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05 13:12
판례/ 화물장치료의 부담 주체는 하주이다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국토해양부 고문변호사)
■ 대법원 2001. 10. 9. 선고 2001 두 3068 판결
【원고ㆍ상 고 인】 D 주식회사
【피고ㆍ피상고인】 P 수산청장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원심은, 항만운송사업법에 의해 항만운송사업면허를 받아 항만하역사업을 영위하는 원고가 이 사건 각 수입화물에 관해 각 하주들로부터 하역을 의뢰받고 피고가 관리하는 부산항만 내의 부두야적장 및 창고에 이를 적치하기 위해 1997. 10. 4.경부터 1998. 8. 30.경까지 사이에 무역항의 항만시설 사용 및 사용료에 관한 규정(아래에서는 ‘항만규정’이라 한다) 제7조 소정의 항만시설 사용허가신청서를 신청인란에 원고라고 기재해 피고에게 제출해 피고로부터 항만시설사용허가를 받은 다음 위 각 화물을 위 부두야적장 및 창고에 적치해 뒀고, 위 각 화물의 해당 하주들이 이를 반출해 가지 아니한 기간 동안의 그에 대한 이 사건 항만시설사용료(화물장치료)가 발생했다.
피고는 원고가 위 각 화물에 관해 자신의 명의로 항만시설사용허가신청을 해 그 허가를 받았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해 이 사건 항만시설사용료 부과처분을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주장에 대해, 구 항만법(2000. 1. 28. 법률 제62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7조 제1항, 제2항, 항만법시행령 제20조의2 제1항, 항만규정 제7조 제1항, 제18조 제1항의 각 규정을 종합해 보면 항만시설사용료 납부의무자는 항만시설 사용허가신청을 해 관리청으로부터 허가를 받고 그 허가받은 내용에 따라 항만시설을 사용하는 자이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항만시설사용료(화물장치료)의 납부의무자는 위 항만시설사용자인 원고라고 하면서, 나아가 원고가 개별 하주의 수요에 따라서 그들을 대리 또는 대행해 피고로부터 항만시설사용허가를 받았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가 그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보면, 원고는 수입화물의 하주가 아니라 항만운송사업법에 의한 항만운송사업면허를 받아 항만하역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하역계약의 내용에 따라 수입화물을 선박에서 양하해 화물장치료 징수대상 시설까지 운반하는 과정에서 부두시설을 사용할 뿐이고, 일단 수입화물이 화물장치료 징수대상 시설에 반입된 후에는 하주가 통관절차를 이행하기 위해 이를 사용하는 것이다.
하주가 수입면허를 받아야만 이를 반출할 수 있어 원고로서는 하주가 이러한 절차를 밟지 않는 한 당해 화물에 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으며, 과거부터 항만하역사업자가 개별 하주를 대리해 화물장치료의 징수대상 시설에 대한 사용허가신청을 해 왔다.
비록 “화물장치료 징수대상시설에 대한 사용허가신청은 항만운수사업법에 의한 항만하역사업자가 당해 화물의 하주를 대리해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한 개정 전 항만규정 제7조 제1항 후단이 1996. 7. 4. 해운항만청고시 제1996-25호로 개정돼 삭제되었다고 하더라도 명문의 금지규정이 없고, 성질상 대리가 허용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여전히 항만하역사업자는 하주를 대리해 위 사용허가신청을 할 수 있으며, 원고는 부산항에서 항만하역사업을 영위하면서 계속적으로 피고와 이러한 거래관계를 맺어왔다.
피고로서도 원고가 개별 하주를 대리해 일괄해 원고의 명의로 항만시설 사용허가신청을 하는 것으로 각 해당 하주가 누구인지 쉽게 알 수 있었는바, 이러한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화물장치료의 징수대상이 되는 항만시설의 사용자는 각 해당 하주이고, 원고가 화물의 실질적인 처분권자인 개별 하주의 수요에 따라서 하주를 대리해 항만시설 사용허가신청절차를 밟으면서 요금 및 수수료 등의 수익을 얻고 있다고 하더라도 항만시설의 사용으로 인한 편익은 화물의 처분권자인 하주가 누리는 것이므로 그 대가인 사용료 역시 하주가 부담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사건 화물장치료의 징수대상이 되는 항만시설의 사용자를 원고라고 판단했음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을 위반했거나 항만시설사용료 납부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다.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한 상고이유는 이유가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기원(재판장) 서성(주심) 유지담 박재윤
<10/6자 계속><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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