부족하다’고 응답해 컨테이너항만 건설에 대한 수요, 공급 예측이 보다 절실하고 특화된 항만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건화물선운임지수의 폭락은 부정기선사인 벌크선사들을 줄도산의 위기로 몰고 있다. 컨테이너선사들도 소석률이 반토막나는 등 경기침체 한파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응답자들에게 ‘정기선 원양선사와 근해선사 중 현재 불황이 가장 민감한 곳’이 어디라고 보느냐는 질의에 37.3%가 ‘비슷하다’고 답했고, 33.3%가 ‘원양선사’라고 답했다. 나머지 29.4%는 ‘근해선사’라고 답해 원양, 근해선사 모두 불황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환율급등으로 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와관련해 ‘최근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급등이 해운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에 가장 많은 74.5%가 ‘부정적이다’고 답해, 환율급등이 해운업계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5.7%는 ‘긍정적’으로 환율급등이 해운물류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영향이 미진’하다는 응답은 가장 적은 9.8%로 조사됐다.
환율급등 부정적 견해 지배적
벌크선사나 해운브로커들이 생존에 위협을 받을 정도로 최근 유례없는 해운경기 불황이 심각하다. 이에 따라 도산에 대한 위기감이 팽배하다. 따라서 ‘내년 상반기 중 줄지어 도산 가능성 소문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보는지’에 대해 물어보았는데, ‘가능하다’하다는 응답률이 가장 많은 78.8%나 돼 해운업계가 내년 상반기 재편되는 과정을 밟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응답자 중 21.6%는 ‘몇몇 회사에 국한된다’고 답해 업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류선진화를 위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종합물류기업 육성이라는 차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정부의 종합물류인증제도에 대한 평가는 서로 엇갈리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종합물류인증제도가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있는지’에 대해 물어보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가 과반수를 넘는 51.0% 나 됐고, 49.0%가 ‘보완해야 한다’고 답해 종합물류인증제도의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물류주선업으로 바뀐 복합운송주선업체의 통관업무 수행은 관련당국의 미온적인 태도로 성사되지 않고 있어, ‘포워더의 통관업무 수행’에 대해 설문한 결과 72.5%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27.5%는 ‘큰 지장 없다’고 답해 국제물류주선업체들이 조속히 통관업무를 수행토록 정책적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해양수산부가 폐지되면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향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따라서 ‘KMI가 한국교통연구원, 국토연구원과 통합되는 것’에 질의에 응답자 중 62.7%가 ‘해운물류분야의 별도체제 필요’하다고 답했고, 21.6%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나머지 15.7%는 ‘반대한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해운물류분야 전문 국책연구소의 설립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물류 전문 국책연구소 희망
한편 해운업계의 대불황에 따라 사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일부 업무의 아웃소싱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현재 업무 아웃소싱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의에 56.0%가 ‘안하고 있다’고 답했고, ‘일부하고 있다’와 ‘관심 있다’가 각각 22%를 차지했다.
하주들의 입장에서 해운불황으로 인해 세계 유수선사들이 선박을 계선하는 등 투입선박을 줄이고 있거나 항로를 통합하고 있어 이로인해 선적에 애로사항이 있을 것으로 보는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36%가 ‘있을 것이다’고 답했고, ‘다소 있다’와 ‘없다’가 각각 32%로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다.
올 상반기 고유가로 비용부담에 어려움을 겪었던 해운물류업계 종사자들에게 ‘유가할증료, 통화할증료 등의 부과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 물어 봤더니 응답자 중 46.9%가 ‘고객마다 적용이 다르다’고 답했고, 36.7%가 ‘잘 되고 있다’고 답했다. 또 16.3%는 ‘제대로 안 된다’고 답해 할증료의 부과가 대체로 잘 되고 있지만 부분적으로 시행이 안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중국의 해운시장의 회복은 얼마나 늦어질 것으로 보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 중 46%가 ‘1~2년 내 회복’할 것이라고 답했고, 32%가 ‘내년 하반기 쯤 회복 기미’가 보일 것으로 응답했다. 22%는 ‘장기화 전망’으로 답해 경기침체 회복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내 소비위축 등의 실물경제 침체로 내년도 대 북미 수출컨테이너물동량 전망’은 어떠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중 상당수인 70%가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답했고, 22%는 ‘5%이내 성장’ 할 것으로 답했다. ‘두 자릿수 감소’라고 답한 응답도 8%나 됐다.
