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만배후단지의 문제점으로 높은 세제감면 기준, 외국인 고용 제한 등이 지적됐다.
지난 4일 국제물류연구회와 한국무역협회, 독일 함부르크항 주최로 열린 ‘고유가극복을 위한 에너지절감, 친환경물류 정책’ 세미나에서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김학소 선임연구원은 이같이 밝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범정부적인 협력체계가 구축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연구원에 따르면 배후단지 입주기업들은 항만배후단지의 문제점으로 크게 ▲인력공급 ▲기업제공 인센티브 ▲행정서비스 ▲통합운영 등을 꼽았다.
인력공급 문제의 경우 외국인 노동자고용을 통한 인건비 절감이 필요하고 병역특례 및 공익요원 활용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항운노조 문제가 가장 시급한 해결과제로 꼽혀 지난해 정부가 진행한 항운노조의 상용화 정책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또 기업들은 기업제공 제공 인센티브 제도로 법인세·소득세 감면조건을 완화하고 감면기간을 연장해 주는 한편 물량이 부족할 경우 한시적으로 컨테이너 이외의 화물 처리가 가능하도록 허용해달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밖에 행정당국의 업무분담 불확실, 위치의 이정표 및 출입구 제한 등의 도로 이용 불편, 운영사와 배후단지 입주기업간 시스템 연계, 셔틀료 보조 등도 애로사항으로 지적됐다.
현재 국내 항만배후단지는 자유무역지역과 경제자유구역이 동시에 지정되고 임대료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임대료의 경우 3.3㎡당 부산항이 40원, 광양항이 30원으로 경쟁항만인 중국 상하이항의 10분의 1 수준이다.
부산 신항의 경우 2015년까지 30선석이 개발되는 것에 맞춰 2020년까지 760만㎡(230만평)의 배후단지가 개발될 예정이다. 여기엔 21개 컨소시엄, 67개 기업이 입주해 부가가치 물류를 위한 물류센터를 지을 예저으로 총 투자금액은 6억2천만달러에 이른다.
또 인천항은 북항, 남항, 신항을 중심으로 2020년까지 668만㎡(202만평), 광양항은 195만㎡, 서측 165만㎡ 등 2011년까지 370만㎡(112만평) 가량의 배후단지가 각각 개발된다. 이중 광양항 동측 1단계는 5개 컨소시엄, 16개 기업이 총 3억4천만달러를 투자해 공동물류센터를 개발하고 있다.
김학소 박사는 제기된 항만배후단지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선 범정부적인 협력체계가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항만배후단지의 조기확보와 산업단지와의 연계전략, 외국인 노동력 확대, 외국인 근로자의 주거 및 교육 조건 개선 등은 항만배후단지의 개발권자인 국토해양부 단독의 정책추진으로는 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때문에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노동부, 교육과학부 등 관련 정부부처의 상호 협조 및 합의가 필요하고 범국민적인 공감대 형성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또 현재 5백만달러 이상 기업에 법인세를 3년간 면제해주는 현행 자유무역지역 지원책도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외국의 경우 두바이는 최저투자한도 규정이 없으며 50년간 법인세 100%를 면제해주고 있고, 대만은 창고업 267만달러, 해운업 167만달러, 수송서비스업 3만달러로, 중국은 물류기업 20만달러로 최저투자금액 한도를 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상시연구인력 20인 이상 ▲외국인투자금액 5백만달러로 그 기준을 정하고 있으나 ▲상시연구인력 10인 이상으로 하고 투자금액 최저한도를 없애는 식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이같은 안은 지식경제부 및 기획재정부 발의로 관련 개정 법률안이 입법예고됐다.
김연구원은 다국적 기업 유치를 위해 사업, 주거, 교육, 의료 등의 정책적인 지원이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할 것이란 해법도 내놨다. 최근 네덜란드 반도체 생선기업인 ASLM은 한국과 대만을 투자대상지로 고심하다 한국은 외국인 근로조건이 대만보다 열악하고 세계화 수준이 낮다고 평가하고 대만으로 투자처를 결정하기도 했다.
또 교역중심형 경제특구를 구축해 특구나 생산공간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으며 원활한 생산활동을 위해 외국인 고용제도의 탄력적인 운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제조업의 외국인 고용비율을 10%로 제한하고 있다. 정부는 자유무역지역에 한해 외국인 고용비율을 5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울러 아시아브랜드의 글로벌 물류기업을 키워낼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한중일 3국은 경제규모로는 세계 20%, 화물처리량으로는 세계 30%를 차지하는 세계 3대 경제권으로 부상했음에도 DHL이나 TNT, 페덱스 등의 글로벌 물류기업들이 부족해 역외 대형 물류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외 대형물류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물류기업을 키워낸다는 구상은 지난 2006년 한중일 물류장관회의에서 의제화된 바 있으며 현재 3국 공동지원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선 위르겐 조르겐프라이 함부르크항만청장과 토마스 레체 함부르크터미널운영그룹(HHLA) 사장 , 월터 슐츠 프라이버그 폴주크 사장 등이 나서 함부르크항의 현황과 철도를 이용한 친환경 물류에 대해 발표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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