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30 14:42

한중항로/ “수입항로 너마저…”

환율상승으로 수입물동량 하락세 본격화
한중항로는 총체적 난국이다. 수출항로는 레진물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전통적으로 물동량 강세를 보여던 수입항로는 최근의 환율상승으로 하락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시황 상승의 견인차로 여겼던 베이징 올림픽이 오히려 시황 악화의 주범이 됐고 올림픽 폐막과 함께 시황 반전을 노렸으나 세계 금융위기의 발목에 잡히고 말았다. 이래저래 시황 악재만이 한중항로를 옥죄고 있는 셈이다.

수출항로에서 화학제품 원자재인 레진 화물은 시황을 받쳐주는 단단한 버팀목을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올림픽 기간 동안 중국 정부의 환경 규제로 공장 가동이 줄면서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었다.

올림픽이 끝난 지금도 레진 물동량 하락세는 이어지고 있다. 오히려 하락 폭이 더 커졌다는 선사들의 목소리도 들린다.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본격화되자 추가 하락을 기대하는 현지 바이어들이 주문을 크게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예전 오른 유가로 레진을 생산한 국내 제조업체들은 제품 단가 하락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게다가 수입항로의 경우 올림픽 기간 동안 중국내 제조업체들의 공장가동 중단으로 수입 물량의 큰 폭 감소를 경험한 이후 올림픽 종료 이후엔 원·달러 환율의 급등으로 물량 하락세가 심화되고 있다.

취항선사측 한 관계자는 “수출 물동량의 경우 대략 15~20% 가량 물동량이 감소했고 수입 물동량도 두자릿수로 감소했다”며 “현재 상황에선 오히려 시황이 좋다고 하는게 이상할 것”이라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이같이 수요 둔화에 따른 시황 악화로 어려움이 커지면서 선사들은 선적물량상한제(Ceiling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실링제는 지난해 말부터 한일항로에서 도입돼 항로 안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현재 취항선사단체인 황해정기선사협의회를 중심으로 국적선사들은 모두 실링제 도입에 합의한 상황이다. 때문에 중국선사와 원만한 타결을 이룰 경우 근해 양대항로는 모두 실링제를 통한 항로 안정화를 도모하게 된다.

하지만 실링제 도입 제안이 한국선사들로부터 나온 것이어서 중국 선사들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중국 선사들이 이 제안을 얼마나 사심 없이 판단하고 합의하느냐가 제도 도입의 열쇠인 셈. 협의회 관계자는 “한중 양국 선사들이 항로에 참여하다 보니 어느 한쪽에서 주도적으로 일을 처리할 경우 한쪽에선 그 의도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경향이 있다”며 “이를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이밖에 서비스 변화 소식으로는 씨앤라인 영업중단으로 이 선사의 광양-중국 타이창간 항로가 폐쇄된 반면 천경해운은 부산-군산-중국 롄윈강 항로를 새로 개설해 대조를 보였다. 천경해운은 327TEU급 항진부산호를 내세워 지난 2일부터 부산항에서 첫 뱃길에 나서 현대택배·GM대우·동양제철화학·세아베스틸 등의 화물을 실어 나르고 있다. 광양-타이창 노선은 씨앤라인의 서비스 중단으로 시노트란스의 주1항차 항로만이 남게 됐다.

한편 11월 중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한중해운회담에서 해운개방에 대한 논의가 의제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사측은 협의회를 중심으로 단계적인 개방안을 정부측에 내놓은 상황이다. 개방안은 중국측 선사들이 주도해서 틀을 짠 것이서 중국 정부도 이에 대해 크게 반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한중항로의 유가할증료(BAF)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1일부터 수출입항로 모두 인하됐다.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수출항로의 경우 5달러 내린 75달러로, 수입항로의 경우 10달러 내린 150달러가 각각 적용되고 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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