최근 OPEC국가들이 유가의 급락 등을 우려해 내년도 원유생산을 대폭 감산할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내년도 유가는 어느 정도로 생각하나’에 대한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58%가 ‘50달러 내외’ 일 것으로 답했고, 32%가 ‘현상 유지’를 한다고 답했다. ‘다시 상승해 100달러정도’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경우도 10%나 됐다.
전 세계 경제 침체로 해상물동량이 크게 감소했고 내년에도 이같은 감소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러한 침체기에 하주들은 선적시 무엇을 가장 중요시 하는지 물어봤다. 이에 응답자들 중 무려 95.9%가 ‘운임수준’이라고 답했고, ‘양질의 서비스’라는 응답은 4.7%에 불과해 경기침체시 하주들은 절대적으로 운임이 낮은 선사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양질의 서비스 선호는 4.7%에 불과
항만간 컨테이너화물, 선사유치를 위한 인센티브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이 인센티브 수준에 대해선 응답자의 62%가 ‘보다 혜택을 줘야한다’고 답했고, 24%가 ‘적당하다’고 답했으며, 14%는 ‘줄여도 된다’고 응답해 인센티브제도의 보다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었다.
현 해운경기 침체는 지난 1984년 해운산업합리화이후 최대의 불황이라는 평이다. 따라서 금융기관들의 선별에 의해 도산 위기에 처할 해운선사들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관련 ‘제 2의 해운산업합리화가 필요한지’에 대한 질의에 응답자 중 62%가 ‘검토가 필요’라고 답했으며, ‘선사간 통폐합을 유도해야’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28%로 나타났다. ‘가능성 희박’하다고 답한 경우는 10%로 조사됐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의 뉴딜 정책이 해운업계 시황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 ‘기대가 크다’고 답한 응답자는 48%였고, ‘도움이 된다’고 답한 응답자는 36%로 나타나 오바마의 뉴딜정책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응답이 84%나 됐다. 반면 응답자의 16%는 ‘극복에 도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부가 녹색물류기업 인증기업을 강력 추진할 방침이다. 가장 우선시 돼야 할 항목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48%가 ‘기업들의 인식전환’으로 답했고, 38%는 ‘세제 혜택’이라고 답했다. 14%는 ‘저공해 물류 장비 지원’이라고 답했다.
2009년도 가장 선전이 예상되는 항로에 대해서는 응답자 중 38%가 ‘러시아 등 북항항로’라고 답했고 24%는 ‘한일항로’, 22%는 ‘중동항로’라고 응답했다. ‘아프리카 항로’는 10%, ‘호주항로’는 6%로 나타났다.
한편 중소 조선소들의 경우 은행들이 선수금 환급 보증을 하지 않아 수주선박들을 건조하지 못하면서 도산위기에 빠져있다. ‘소위 메이저 국내 조선소들의 경우 언제쯤 시황이 회복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중 32%가 ‘2011년 이후’라고 답했고, 30%가 ‘2010년’이라고 답했다. ‘2011년’이라고 답한 경우는 24%로 나타났다. 하지만 바로 ‘내년 하반기’라고 답한 경우는 14%에 불과했다. 조선시황 회복에 다소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해운업종에 대한 인지도 조사차원에서 해운업계 취업을 지인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설문조사를 했다. 이에 대해 응답자의 46%가 ‘취업하겠다고 하면 말리지는 않겠다’고 답했으며, 40%가 ‘추천한다’고 답해 해운업계 취업에 대해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추천하지 않는다’고 답한 경우는 14%였다.
끝으로 “해운업계 불황기에 이직을 생각해 본적 있는가”라는 질의에는 67.3%가 ‘한적 없다’고 답했고, 24.5%가 ‘한적 있다’고 답했다. ‘생각해 볼 계획이다’고 응답한 경우는 8.2%로 나타나 해운업계 종사자들이 현 직장에 대체적으로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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