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21 09:04

호주항로/ 10월 물동량 ‘때아닌’ 성장세

11월 들어 시황 약세 현저
호주항로는 지난달 물동량이 예상과 달리 큰 폭으로 늘어나며 성장세를 탔으나 이달 들어선 경제침체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10월 한국발 호주향 물동량은 5600TEU로, 지난해 같은 달의 5200TEU와 비교해 8% 가량 성장했다. 지난달부터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 경제하강이 본격화된 것에 미뤄볼 때 이 같은 물동량 성장은 이례적이다.

게다가 최근 들어 원자재가격 하락으로 철광석과 육류, 곡물 등이 주요 수출품인 호주경제도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는 소식이 속속 들어오고 있는 점도 10월 상승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호주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호주화의 가치하락이 가속화되고 있고 이같은 흐름은 호주 수입시장의 구매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10월 한달 동안의 물동량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누적 성적표는 여전히 안좋은 모습이다. 1~10월 물동량은 5만TEU를 기록, 지난해 5만4300TEU보다 8%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11월부터 물동량 시황이 하락세를 타고 있다는 전언이어서 지난해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A선사 관계자는 “자동차부품이나 가전제품, 타이어 등 호주로의 주력 수출품들이 최근 경기를 타고 있는 것 같다”며 “호주 경제 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소비재 제품들의 교체주기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때문에 운임동맹인 아시아·호주협의협정(AADA)을 중심으로 계획했던 기본운임인상(GRI)과 성수기할증료(PSS) 도입은 ‘물 건너 간 상황’으로 봐야할 듯 하다.

선사들은 9월부터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50달러의 GRI와 250달러의 PSS를 도입하려다 물동량 시황의 외면으로 한달 순연한 바 있으나 세계적인 경제침체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결국 ‘없던일’로 덮어 두겠다는 입장이다.
B선사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선 운임 인상 도입을 언급한다는 것 자체가 힘든 상황”이라며 “다른 원양항로의 경우 운임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호주항로는 이같은 흐름은 아닌 것에 위안을 삼아야할 처지”라고 말했다.

호주항로는 유가할증료(BAF) 인하가 계속 이뤄지면서 기본운임은 그 수준이 완만히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호주 주요항(멜버른·시드니·브리즈번) 간 기본운임은 TEU당 550달러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와 비교해 BAF는 지난 14일 TEU당 기존 550달러에서 475달러로 75달러 인하됐으며 다음달 5일부터 325달러로 또 한차례 인하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머스크라인이 지난 7일부터 이 항로 해운동맹인 AADA에서 탈퇴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머스크라인은 유럽항로의 해운동맹 폐지와 궤를 같이해 호주항로에서도 동맹에서 탈퇴, 독자 노선을 걷기로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머스크라인은 동맹 소속일 때도 장기계약 등에서 독자적인 운임 노선을 걷고 있었다”며 “동맹 탈퇴로 시장 장악력을 더욱 높이려는 전략이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머스크라인의 동맹 탈퇴로 당초 기대됐던 이 선사의 호주항로 서비스 개편 효과는 상당히 희석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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